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피아니스트' 김철웅 교수와 윤상미 찬양사역자의 듀오 연주회가 지난 금요일(17일) 오후 8시, 염광장로교회(담임 김경판 목사)에서 열렸다.

피아노 연주와 함께 '내가 만난 하나님'을 주제로 간증을 풀어 낸 김철웅 교수는 북한 노동당 고위 간부와 대학교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8살에 평양음악무용대에 입학해 피아노 영재교육을 받은 뒤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음악원에서 유학한 촉망받는 엘리트 음악가였다.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졸업 이후 1999년부터 2001년, 탈북 직전까지 평양 국립교향악단 수석 피아니스트로 활동한 김 교수는 '음악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탈북했다고 의외의 동기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한 때 마음이 끌린 여성에게 감동적인 연주를 들려주기 위해 리차드 클라이더만의 곡 ‘가을의 속삭임’을 연습한 것이 화근이 됐다. 누군가 '김철웅이 반동음악을 연주한다"고 신고해 자기비판서 열 장을 쓴 것이 탈북의 계기가 됐다.북한에서는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는 곡이 클래식 같은 장르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한 뒤, "탈북 후 중국을 떠돌면서 처음으로 배고픔을 경험했다. 북한에서는 음악전문학교와 러시아 유학까지 마친 피아니스트였지만, 중국 옌볜에서는 나무를 운반하는 노동자일 뿐이었다"면서 탈북이후 변화된 자신의 처지를 담담히 풀어내기도 했다. 

다른 탈북자를 통해 '교회에 가면 피아노를 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따라 나섰지만, 정작 피아노는 없고 성경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읽어야 해서 너무 힘들었는데, 우연히 부흥회로 찾아간 교회에서 한국 선교사들을 만났고 피아노를 보고 어느새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김철웅 교수는 그 날로 교회 피아노 반주자가 돼 중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그는 "기도 할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 두 차례 중국 공안 당국에 붙들려 매도 많이 맞고 북한으로 송환되는 여러 위기 끝에 ‘잘못했다’는 기도가 나오더라. 낮은 자를 높이시는 하나님 앞에 겸손해야 하며, 우리 모든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을 앞에 '까불면 죽는다는 것'을 고백하게 됐다"고 간증했다. 

두 번째로 잡혀 송환됐을 때 이번에는 살려 달라고 기도할 수 없어서 '이제 김철웅이는 하나님 것이니 죽이시든 살리시든 마음대로 하십시오'라고 기도했는데,아버지 후배가 내 담당수사관이었다. 이 사람은 출신성분이 안 좋아 승진을 못했는데 아버지 도움으로 승진한 사람이었고, 경고만 한 뒤 그를 풀어줬고 그날 밤 중국으로 나와 너무나 쉽게 한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겸손한 기도의 능력을 체험한 것이다. 

'탈북도 또 다른 이민'이라고 정의한 그는 "탈북자들은 먼저 온 미래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탈북 청소년 사역이 중요하다. 이들이 통일 이후 통일 한국을 이끌어 나갈 꿈나무들이기 때문이다"라며 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간증 중간 중간 쇼팽의 <녹턴>, 리차드 클라이더만의 <가을의 속삭임>, <어메이징 그레이스>, 자신이 편곡한 <아리랑 소나타> 등을 연주했고, 찬양 사역자 윤상미 씨도 함께 찬송가를 불러 은혜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