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차 교회미래연구소(소장 이호우 교수) 학술세미나가 <말씀과 설교 포럼: 이민교회에서 설교는 어느 위치를 차지하는가?>를 주제로 29일(금) 오전 10시부터 새하늘교회(담임 양진영 목사)에서 열렸다.

1부 예배에 이어 양진영 목사의 사회로 서성봉 목사(베델믿음교회)의 '설교의 홍수' 발제와 김공배 목사(포사이스한인교회)의 논평, 김기형 목사(한마음장로교회)의 '목회자의 시간 관리와 설교 준비의 만전' 발제와 최재휴 목사(밀알선교단)의 논평이 이어졌다.

20여 명의 참석자들은 이민목회 현장 한 가운데 있는 발제자들의 진단과 의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으며, 이어지는 논평도 흥미롭게 지켜봤다. 이후 질의응답과 자유로운 토론 , 마지막으로 박대웅 목사(예수소망교회)의 '목회에 있어서 설교의 우선순위' 발표로 마무리 됐다.

제 8차 최일환 목사의 <설교 작성 세미나>, 제 9차 김공배 목사의 <신령한 설교 방식> 세미나의 연결선상에서 진행된 이날 세미나는 연구소 설립 이후 처음 포럼 형식으로 진행됐다. 목회자의 가장 큰 사명이자 특권인 동시에 부담인 '설교'를 주제로 놓고 지금까지의 몇 차례 세미나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면, 이날 포럼은 '왜' 전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었다.

제 10차 교회미래연구소 세미나 '설교와 목회 포럼'
(Photo : 기독일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성봉 목사, 김공배 목사, 김기형 목사, 최재휴 목사.

설교의 범람과 반비례하는 교회 부흥과 무너지는 기독교적 가치관...어떤 설교 해야 하나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서성봉 목사는 먼저 '넘쳐나는 설교, 문제인가?'라는 질문했다. 현대의 신앙인들은 그 어떤 시대보다 설교의 홍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데, 컴퓨터와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명 설교자의 설교를 마음껏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설교의 범람과 빈비례하는 교인수와 교회수, 무너지는 기독교적 가치관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문제를 제기한 서 목사는 이에 대해 '설교의 문제인가, 설교를 전하는 설교자의 문제인가, 청중의 문제인가' 세 가지로 나눠 진단했다.

"설교를 간략하게 정의한다면 '설교는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자가 동시대의 청중에게 선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필립스 브룩스는 '설교는 진리의 전달'이라고 표현했다. 진리이신 하나님은 오류가 없지만, 설교도 '말'로 구성되기 때문에 설교자의 언어 가운데 설교자의 신학과 사상과 인격이 투영된다. 바로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설교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청중에 대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이는 설교의 목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설교는 청중의 변화를 기대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설교라는 매개체를 통해 청중들은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관과 기준을 배우게 된다."

'설교의 홍수에서 마실 물이 되자'고 결론을 맺은 서성봉 목사는 설교에 생명의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설교자에게 성령의 능력과 체험이 없는 것이며, 이런 설교를 들은 청중 또한 변화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아모스 8장 11절, 에스겔 33장 6-9절 말씀을 통해 "설교의 홍수 시대를 살고 있지만 이 범람하는 강에서 마실 물이 되시고, 생수가 되시는 하나님을 전하는 것은 설교자의 책임이다. 바로 그런 설교자를 찾으신다"고 맺었다.

이어 논평을 한 김공배 목사는 "설교 홍수의 문제가 다른 지역의 이야기가 아닌 미국 이민목회에서 당면한 문제임을 지적한 점, 남침례교회 미국내선교부(NAMB)의 통계적 실태를 제시한 점, 마지막 부분에서 설교자의 책임을 역설하며 설교의 홍수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 점 등 발제가 전체적으로 물 흐르듯 논리적이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나님의 관점에서 설교의 홍수 문제를 다루는 것에 대해 설명이 부족했다"고 지적한 김 목사는 "설교의 홍수 시대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면도 설명이 필요하다. 설교와 성경의 다른 권위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했다. 또한 결론 부분에서 인용한 아모스가 말한 대로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5:24)'의 말씀 가운데 어떻게 설교를 이 시대의 홍수가 아닌 '물 같이 강 같이' 흐르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해결점이 약한 것이 아쉬움이 남는다"고 조언했다.

제 10차 교회미래연구소 세미나 '설교와 목회 포럼'
(Photo : 기독일보) 제 10차 교회미래연구소 세미나 '설교와 목회 포럼'

목회자는 주 5일 혹은 주 6일 근무? 사역과 휴식 애써 구분 짓기 보다는...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기형 목사는 서론에서 '바쁜 목회 현장에서 더 많은 돌봄의 대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목회자의 시간 관리는 더 민감한 부분이다'라고 지적했다. 본론에 들어가 시간관리의 주요개념을 긴급성과 중요성이라는 기준으로 1상황-긴급하고도 중요한 일, 2상황-긴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3상황-긴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4상황-긴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로 분류했다. 1상황은 필수적인 것으로 즉시 해야 하며, 4상황은 낭비와 도피적인 것으로 지양해야 하는 활동이다. 3상황은 자신보다 다른 이의 시선 때문일 것이고, 2상황은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기에 미뤄지는 일들이다 라고 진단했다.

