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총회 교육부(부장 김연도 목사)가 개최한 제10차 총회목회자특별세미나
(Photo : ) ▲합동총회 교육부(부장 김연도 목사)가 개최한 제10차 총회목회자특별세미나

교회 개척은 복음 전파와 하나님나라 확장에 있어 기본이자 필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의 전반적 침체와 교인들의 대형교회 선호 현상 등으로 인해 교회 개척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교회 개척을 꿈꾸는 목회자들은 어떤 전략을 갖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김종일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Photo : ) ▲김종일 목사가 강의하고 있다

서울 방배동 동네작은교회 담임인 김종일 목사가 10일 분당 한울교회(담임 김근수 목사)에서 열린 예장 합동(총회장 백남선 목사) 제10차 총회목회자특별세미나 첫 강의를 통해 '개척학교를 중심으로' 2015 목회계획과 노하우를 공개했다. 동네작은교회는 7년 전 개척한 뒤, 20명이 넘으면 분립하기를 반복해 현재까지 5개로 나뉘었다. 20명이 넘으면 성도에게 영적 문제가 생겨도 알 수 없게 되고, 교회는 적은 숫자여야 그리스도의 몸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김 목사의 설명이다.

김종일 목사는 먼저 한국교회의 암담한 개척 현실을 언급했다. 합동총회의 경우 1996년 이미 '개척 후 3년 내에 자립 구조를 확보한 경우'가 2%에 불과했고, 수많은 기도원·신대원·개척모임에서는 교회 개척의 가능성을 재정 확보로 가늠하며, 목회자들 중에서는 수평이동과 신도시 타게팅 등에 대한 언급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이에 대해 "교회의 본질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목양 콘텐츠 개발이 수립되지 않은 채로 교회를 세워나간 결과"라며 "교회 개척은 개척자의 은사와 개척도구 발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경우 소그룹, 만남, 설교 세 가지가 그것이었다고.

김 목사는 이 같은 은사와 개척도구를 활용해 인터넷 게시판을 통한 소그룹 모집, 타 교회 교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또 다른 '가나안(신앙은 있지만 교회에 나가지 않는) 성도' 접촉, SNS 활용 등의 방식으로 개척을 시작했다. 특히 건물 없이 사람에게 집중하고, 지역에 필요한 공간을 구성하여 주중에 더 활발히 모임으로써 지역을 섬기며, 자급자족의 구조를 최대한 빨리 확보해 '작게 생존하는 교회'를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어쩔 수 없이 '돈'이다. 그러나 김 목사는 이에 대한 관점의 전환을 주문했다. "작은 교회는 태생적으로 연약함에서 출발하며 부족함을 일정 기간 감내해야 하는데, 그것은 또 다른 훈련이며 현장임을 포기하지 말고 그것을 풀어내는 공동체적 결단과 시도를 끊임없이 감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 경제적 위기를 하나님의 능력으로 풀어내는 기회가 많을수록 교회는 건강한 공동체로 성장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또 자신이 여러 차례 분립 개척한 경험담을 들려 주며 "작은 공동체가 또다시 분립해 나가는 과정은 초기의 고통스러운 과정으로 되돌아가는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라면서도 "성육신과 십자가 신학이 실제화되는 현장을 목회자와 교우들이 함께 경험하며 자발적 가난, 가난의 풍성함을 보면서 하나님나라의 확장을 모두가 누리게 된다. 가난하고 부족한 현상을 반복하고 생명이 생명을 낳는 기적을 체험함으로, 교회는 세상이 요구하는 욕망의 꼭대기가 아니라 낮은 곳에서 존귀함을 유지하는 신비를 보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김종일 목사는 분립에 앞서 '복제와 번식이 가능한가' '성도가 동의하는가' '리더십이 어떻게 구성돼야 하는가' '독립과 연합이 조화를 이룰 수 있는가'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또 분립 후 독자적 생존하는 모델이 구체화돼 있지 못하고, 지역밀착형 프로젝트의 형태가 구체적이지 못하며, 전통교회의 구조가 여전해 공동체성의 발휘가 아직 기반이 약하고, 재정적 자립은 됐으나 전임사역자 사례 문제는 여전하다는 점 등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교회 개척과 안정 사이에서의 고민에 대해 언급한 뒤, "예수와 바울의 개척은 어땠을까? 그들은 모든 것을 소유해 가며 모든 것을 다 누리며 언제나 풍요를 맛보며 교회를 세워나갔을까?"라고 질문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날 김 목사 외에도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 남창우 목사(장충교회), 김인중 목사(안산동산교회), 호용한 목사(옥수중앙교회), 김근수 목사(한울교회), 김미열 목사(원주중부교회), 이규현 목사(은혜의동산교회), 배만석 목사(사랑스러운교회) 등이 각각 자기 교회의 2015년 목회계획과 노하우를 전했다.

앞서 개회예배에서는 합동총회 교육부 서기 권재호 목사가 '눈을 열어서 보게 하소서'(왕하 6:8~17)라는 주제로 설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