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에 구획을 나눈 것은 이 세상 모든 것이 밝음의 세계와 어둠의 세계가 함께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의 마음 속에서도 항상 양면성이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최미애 작가의 그림은 편안하다.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다. 최 작가는 “경쟁으로 인해 지친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을 그림을 통해 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6일부터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열리고 있는 최 작가의 개인전에는 ‘자연 그리고 숨결’, ‘환희’ 등을 주제로 자연을 형상화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최 작가는 자연을 표현하기 위해 로열 블루나 컴포즈 블루, 에메랄드 그린 등 푸른색 계통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색감을 주로 사용한다.

동양화를 전공한 최 작가이지만 지금은 반추상으로 표현한 서양화를 그린다. 그래서인지 최 작가의 작품은 서양화지만 동양화의 분위기가 조화돼 기품있어 보이고, 다소 둔탁한 느낌의 유화보다 맑고 순수해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최 작가의 작품은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다. 두번째 개인전을 일본 동경 나까야마 갤러리에서 개최했고, 지난 8월 말에는 이태리 PROPONENDO 갤러리에서 열린 ‘현대미술제’에서 그룹 전시회를 가졌다.

어릴 때, 꿈 속에서 천국과 지옥을 체험했던 최 작가는 그 이후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고 크리스천이 됐다. 6년전부터 아이들을 키우느라 그간 손을 놓고 있던 미술작업을 다시 시작하면서 고질적으로 괴롭히던 허리디스크도 치유받은 놀라운 경험을 했다.

그림작업은 최 작가에게 마음의 갈등을 해소하는 탈출구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아픔, 고뇌, 미움, 슬픔 등의 좋지 않은 감정들은 그림을 그리는데 열중하다보면 어느새 사라진다.

그의 작품 속에 구획이 나눠진 것도 밝음의 세계와 어둠의 세계를 함께 공존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최 작가는 “세상에 대한 애착과 욕심을 순수로 향하게 했고 어두운 곳을 정화시켜서 복잡한 나를 단순화시켜서 나의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찾도록 노력하였으며, 기쁨과 환희 행복을 가져올 수 있도록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자신의 마음을 끊임없이 말씀에 비추어보고 말씀을 향해 살아가려 노력하는 최 작가의 노력이 그림 속에서 그대로 투영되는 듯 하다. 세상에서 흔히 보는 박제된 듯한 죽어있는 풍경화와는 다르게, 최 작가가 그린 자연은 살아있는 ‘숨결’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둠을 하나하나씩 지워 나가고 싶은 인간 내면의 세계를 사물을 통해 추구해나가고 싶었다”는 최 작가는 그림을 통해 자기를 낮추고 내려놓는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