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은혜장로교회(담임 최용주 목사) 선교팀은 3월 8일부터 17일까지 서부 아프리카에 위치한 베냉과 토코를 방문해 말씀과 찬양으로 복음성회를 인도했다. 본지는 은혜장로교회 명화연 성도의 선교 기행문을 5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베냉 국립 대학 에서 자라나는 하나님 나라

베냉과 토고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 중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분을 소개하고 싶다. 교육가로서의 꿈 때문인지 애국자이신 부모님 밑에서 자라고 국립 대학에서 공부한 개인적 배경 때문인지 내게는 베냉 국립대학교에서 교육 선교를 하고 계신 한 선교사님의 모습이 참 감명깊게 와 닿았다.  이태리에서 음악을 공부하고 2013년까지 독일에서 오페라 합창단원으로 일하셨던 김동은 선교사님은 하나님의 특별한 부르심으로 결혼도 하지 않고 서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베냉에 홀로 들어가 음악 교육을 통한 선교 사역을 하고 계셨다.

은혜교회 선교팀은 베냉에서 김동은 선교사님을 비롯해 불어권 선교회에서 파송된 차교범 목사님 가정도 만나 뵐 수 있었는데, 인상이 참 좋으셨던 목사님 사모님은 김동은 선교사님께서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사역하고 계신지 말씀해주셨다. 사모님 말씀에 따르면 김선교사님은 대학에서 받은 단칸방 같은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학교의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며 다른 선교사님들보다 더욱 불편하고 고단한 생활을 하신다고 한다. 김선교사님은 베냉 국립대학 총장과의 협의를 통해 대학 내 음악과를 신설하고, 새로 생긴 학과를 홍보하고 학생들을 모집하기 위해 현지 고등학교를 두루 다니며 현장 오디션도 보신다고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첫 해 지원한 학생들 중 대부분이 대학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선교사님은 다시 총장을 만나 음악과 등록금을 낮춰 달라 협의하는 등 베냉 선교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고 있었다.

모든 과정들 중 어느 것 하나도 쉬운 것이 없어 보였고 열정이 없이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 가운데 감사를 잃지 않고 모든 일을 하나님과 상의하며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선교사님의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음악과를 만들고 등록금을 인하하는 두 가지 큰 일을 완수하신 선교사님은 요즘 베냉 국립대학 내에 학생들이 모여 예빼드릴 수 있는 교회를 짓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계신다. 과정 가운데 반대에 부딪히기도 하고 난관을 만나기도 하지만 기도와 순종으로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을 조금씩 점령해갔듯이 그렇게 하루하루 하나님 나라를 위해 믿음의 선한 싸움을 하고 계신 선교사님을 보니 도전이 되었다.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면, 또 베냉의 영혼들을 얼마나 사랑하면 좋은 직장과 편안한 삶을 포기하고 결혼도 하지 않은 채 모든 것이 낯설고 남루한 미지의 땅으로 갈 수 있을까. 우리 시애틀 은혜교회에도 아프리카 스와질랜드의 한 대학에 홀로 들어가 기존에 없던 간호학과를 신설하고 교수로 섬기며 선교하다 오신 훌륭한 집사님이 계신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가가 한번 여쭤봐야 겠다. 어떻게 그런 부르심을 받고 부르심을 향해 준비할 수 있는 걸까. 그 길은 얼마나 험난하며 하나님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실까.

두 선교사님이 특별히 더 귀해보이는 것은 각자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자신이 보내진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대학생들에게 나아갔다는 것이다. 총장을 설득해 기존에 없던 학과를 만들고 교수진을 선별하고 대학생들을 가르치려면 상당한 실력과 배경을 갖춰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오랜 시간 준비된 이들의 사역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선교사님들이 학생들의 마음 안에 심은 하나님 나라가 커지고 커져서 베냉 및 주변 국가에 하나님 나라가 실현되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뜨거워진다.

소형 오토바이를 타고 수업에 가고 있는 김동은 선교사님
소형 오토바이를 타고 수업에 가고 있는 김동은 선교사님

안타까운 것은 베냉 국립대학에서 이슬람과 구원파 재단이 막대한 재정을 바탕으로 대학 내에 시설을 짓고 기지를 둔 채 캠퍼스 전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교사님은 이들이 특히 영어캠프를 통해 학기중인 대학생들을 유인해 합숙하면서 그들의 교리를 가르치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전교생이 약 100,000명인 배넹국립대는 매년 많은 인재들을 정부와 각 기관들에 취업을 시켜 나라의 인재로 키우고 있는데 이들이 무슬림이며 이단집단의 청소년들이라고 생각했을 때 배넹에 무슨 미래가 있겠습니까! 이들을 복음으로 무장시키는 작업이 교회에서 이루어져서 복음이 이 나라를 변화 시켜 나갈 때 경제와 문화가 건강하게 발전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우리의 마땅히 해야 될 사명이라 확신하기에 오늘도 열심히 나의 갈 길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을 위해 헌신하는 자녀들에게 하나님께서 얼마나 세세하게 채우시고 응답하시는 지를 보여주는 선교사님의 간증을 나누고자 한다. 선교사님은 더운 날씨에 넓은 캠퍼스를 키보드와 책가방을 들고 다니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오토바이를 타고 자나가는 학생들이 부러워 자신도 모르게 하나님께 "하나님 오토바이 하나 주세요" 하고 기도를 하셨단다. 그런데 일주일 후에 현지교회 목사님으로부터 미니 오토바이를 선물로 받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우리의 공급자 되시는 하나님께서 이제껏 선교사님의 사역을 이끄시고 채우신 것처럼 앞으로도 항상 부족함이 없도록 그의 모든 기도와 간구에 넘치도록 응답하시기를 믿고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