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시간이 넘는 고된 연습을 통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된 이희아 양(18)의 간증집회가 지난 7월 30일 인랜드교회에서 열렸다. 짧은 두 다리와 네 개의 손가락이란 선천적 신체장애를 극복한 장애우란 말로는 그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그녀가 연주하는 곡을 듣고 있으면, 그녀가 설마 손가락 장애우라고는 상상할 수 조차 없다. 이희아 양의 4개 손가락이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연주하자 성도들의 가슴에는 감동의 눈물이 맺혔다. 곡의 아름다움보다는 장애를 이겨낸 이희아 양의 숭고한 신앙 때문이었다.

조이장애인센터 기금마련 음악회, 밀알장애우장학금 모금 만찬 등, 자신과 같은 장애우를 돕는 행사라면 빠짐없이 참석해 온 이희아 양. 이희아 양은 미국 방문 소감을 이야기하며 "미국에 오니 일반버스에도 휠체어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탈 수 있는 전동장치가 설치돼 있어요. 한국이 어서 빨리 장애인 문화를 고치고 특수학교를 일반학교와 통합해 동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펼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이희아 양은 태어날 때부터 네 손가락이 전부였고 선천성 기형으로 인해 막대기처럼 가늘게 붙어 있던 두 다리도 절단해 무릎 밖에 없다. 6세가 되면서 어머니 우갑순 씨가 연필이라도 제대로 쥘 수 있게 희아의 손가락에 힘을 길러 주려고 피아노를 배우게 하고 싶었지만 손가락 장애가 있는 희아양에게 피아노 선생 구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였다.

천운으로 만난 피아노 선생 조미경씨의 엄한 훈련이 시작되면서 희아양은 손가락에 힘이 없어 소리가 나지 않는 건반을 하루 10시간 두드리느라 몸살을 앓고 네 손가락 끝에 물집 잡히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1년 후인 92년 희아양은 장애인라는 이유로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지만 의지를 굽히지 않고 전국 학생음악연주평가회에 참가, 와이만의 '은파'를 연주해 최우수상을 따냈다. 일반 참가자들과 당당하게 경쟁해서 따낸 상이었다.

"시상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던 한 심사위원이 '손가락이 네 개 인줄은 몰랐다'고 놀라워 했어요. 정말 기뻤죠'라고 당시를 기억하는 이희아 양은 "장애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함께 주신 하나님이 0번째로 고맙고 다음은 어머니와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첫 번째, 피아노 선생님이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는 지난 5월 '희아와 음악 친구들' 공연에서 함께 연주했던 바이얼리니스트 마츠노 진"이라고 밝혔다.

장애인 특수학교인 주몽학교에 재학 중인 이희아양은 "어려서부터 헬렌 켈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며 미국에 와보니 내가 왜 장애인 문화가 후진국 수준인 한국에서 태어났을가하는 회의도 들었지만 나처럼 행복하게 자란 장애인들이 한국 사회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태어나서 한 번도 집밖에 나와보지 못한 장애인들이 거리낌 없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한국의 장애인 문화 개혁을 홍보하는 일이 내가 할 일임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는 게 꿈이지만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되고 싶은 게 더 큰 소망"이라며 간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