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미연합감리교단(UMC) 볼티모어-워싱턴 연회 연례 모임에서 워싱턴 DC처럼 동성결혼(same-gender marriages)과 시민연합(civil unions)이 합법화된 지역에 있는 교회에서는 목사의 재량에 의해 동성결혼 주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결의안이 근소한 차이로 통과됐다.

이 결의안은 DC 소재 파운드리교회(Foundry UMC)와 덤바톤교회(Dumbarton UMC)가 제출했으며, 이들은 ‘동성결혼을 축하하는 의식들은 성직자들에 의해 진행될 수 없으며, 교회 안에서도 진행될 수 없다(Ceremonies that celebrate homosexual unions shall not be conducted by our ministers and shall not be conducted in our churches)’는 기존의 연합감리교회 장정 341.8항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 결혼이나 시민연합의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지역에서는 이런 의식들이 교회 안에서 그리고 성직자들에 의해 진행될 수 있다. 이런 결정은 목사의 재량에 의한다(Notwithstanding the foregoing, in those civil jurisdictions where homosexual persons have been granted the right to same gender marriage or civil union, ceremonies celebrating those marriages or unions may be conducted in our churches and by our ministers, the decision being the right and responsibility of the pastor)’는 문구를 덧붙여 결의안을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연회에서는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BWARM(Baltimore-Washington Area Reconciling United Methodists)이 제출한 결의안도 통과됐다.

이 결의안은 그동안 연합감리교회에서 주장한 ‘동성애는 기독교 가르침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항목을 삭제하자는 건의안이다.

현재 연합감리교회 장정에는 ‘성적인 관계는 일부일처에 한해서, 이성간의 결혼(heterosexual marriage) 서약 내에서만 확증된다’ ‘UMC는 동성애를 용납하지 않으며, 동성애는 기독교의 가르침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여긴다’는 조항이 있으며, 이 결의안은 ‘이성간의(heterosexual)’라는 구절과 ‘UMC는 동성애를 용납하지 않으며, 동성애는 기독교의 가르침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여긴다(The United Methodist church does not condone the practice of homosexuality and considers this practice incompatible with Christian teaching...)’라는 조항을 모두 삭제하자고 건의했다.

볼티모어-워싱턴 연회의 이번 결의안들이 교단법으로 확정되려면 내년 4월 플로리다주 템파에서 열리는 총회에서 다시 통과돼야 한다.

이와 관련 볼티모어-워싱턴 연회 소속인 워싱톤감리교회의 담임 목사인 이승우 목사는 "총회에서 이 건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적다"고 전망했다.

UMC 총회는 4년마다 열리며, 실제로 지난 2008년 총회에서도 동성애에 관한 표결은 7대3 정도로 부결된 바 있다.

이승우 목사는 "UMC 총회는 1,000명을 회원수로 정하고 각 연회별로 교인수에 따라 그 대표수를 배분하는데, 최근 들어서 남부지역의 교인수가 증가함에 따라 남쪽의 총대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단의 성향도 점점 더 보수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미국 교회가 북부 지역은 진보성향이 강하고 남부 지역은 보수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목사는 "그에 따라 동성애에 관한 총회의 입장도 종전에는 6대4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그 격차가 더 벌어져 7대3 정도에 이르고 있다. 볼티모어-워싱턴 연회는 동북부지역에 속해 있고, 전통적으로 진보성향이 강한 연회라서 이와 같은 건의안이 채택됐지만 교단 전체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