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고 사망률 세계 1위, 에이즈 확산 속도 세계 1위, 성범죄율 세계 1위

사방을 둘러봐도 희망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는 그 곳, 남아공에서 희망의 우물을 길어 올리고 있는 김창길, 박성자 선교사(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세계선교회)를 애틀랜타에서 만났다.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월드컵을 유치해 한껏 부풀어 있는 남아공이지만 현지에 있는 선교사들조차 월드컵 경기장에 가느니 집에서 시청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할 정도로 남아공의 치안은 불안한 정국이다. 그 가운데 근 10년간 현지 목회자 훈련사역, 교회개척사역, 고아사역, 스포츠 선교 등을 섬기고 있는 김 선교사 부부는 “늦은 나이에 시작한 선교인 만큼 내가 꼭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사역을 하겠다”는 목표가 있다.

신학생 시절 서원 20년 후에야 지켜
신학생 시절 ‘주의 종이 되겠다고 결심했으니 이왕이면 아프리카 같은 오지에서 사역하겠다’는 서원을 가슴에 품었지만, 졸업 이후 바로 목회를 시작해 20년간 교회개척과 신학교 교목실장 등으로 부지런히 하나님을 섬겨온 김창길 목사. 꼭 선교 현장이 아니더라도 후방에서 물질과 기도로 후원하는 것이 내 역할 아닌가라는 ‘자기만족’에 빠져 있을 때, 하나님께서는 젊은 시절 서원을 기억하게 하셨다.

“새천년이라고 세상이 떠들썩할 때 하나님 앞에 진지하게 기도할 때라는 생각에 기도를 시작했는데 자꾸 젊을 때 서원이 마음에 걸리는 거에요. 학생들에게 서원은 어떤 상황이라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가르쳐왔는데, 저부터 그 서원을 지키지 못했으니까요. 결국 목회를 내려놓고 가르치고 고백한대로 아프리카 고아사역을 위해 떠났어요. 당시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2학년 아이들도 한참 예민하고 공부해야 하는 나이였지만 선뜻 따라 가겠다고 해서 참 감사해요.”

김창길 선교사의 결심이 있었지만 사모인 박성자 선교사의 내조가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 아프리카로 가자고 했을 때 아내는 어땠느냐는 질문에 “아내를 설득하는데 20년이 걸렸죠. 혼자 선교할 수는 없으니까요. 지금은 아내가 현지 선교사의 아내들을 모아 함께 중보기도 모임을 이끌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현지 선교사의 아내들을 돌보며 선교를 돕고 있는 박성자 선교사와 신학교 사역, 교회개척 사역 등으로 아프리카에 희망을 심고 있는 김창길 선교사 부부.


현지 목회자 훈련으로 바른 목회관 가진 사역자 양성
현재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역은 바로 현지 목회자 훈련이다. Africa Bible Based Academy의 앞 글자를 따서 이름한 아바신학교는 한인 선교사들과 유학 온 목회자들이 손잡고 만든 현지 목회자 훈련원이다. 아프리카의 현지 목사 가운데 95%는 신학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로 신앙 생활 하다가 은혜 받고 가슴이 뜨거워져 스스로 목회자가 된 케이스다. 정식 교육이 없으니 설교나 목양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소명에 확신, 부담감도 약하다.

일례로, 주일을 앞둔 토요일 내일 설교할 사람을 찾으면 90% 이상이 자원하지만 설교준비 한 사람은 거의 없다. 또 주일 예배를 가보면 담임목사가 다른 일에 참석한다고 자리를 비우는 일도 적지 않다. 성경을 일독한 이들도 적어, 설교준비라는 것이 길 가다가 성경구절을 한 개 보면 그것이 본문이 되는 실정이다.

