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현찬 목사.
(Photo : 기독일보) 심현찬 목사.

--(한 출판계) 심각한 표절의 문제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

1. 참고로 이 글은 어려운 현실 가운데 귀한 일들을 하시는 한국 출판사에 대한, 특히 어떤 특정 출판사에 대한 비판은 아닙니다.

제 관심은 이 글을 통해서, 출판계만 아니라, 아직도 만연한 우리 기독교계에 이런 폐습이 빨리 그쳤으면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올립니다.

표절의 폐습을 끝내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기도하는 조국교회와 교계가 참된 갱신과 개혁을 위한 실질적인 발걸음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 최근에 제가 아우구스티누스/어거스틴에 대한 한글본 책을 구입했습니다.
앞으로 저희 연구원이 어거스틴을 다룰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 아우구스티누스 [고백록]은 소위 대형 출판사 중의 하나로 알려진
D로 시작되는 잘 알려진 출판사의 기독교고전총서 시리즈 3권과 함께 샀습니다.
번역진이 세 분의 교수진들이었습니다. 이 고전총서 시리즈는 이 출판사 30주년
기념으로 20권의 책을 번역한 귀중한 작업 중 하나입니다.

제가 이 [고백록과 신앙편람]의 '전체서문' (원래 영문 저서의 에디터 글 번역)을
읽었습니다. 그 다음엔 '역자 서문'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 '역자 서문'입니다.
번역자 세 분 중 한 분이 쓴 것인데,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바로 앞의 '전체 서문'의 글에 있는 글을
거의 3페이지씩이나 아무런 인용에 대한 언급 없이
(즉 전체 서문의 저자 글이라고 말하지 않고)
그대로 자기의 말처럼 토씨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썼습니다.

궁금한 점은, 한창 배우는 학생도 아니고, 소위 모 신학교의 초빙교수로 계시고
한국에서 마지막 학위를 하신 분이, 그것도 칼빈과 청교도 관련 논문 등을 쓰신 분
이 이래도 되는 것인지...

또한 이런 일이 있는데도, 해당 출판사의 전체 편집관련자분(그 출판사 편집 시스템이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들이 이것을 교정하지 않고 그대도 출간했다는 것도
문제 아닌가 생각합니다.

3. 과연 이것이 출판계만의 문제일까?
사실 아직도 만연한 우리 학계, 특히 우리 기독학계와 교계에서 만연한 것을 봅니다.
얼마 전 한국의 대표적인 모 교회의 담임 목사님의 표절의 문제나,
한국의 공인들의 학위 표절의 문제가 만연한 현실입니다.

아쉬운 점은 한국에서만 아니라, 이곳 미국 등지에서 유학하는 분들 중에서도
이런 일들을 종종 듣게 되는 것입니다.

4. 우리가 조국 교계에 대한 갱신과 개혁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이런 작지만 중요한 일, 즉 '내것과 다른 사람의 것의 소유권에 대한 존경과 배려'
(이것이 반표절의 핵심)가 없이는 조국교계와 하나님 나라 위한 우리의 피끓는 외침이나
헌신도 왠지 공허한 꽹가리의 소리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