"문제는 사역자들에게 '긴급하고 중요한 일들의 비중이 높아질 수록 쉽게 탈진한다'는 점이다. 그 영향은 교회에 그대로 미치게 된다. 시간 활용을 위해 80:20 법칙, 즉 '파레토의 원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실질적인 성과를 안겨주는 20%의 시간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시간관리의 목회적 해법에 대해 "목회자에게 있어 휴식과 안식은 효율적인 목회적 시간관리의 요체일 것이다"라고 주장한 김기형 목사는 "세상의 시간법에 근거해 주 6일제, 혹은 주 5일제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돌봄에 있어 항시 사역체제를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님께서 여리고성 뽕나무에서의 삭개오와 수가성 우물가에서의 여인과 보낸 시간과 같이 사역과 휴식을 애써 구분 짓기 보다는 사역하며 휴식하고, 휴식하며 사역하는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보통 목회자들처럼 월요일에 쉬지 않고 교회로 출근하되 매일 새벽 예배 이후 2시간을 '골든타임'으로 활용해 다음날 새벽예배 설교 준비를 오전 내에 마치고, 편안한 마음으로 공예배 설교 준비와 행정 업무를 본 뒤 점심 식사 시간에 개인 상담과 개별 심방을 겸한다고 노하우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 "목회적 시간 관리의 요체는 단언컨대, 얼마를 사역하고 얼마를 쉬는가가 아니라 주님과 얼마나 함께 하고, 세상과 얼마나 구별되는가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원주의 세상에서 다변화된 사역을 지향하기 보다는 오히려 상황과 상대주의가 난무하는 이 때에 목회자의 본질상 핵심적인 기도와 말씀에 전무하는 사역에의 집중이 오히려 교회와 성도를 살리고 부흥케 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목회자들은 모두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부여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그러므로 세상 비지니스맨들과는 달리 우리를 사용하시는 하나님을 우선하고 하나님 중심으로 삶의 시간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매사에 집중력을 가지고 전력투구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권면했다.

최재휴 목사는 논평 가운데 "목회자 자신만의 철저한 시간관리가 분명히 필요하다는 점, 목회 현장과 삶 속에서 우선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 목회에 집중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잘 활용하라는 제안, 일의 분담과 팀 사역의 활용, 그리고 기도와 말씀 선포 사역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얻게 됐다"면서 "이를 통해 알곡과 같은 풍성한 설교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주일에 대략 7~10회에 이르는 설교를 해야 하는 목회자들이 효율적인 시간관리가 부족해지면 곧바로 준비되지 않은 설교, 즉흥적인 설교를 가져온다. 알리스테어 벡 목사는 이에 대해 "성경을 무시하고 폄하하고 있으며, 본래 성경의 뜻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이야기를 하기 위해 도입부로만 성경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한국교회는 교회성장학적 전략에 입각한 관리설교, 예화와 감동설교 대세, 회중 중심적 맞춤 설교가 난무하는 것이 큰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기형 목사의 발제와 같이 시간을 잘 활용해 바쁜 하루 일과 중에서도 목회자가 감당해야 하는 우선순위를 바르게 정하고, 무엇보다 설교를 가장 우선으로 놓아야 할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마지막으로 박대웅 목사는 뒤 늦게 신학을 시작해 낯선 땅 애틀랜타에서 첫 목회로 개척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과 교회 내적인 어려움들, 목사 내면의 갈등과 탈진, 그 과정 가운데 설교를 제대로 붙들지 못했던 점 등을 간증했다. 하지만 내러티브 성경연구와 설교 방법을 통해 다시금 설교의 기쁨과 말씀을 알아가는 설렘을 깨닫게 됐다고 덧붙인 뒤 "설교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시간이므로 하나님의 말씀 속에는 능력이 있음을 믿는다. 비록 그 변화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언젠가는 아니 몇 사람만이라도 변화될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자 꿈이다"라고 결론을 맺었다.

제 10차 교회미래연구소 세미나 '설교와 목회 포럼'
(Photo : 기독일보) 사회를 본 양진영 목사(왼쪽), 마지막 간증을 한 박대웅 목사(오른쪽).

자칫 고립되기 쉬운 이민 목회자들에게 '신선한 도전과 유익한 포럼 됐다' 평가

교회미래연구소의 2014년 상반기 사역을 정리하며 열린 이번 포럼을 통해 목회자들은 한가지 주제를 놓고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서로의 의견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하며, 자칫 고립되기 쉬운 이민 목회자들에게 폭넓고 깊은 시각을 열어주고, 신선한 도전을 던져줬다. 교회미래연구소는 '포스트모더니즘 사조 속에 살아가는 현대 목회자와 교회에게 신학적, 목회적, 선교적 기초와 방향 그리고 비전을 연구하고 모색하여, 성경적인 건강한 목회상과 교회상을 정립하고 실천으로 나아가 이 세대에 주어진 복음의 사명을 충실하게 감당토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비전에 맞게 앞으로 정기적으로 포럼 및 학술 컨퍼런스 등을 개최해 나갈 계획이다.

제 11차 학술 포럼은 7월 8일(화) 구세군교회에서 오후 3시부터 이연길 박사를 초청한 '내러티브 프리칭과 성경해석'을 주제로 진행된다. 문의는 총무 권오병 목사 404-455-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