아바신학교에서는 학교건물을 짓고 학생들을 부르기 보다는 지역 마을로 찾아가 강의를 연다. 현재 5개 지역에서 120여명이 훈련 받고 있으며, 올 해 1월 첫 졸업생 20명이 배출됐다. 2년간 10개 과목을 통과해야 하는데 10주와 5주 과정의 수업에서 각각 디파짓을 받아 졸업할 때 그간 받은 디파짓을 모아 졸업선물로 돌려준다. 중간에 그만두면 디파짓을 돌려받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돈 욕심 때문이라도 열심히 수업을 듣는다.

“1월 졸업식에서 존 목그모 목사님이 간증을 했어요. 단상에서 한 없이 울다가 하는 말이 ‘지금까지 목회를 하면서 자격이 없다는 괴로움이 너무 컸다. 여러 번 교육을 받고 싶었지만 수업료가 너무 비싸거나 시간이 맞지 않아 번번히 기회를 놓쳤는데 이번에 아바신학교를 졸업하게 되어 감사하다’고 했어요. 우리가 하는 일이 이들에게는 꿈을 심어준다는 생각에 다시금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왜 현지 목회자 훈련에 주목하게 됐냐는 질문에 김창길 선교사는 언어의 문제와 건강한 교회를 세워나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남아공은 영어를 사용하지만 설교는 대부분 현지어로 되기 때문에 영어로 설교를 하고 통역을 할 때 정확성이 떨어지는 어려움이 있다. 또 목회는 주일 설교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과 삶 속의 희로애락을 나누고 말씀을 통한 치유와 회복이 있어야 하는데, 선교사가 나서면 마음을 열기 보다는 무엇인가 얻어가려고만 한다는 것이다.

건축위한 다리역할 자처
김창길 선교사는 개척은 하지만 현지인을 세워 목회하게 하면서 큰 틀에서 이끌어 주고, 성전건축을 돕는다. 성전부지와 인건비를 교회에서 감당하게 하고, 건축비용은 한국과 미국의 교회를 연결해 지원받게 한다.

이런 방식으로 남아공에서 2006년 개척한 산소망교회, 모잠비크에서 2004년 개척한 주평화교회, 2007년 개척한 산소망교회 모두 현지인 목사가 사역을 하고 있으며 성전을 건축했거나 건축 중이다.

유세비오 꿈꾸는 어린이들 축구로 모은다
또 한가지 주목하고 있는 사역이 바로 축구 미니스트리다. 60년대 전세계 축구팬들을 매료시켰던 모잠비크 출신 유세비오는 비록 포르투갈 유니폼을 입고 뛰었지만, 모잠비크 사람들에게는 영웅과 다름없다. 공 하나만 있으면 쉽게 모이는 어린이들을 위해 시작된 축구 미니스트리는 게임 이후 성경 프로그램과 기도를 함께 해 전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외에도 흑인교회 11곳이 연합해 150여명의 아이들을 각각 가정에서 돌보는 고아사역도 있는데, 일년에 두 차례 모여 실컷 놀고 먹으며 말씀을 배운다.

“아바신학교가 아프리카 흑인 사역자들이 바른 목회관을 갖고 사역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이 되길 바라고, 앞으로 신학교보다는 졸업생들을 돌보고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일에 힘쓸 것입니다. 또 모잠비크에는 고아사역과 함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쉘터를 만들어 바른 신앙 안에서 살아가며, 크리스천 스쿨을 만들어 기독교 세계관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20년 목회의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신학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실력을 남아공과 모잠비크에서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김창길, 박성자 선교사. 늦은 나이에 선교사로 나와 하나님 앞에 죄스런 마음도 컸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후방에서 후배들의 선교사역을 돕고, 예배당 건축을 위해 후원자를 연결하며, 현지 목회자들을 훈련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20년간 하나님께서 준비시키셨기 때문이라며 감사로 인터뷰를 마쳤다.

김창길, 박성자 선교사 이메일은 kim33park@naver.com이다. 후원구좌는 농협 511-12-117620(김창길), 외환은행 920-187175-651(GMS 김창길), 한국연락처 010-8590-0432, 010-7334-0432, 현지 연락처 남아공 (27) 72-212-3985, 모잠비크 (258) 84-625-7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