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나라를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노 대통령은 26일 오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된 제39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 “저는 기도의 힘을 믿습니다”라며 “우리나라가 건강하고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저도 함께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와 국회조찬기도회가 공동주최한 이번 조찬기도회에는 1천5백여 명의 국내외 기독교 지도자들이 참석,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했다. 노무현 대통령 내외는 이날 2시간 동안 진행된 순서에 모두 참여하고 함께 조찬을 가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조찬기도회에 올 때마다 여러분의 기도와 찬양에 큰 감동을 받는다”며 “이 자리에 가득한 하나님의 은총을 느낀다. 그리고 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기도의 힘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저는 기도의 힘을 믿는다.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크다’는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이 땅에 큰 축복을 내려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성경구절도 언급해 참석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여러분께서 해 주신 기도의 제목은 저의 소망과 다르지 않다”며 “우리나라가 평화롭고 정의로운 나라가 되기를 바라고 보다 경쟁력 있고 넉넉한 나라, 건강하고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런 역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저도 함께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또 노 대통령은 “모두가 대통령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대통령이 나라를 망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라며 “이런 국민들의 걱정 때문에 힘이 들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또 최근 한미FTA 추진으로 지지율이 상승한 것을 감안한 듯 “요즈음은 조금은 나아졌다. 어쩐 일인지 공격도 조금 약해졌다”고 밝혀 청중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그동안 의심과 시샘 때문에 감히 입 밖에 내지 못했던 것을 이야기 한다”며 “민주복지국가로 가지 않고서는 장기적인 발전을 기약할 수 없고 또 고통 받고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을 함께 껴안고 갈 수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은 “사회통합을 이뤄내고 나라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지도층이 변해야 한다”며 “나의 이익이나 자유를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의 이익, 우리의 자유를 먼저 말해야 한다. 이 문제를 기독교 지도자들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반도와 세계평화, 민족화합, 경제번영’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조찬기도회에서 참석자들은 국가와 대통령을 위해 뜻을 모아 기도했다. 특히 한미FTA 체결을 감사하고, 이에 따른 성공적인 결실이 맺히도록 기도했다.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원(국회조찬기도회장)은 “미래의 도약을 위해 FTA와 같은 역사적인 협정체결을 국가의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이제부터 새벽기도는 이 나라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다짐이 돼야 한다”고 기도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은 “ 대통령에게 지혜와 총명을 부어 주사 나라 일을 돌볼 때에 사람보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대통령, 하나님이 우리를 도우라 기도하기 전에 우리가 하나님 편에 서기를 기도하는 대통령이 되어 임기를 충실히 마친 후에 존경과 사랑받는 대통령이 되도록 축복해 달라”고 간구했다.

이어 ‘대통령과 발전을 위한 기도’,‘경제번영과 국민의 행복을 위한 기도’ ‘민족화합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도’ 가 이어졌다. 경제번영을 위한 기도에서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은 “일천만 성도가 밤낮으로 기도하는 대한민국과 우리 대통령이 되고,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나라 백성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민족화합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도에서 박홍렬 육국참모총장은 특별히 미국 버지니아공대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이날 설교를 전한 박종화 목사는 사회통합의 심포니를 강조했다. 박 목사는 “성령이 역사하는 곳, 곧 부활의 증인이 모이는 곳을 심포니 공동체라 하겠다”며 “다양한 목소리가 각자 자기 고유의 음을 내되,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는 합창 공동체”라고 사회통합의 모델을 제시했다.

박 목사는 “여당이 참 여당답고 야당이 참 야당다우면 상생의 심포니적 정치가 이뤄진다. 기업이 참 기업답고, 노조가 참 노조다우면 상생의 심포니적 경제가 이뤄진다. 지역, 인종, 문화가 함께 어울리는 광장은 멋진 심포니의 세계”라고 밝혔다.

특히 박 목사는 “심포니 공동체의 핵심은 심포니적 지휘자”라며 “지휘자는 심포니적 리더이어야 한다. 심포니 리더의 능력의 원천이 바로 성령의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도 한국사회도 성령의 능력을 지닌 심포니적 리더를 통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순서 후 박 목사의 설교에 대해 “설교와 같이 심포니적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수긍하기도 했다.

이번 조찬기도회에 앞서 25일 오후 7시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는 ‘국가조찬기도회 헌신예배 및 세계평화음악회’가 개최됐으며, 27일 오전 7시30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국제친선조찬기도회’가 연속적으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