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제일교회가 이번엔 ‘신천지 개입’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강북제일교회에서 지난 21일 주일예배 설교를 맡은 강모 목사가 강단에서 “교회 내에 20여명의 신천지가 있다”고 발언해 파문이 일었던 것.

“신천지 있다” 설교했던 목사, “들은 것 전했을 뿐” 실토

그러나 로앤처치에 따르면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상담소 소속인 강 목사는 강북제일교회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으며, 최삼경 목사가 준 정보만으로 일방적으로 선포한 것이라고 실토했다고 한다. 최삼경 목사가 강북제일교회에 가서 “교회에 신천지가 있다”고 설교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강 목사는 결국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한 채 교인들에게 신천지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했다.

그런데 이후에는 최삼경 목사와 그의 최측근인 박형택 목사가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또 신천지 개입설이 제기됐다. ‘강북제일교회를 대상으로 한 이단 신천지의 산 옮기기 음모 폭로 기자회견’이라는 제목으로 21일 오후 일부 언론들을 초청해 기자회견을 개최한 이들은, 박형택 목사와 신천지 지파장 출신 신모 소장(한국이단상담소협의회) 등을 내세워 강북제일교회에 신천지가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주요 내용은 황형택 목사 사임 이후 강북제일교회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안수집사 H씨와 Y씨가 신천지 서울 야고보지파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며,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노원·성북·강북구 및 의정부 지역을 관할하는 서울 야고보지파가 강북제일교회에 추수꾼을 많이 파송했다는 것이다.

신 소장은 또 신천지가 최근 공공연히 강북제일교회를 접수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신천지에서 돌아온 사람들에게 H씨와 Y씨 동영상을 보여준 결과 신천지에서 활동하는 사람임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학력 위조 의혹으로 사실상 제대로 된 활동이 불가능한 박형택 목사도 참석해 “작은교회에서 자행되던 ‘산 옮기기’가 대형교회에서도 시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당사자들 “어이없다”… 허위사실 유포 소송 진행될 듯

‘신천지’로 지목된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H집사는 “만일 실제로 교회 안에 신천지 세력이 있다면 지금까지 교회가 (이런 분쟁 와중에 신천지에) 안 넘어가고 있었겠느냐”며 “교회 일부 장로들이 최삼경 목사와 결탁해 신천지를 명분으로 반대 세력을 몰아내고 교회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H집사는 또 “지난 주일예배 설교자로 섰던 강 목사가 ‘최삼경 목사가 내게 강북제일교회에 가서 그곳에 신천지가 있다고 하라고 했다’는 사실을 실토하지 않았느냐”며 “강 목사도 결국 최삼경 목사에게 이용당한 듯하다. 우리는 최삼경 목사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고, 최 목사가 시무하는 남양주 빛과소금교회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앤처치에 따르면 H집사는 지난 2001년부터 강북제일교회에 출석했으며, 예배를 거른 적이 없었다. 그는 1979-1984년 종암중앙교회에 다녔으며, 이후 종암중앙교회 부목사가 개척한 영성교회를 출석했고, 사업차 대구에 3년간 있으면서 서현교회에 다녔다고 한다. 신천지로 지목된 또다른 안수집사 Y씨도 1994년부터 강북제일교회에서 예배를 드려온 성도로 알려졌다.

최삼경 목사가 상임이사로 있는 기독교 각종문서 ‘교회와신앙’은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최삼경 목사는 한기총과 예장합동에서 마리아 월경잉태론과 삼신론으로 이단으로 정죄됐으며, 교회와신앙은 합동에서 이단동조지로 규정됐다.

삼성교회와 대양교회 등도 분쟁 당시 ‘이단 개입설’ 겪어

앞서 2008년 대전삼성교회, 2011년 대양교회 등 분쟁 중인 교회에서도 ‘이단 연루설’이 제기된 적이 있었다.

대전삼성교회는 지난 2006년부터 목회자에 대해 지지측과 반대측으로 나뉘어 2년여간 갈등을 겪어 왔는데, 목사측에서 반대측을 향해 신천지 추수꾼들이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심지어는 이 교회 장로였던 한남대학교 김형태 총장까지 신천지로 몰아가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이 교회에는 신천지 신도가 한 명도 없었고, 교회와신앙 보도를 이용해 이단 연루설로 반전을 노리던 담임목사는 결국 사퇴했다.

대양교회의 경우 당시 수석장로였던 심모 장로가 담임 김모 목사의 사임을 요구한 사건이다. 이에 김 목사는 심 장로가 박철수 목사의 영성세미나에 참석했다며 이단으로 몰았고, 박철수 목사에 대한 이단성 여부를 조사해달라고 총회에 요청했다. 박철수 목사와 아시아교회에 대해서는 지난 2004년 총회에서 ‘더 이상 문제삼지 않기로 결의’한 바 있었으나, 당시 이대위는 소명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책도 폐기하고 영성훈련센터도 해체한 박 목사를 다시 이단이라고 결의했다.

‘신천지 개입설’, 노회에 영향 주려는 언론플레이일 수도

강북제일교회에서 이같은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은, 황형택 목사측이 빠져나간 이후에도 남은 이들이 양측으로 갈라져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과 주일예배 설교가 이뤄진 시점도 미묘하다. 강북제일교회가 소속된 평양노회는 22일부터 제177회 정기노회를 부산에서 개최하는데, 여기에 영향을 주기 위해 언론플레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앤처치는 이에 대해 “최삼경 목사가 조직적으로 개입해 일부 교인들을 신천지로 몰아 파괴하려는 의혹을 주고 있다”며 “평양노회 황형택 지지자 몇 명도 여기에 관계한 것으로 알려진다”고도 했다. 이 언론은 “교회와신앙은 기존 교회를 공격하면서 항시 ‘신천지 산 옮긴다’는 표현을 쓰고 있고, 상대에게 반론보도도 전혀 허용하지 않은 채 일방적이고 마녀사냥식으로 신천지로 몰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지는 최삼경 목사에게 입장을 확인하려 했으나 그는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