바티칸과 중국 정부는 지난 2018년 9월 22일 바티칸이 중국의 사전 승인을 통해 주교를 임명할 수 있도록 한 임시협정을 양측 합의하에 2년 더 연장키로 했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26일 보도했다.

이를 통해 교황은 중국이 처음으로 바티칸 승인이 없이 임명한 7명의 주교들의 합법성을 인정한 것이다.

바티간과 중국은 공동 성명을 통해 양측 합의하에 '실험적 이행 단계'를 2년 더 연장키로 했다고 이 같이 밝혔다.

성명은 "교황청은 합의된 사안과 관련, 당사자 간 소통과 협력이 잘 되어 교회적·목회적 가치가 큰 합의의 초기 적용이 긍정적이었다고 보고, 가톨릭교회의 생명과 중국인들의 유익을 위한 건설적이고 개방적인 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티칸 국무원장 피에르토 파롤린 추기경은 "이 같은 소식이 기쁘다"면서도 "'협정 조건의 기능에 관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합의가 중국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모든 종교와 마찬가지로 가톨릭 교회에도 해당되는 규정이 있다"고 했다.

중국의 가톨릭 교인은 약 1,2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바티칸에 충성하는 지하교회와 국가가 감독하는 중국애국가톨릭협회로 나뉜다.

가톨릭 교인들은 중국의 다른 기독교인들과 마찬가지로 체포 및 구금 등 지속적인 박해와 국가의 간섭을 받고 있다.

올해 초 중국에 관한 미 의회-행정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양측의 협정이 체결된 2018년 이후 2년 동안 중국 가톨릭 교인들을 상대로 한 박해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협정이 타결되기 수 개월 전, '극단주의의 침투를 막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종교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개정된 규정은 종교에 대한 무단 교육 및 훈련이나 회의에 참여하기 위한 출국을 금지하고 있다.

2018년 합의 당시 홍콩 조지프 젠 추기경은 이를 '배반'(betrayal)이라고 부르며, "바티칸이 중국 내 가톨릭 교인들을 팔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중국의 기독교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으로 현재까지 수백 개의 교회의 건물이 철거되거나 십자가가 제거됐다.

올해 초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중국 당국은 2018 바티칸-중국 협정 이후, 가톨릭 성직자들에게 특별한 호의를 보이지 않았다. 중국의 수백만 가톨릭 교인들에게 개선된 것은 거의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국의 종교적 박해에 반대하는 발언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