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최혁 목사가 총회 취소 사실을 회원들에게 전달하며 사과하고 있다. 총회를 개회하자는 회원들의 의견이 압도적이었으나 최 목사는 임원회의 결정에 따라 총회를 개회하지 않았다.
(Photo : 기독일보) 회장 최혁 목사가 총회 취소 사실을 회원들에게 전달하며 사과하고 있다. 총회를 개회하자는 회원들의 의견이 압도적이었으나 최 목사는 임원회의 결정에 따라 총회를 개회하지 않았다.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제46차 총회가 개회도 하지 못한 채 무기한 연기됐다. 총회는 11월 2일 오전 10시 30분 세계성경장로교회에서 열리기로 신문지상에 공고되었다. 그러나 총회 직전인 10월 31일 회장과 수석부회장 추천을 위한 공천위원회에서 회장 후보자를 추천하지 못했고 결국 “회장 후보 없이 제46차 총회를 여는 것이 좋지 않다”는 임원회의 결정에 따라 총회가 무기한 연기됐고 임원회는 카카오톡으로 총회 취소 사실을 회원들에게 전달했다.

남가주교협은 관례상 수석부회장이 회장에 자동적으로 추대, 인준되어 왔다. 그러나 정관상에는 “전년도 수석부회장이 공천위의 추천을 받아 총회에서 인준”을 거치게 돼 있다. 현 수석부회장인 강신권 목사는 회장에 입후보했으나 공천위에서는 7대 6의 표결로 강 목사를 회장으로 추천하지 않았다. 공천위가 관례를 깨고 강 목사에 대한 추천을 부결한 이유는 강 목사의 과거 이력 가운데 대북 구호 사역과 관련한 루머와 익명의 투서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공천위 서기를 맡은 백종윤 목사는 “조사를 통해 면밀히 검증한 결과, 루머는 근거가 없다 확인되었지만 의견을 달리하는 위원들이 있어 표결을 했고 7대 6의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원래 총회가 예정돼 있던 11월 2일 오전 10시 30분 세계성경장로교회를 찾아온 회원들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카카오톡을 받은 회원들은 대다수 총회 장소로 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총회를 찾아온 30여 회원들은 카카오톡을 받지 못했거나 카카오톡 공고 자체를 신뢰하지 않았다. 정관에는 총회를 소집하기 위해서는 회장이 총회 개최 20일 전에 일시와 장소 등을 기독교 언론을 통해 통지하게 돼 있다. 따라서 카카오톡 통지는 효력이 없다는 것.

최혁 회장은 “죄송하다. 총회 준비가 충분하지 못해 개회할 상황이 아니므로 총회 연기를 임원회에서 결정했다. 깊이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원들은, 각자 입장 차이는 있지만, 총회는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였다. 증경회장 정해진 목사는 “공고된 총회를 개회하지 않는 것은 추후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일단 회장이 개회한 후 상황을 설명하고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 폐회하라. 나중에 임원회가 임시총회 일정을 잡아 총회를 다시 열면 된다”고 제안했다. 증경회장 김건태 목사는 “강 목사가 수석부회장이 되고 회장에 입후보할 때 검증을 마치지 않고 총회 일정까지 다 공고된 후에 공천위가 추천을 거부한 것은 말이 안 된다. 일단 총회를 열어 회장으로 선출한 후, 나중에 면밀한 검증을 해 문제가 발견되면 그때 문제를 수습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총회 개최를 요청했다. 남가주교협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박세헌 목사도 “공천위가 적법하게 구성됐는지 묻고 싶다. 총회 준비가 미비했다고 넘어가지 말고 총회를 개회한 상태에서 왜 공천이 안 됐는지 공식적으로 설명해 달라. 공천위가 후보를 조사하거나, 임원회가 총회를 연기하는 것은 모두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공천위가 추천을 거부했더라도 총회가 강 목사를 회장에 인준할 수 있다. ‘아니면 그만이고’ 식의 루머가 말이 되느냐”고도 했다.

그러나 회장 최혁 목사는 “그렇게 하면 남가주교협의 정관에 위배되는 또 다른 불법이 된다. 따라서 공천위를 다시 소집해 강 목사가 추천받고 명예롭게 회장에 인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천위는 2일 오후 5시에 다시 열리기로 예정돼 있다. 정해진 목사는 “교계 원로들과 교계단체장들, 공천위원들의 입장은 ‘강 목사를 어떻게든 후보로 추천하자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총회를 강행하고 강신권 목사를 회장에 인준하겠다는 회원들의 요구에 대해 강 목사는 “공천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고 강 목사의 최종 발언 후 회원들은 총회 개회를 안하는 것에 동의했다.
(Photo : 기독일보) 총회를 강행하고 강신권 목사를 회장에 인준하겠다는 일부 회원들의 요구에 대해 강 목사는 “공천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고 강 목사의 최종 발언 후 회원들은 총회 개회를 안하는 것에 동의했다.

한편, 같은 시간 한인타운 내 한 식당에서는 남가주한인목사회, 남가주한인여성목사회, 남가주교협 증경회장단협의회, 공천위원 중 일부가 긴급 회동을 갖고 회장 후보 공천이 부결된 사태에 대한 수습방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대체로 강 목사를 회장에 추천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소수의 반대도 여전해 남가주교협이 자칫 위기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강 목사가 무사히 공천위의 추천을 받게 된다면 자연히 향후 소집될 총회에서 회장에 인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추천을 받더라도 총회의 인준을 받지 못할 수도 있지만 현 남가주교협이 2년째 수석부회장 공석 사태 후 간신히 강 목사를 수석부회장으로 지명했는데 이런 위기에서 또 다시 그런 극단의 선택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강 목사가 추천을 못 받는다면 최혁 회장의 임기가 연장될 수도 있고 그 상황을 회장 유고 상태로 보고 수석부회장 당선자가 회장 대행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나성소망교회 김재율 목사가 현재 수석부회장 후보로 출마한 상태이며 그는 공천을 받는 데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