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20일 고향 시르테 인근에서 생포됐다가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리비아 과도정부 국가과도위원회(NTC) 압델 마지드 믈레그타는 로이터 통신에 카다피가 고향 시르테 근처에서 생포 당시 입은 부상이 악화하면서 숨졌다고 밝혔다.

NTC 지도자인 무스타파 압델 잘릴은 이와 관련해 곧 대 국민 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자유 리비아 TV가 보도했다.

이에 앞서 NTC 관리들은 카다피의 생포 사실을 전했다.

과도정부군 사령관 모하메드 리스는 AFP 통신에 카다피 생포 사실을 전하면서 "그가 심하게 부상했지만 아직 숨을 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휘관 자말 부 셰하타는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카다피가 체포됐다"면서도 생사는 모른다고 답했다.

카다피는 이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공습을 피해 달아나는 과정에서 과도정부군에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는 발각될 당시 구덩이에 숨어 있었고 생포 순간 "쏘지마, 쏘지마"라고 외쳤다고 현장에 있던 과도정부군의 한 병사가 설명했다.

당시 카다피는 혼자 있었으며 카키색 복장에 머리에는 터번을 두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도정부군은 이날 카다피의 최후 거점이었던 시르테를 완전히 장악하고 유누스 알 압달리는 "시르테가 해방됐고 카다피군은 없다"며 "도주하는 카다피군을 뒤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카다피군을 태운 차량 약 40대가 시르테 서쪽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정부군 소속 병사들은 시내 중심부에 모여들어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며 환호했고 곳곳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자동차 경적이 곳곳에서 울렸다.

한편 카다피 체포 과정에서 리비아 전 국방장관 아부 바크르 유니스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르테 야전병원의 의료진 이날 픽업 트럭으로 실려 온 시신 한 구의 신원이 유니스 장관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지난 8월23일 반군의 수도 트리폴리 함락을 계기로 종적을 감춘 카다피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고향 시르테 등을 거점으로 강력하게 저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