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미국 여자 친구…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Q: 다른 주에서 연락 드립니다. 저(M)는 미국에 온지 아직 10년이 되지 않습니다. 가족이 모두 왔는데, 저희 부부는 비즈니스를 하면서 그런대로 생활이 되고,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자랐습니다. 그런데 제 아들이 아직 신분에 제한을 받고 학자금 관계가 있어서, 집에서 멀지 않은 community college를 다니면서, 때때로 저희 비즈니스를 돕고 있는데요.

언젠가 한 번은 느닷없이 어떤 미국 여학생을 데리고 저희 가게에 온 겁니다. 당연히 여자 친구가 있을 나이이며, 친구로 사귈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여자 아이가 한국 사람이 아니고 미국 사람이라는데 더욱 놀라고 당황이 되었지요. 혹시 저 아이가 우리 며느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을 거예요.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면서도 아주 반갑게 대하지 않은 저희 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아들 뿐만 아니라 그 여자 아이가 많이 실망했던 모양이예요. 그 이후의 저들의 관계가 뜸한 것 같더니, 그 미국 여자 아이가 어떻게(?) 되었다는 이상한 얘기가 들려와요.

제 아들도 한 동안 엄마인 저와 말도 잘 하지 않고, 침울하며 깊은 실의에 빠지는듯 싶더니, 다시 다른 미국 여자 친구를 사귀다가… 지금은 가끔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말도 하곤 합니다. 목사님, 이런 제 아들과 어떻게 대화를 하면서, 이런 예민하고 중요한 문제를 다루어야 할까요?


A: 온 가족이 미국에 오셔서 비즈니스를 하시며 바쁘게 생활하시는 가운데, 자녀들이 벌써 성장하셨군요. 대학을 다니면서도 틈틈이 부모님의 비즈니스를 돕는 아들이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우실텐데, 그 아들이 어느 날 미국 여학생을 일하시는 장소로 데리고 왔을 때, 갑자기 그 여학생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서 많이 당황이 되셨겠군요. 그 미국 여학생이 혹시 앞으로 M 님의 며느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평범하고 태연하게 대하려고 하시면서 더욱 힘드셨겠습니다. 그 이후의 그 미국 여학생에게 어떤 일이 있었다니 더욱 마음이 안타깝네요. 아드님도 좌절감으로 한 동안 침울하고 실의의 빠진 상태로 지냈다니, 아주 힘들었겠네요. 다시 다른 미국 여학생을 만나고… 그 학생과의 만남도 오래가지 못한 모양이예요. 아드님이 지금은 결혼 자체에 회의를 품고 있다니, 참 마음이 아프네요.

이런 가운데, 어머니로서 M 님이 아드님과 대화를 시도해 보려고 노력하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이야기를 나누시되, 어떤 이야기를 어디부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가 하는 문제 때문에 카운슬링을 요청하신 것 같네요. 말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좋아했던 여학생을 단지 한국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표면적은 아니라 하더라고, 무의식적으로 거절당한 것 같은 느낌을 그 여학생 뿐 아니라, 아드님도 받았을 것이지요. 아무 일도 없었듯이 시간이 가면 다 잊어버려지고 해결되겠지…라고 생각하신다면, 큰 오산입니다. 무시당하고 거부당한 느낌은 아들님의 마음 속에 분노와 슬픔으로 자리잡아 있을 수 있습니다. 말로써 또 신앙적인 이야기들로써 아들을 설득시켜서 그저 그런 일이 아무 것이 아니었고 한갓 헤프닝(happening)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믿도록 하려고 아무리 애쓰셔도 아들의 마음은 오히려 더욱 허전하고 M 님에 대한 불신감만 쌓일 것입니다.

솔직한 감정을 내려 놓는 것이 최선입니다. 미국 며느리가 M 님의 가정에 들어올 때, M 님이 갖게 되는 불안과 두려움을 그대로 아들에게 표현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들의 마음의 이야기도 있는 그대로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말만 들으려고 하지 마시고, 말 아래 놓여 있는 그의 슬픔과 분노와 답답함을 들으시기 바랍니다. 그 얽혀있는 얼룩진 감정들이 흘러 나온 후에, 결혼에 대한 아들의 계획을 듣고 함께 진지하게 의논하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그러면, 아들의 마음도 차츰 정돈되고,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머님 (M 님)과 나누게 될 것입니다. 기도하시며 하나님께 지혜도 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