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한인교회 31회 창립기념 및 김경열 담임목사 취임예배가 23일 뉴욕 외곽 임마누엘한인교회에서 개최됐다.

한국에서 20여 년의 목회경력과 선교회 대표 경력을 가진 김경열 목사의 이번 임마누엘한인교회 부임이 주목되는 이유는 교회가 위치한 뉴욕 외곽 지역이 극소수의 한인들만이 척박한 환경 속에 살고 있는 한국의 낙도선교와 같은 목회조건이기 때문이다.

임마누엘한인교회가 위치한 ‘Rome’은 뉴욕 업스테이트 도시인 알바니에서도 차량으로 2시간을 이동해야 하는 외곽 지역이다. 19세기 때 경제 부흥으로 많은 한국 이민자들이 살고 있었지만 지금은 군부대 이전과 2차 산업의 붕괴로 모두 떠나고 소수의 한인들만 살고 있다.

김경열 목사는 “도시 어디를 둘러봐도 한국 간판이 없는 도시지만 이곳에 한국인들은 끈질긴 인내로 무궁화와 같이 아름답게 살고 있는 모습들이 참 귀하다”면서 “앞으로 우리의 정서문화와 살맛나는 도시, 함께 살고싶은 Rome. 적은 수의 한국인들이지만 하나님의 자녀라는 긍지로 한국인의 정체성인 동방예의지국 대한민국을 알리는데 적은 힘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창립기념 및 담임목사 취임예배에는 뉴욕 플러싱지역 목회자들도 참석해 축하했다. 예배는 김경열 목사의 사회로 황영진 목사 기도, 지인식 목사 특송, 황경일 목사 설교, 박상원 서울대뉴욕총동문회장 헌금송, 김영환목사 헌금기도, 우봉희 전뉴욕중부한인회장 축사, 제일장로교회 샘 팬더그래스트 목사 축사, 이종명 목사 격려사, 김영열 목사 인사,김숙자 장로 광고 오태환 목사 축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베이사이드 목회유력지 뒤로 하고 외곽지역 선택

김경열 목사는 임마누엘한인교회에 부임하기 전 뉴욕 베이사이드지역에서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목회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졌었다. 그러나 김경렬 목사가 선택한 것은 다른 한인교회들과의 경쟁이 아닌 척박한 목회지에서의 도전이었다.

교회가 위치한 ‘Rome’ 지역은 이름 그대로 현재 이탈리아계가 99% 가량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1%의 소수민족으로 한인 비중은 0.1% 가량이다. 특히 현지 남아있는 한인들 중에는 저마다 아픈 사연을 안고 조용히 살아가는 이들도 많기에 이들을 돌보는 사역이 절실했다.

한국에서 선교회를 이끌며 많은 무의탁 노인들과 소년소녀가장을 도왔던 경험을 갖고 있는 김경열 목사는 위로가 필요한 한인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힘을 복돋아 주는 목회를 희망하고 있다. 김경열 목사는 “그동안 한인들이 힘을 모아 무엇을 하려해도 잘 되지 않았던 구조”라면서 “교민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일깨워주고 소수민족이지만 저력을 보여주는 한인교회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경열 목사의 부임 이후 임마누엘한인교회는 벌써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그동안 없었던 새벽예배와 수요예배가 다시 만들어졌고, 토요일 오후 6시 QT모임은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예배처소를 제공해준 미국교회인 제일장로교회와의 교제도 더욱 활발해졌다.

김경열 목사는 “한국간판이 하나 없는 이 지역에서 임마누엘한인교회 성도들이 주축이 돼 한인사회를 일깨우고 한국의 훌륭한 문화와 뜨거운 신앙을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곳에서 성실히 목회하며 비록 뉴욕교계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지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