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권석원 목사, 이하 기성)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위원장 최명식 목사, 이하 이대위)가 25일 오전 서울 대치동 총회본부 예배실에서 지방회장 및 지방교육원장을 초청해 세미나를 실시했다.

이날 관심을 모은 알파코스에 대해 이대위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중대한 신학적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각 교회 실정에 맞게 알파코스를 시행하면서 불신자 초청과 새신자 양육을 통한 교회부흥에 정진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교단 의뢰로 1년 6개월간 알파코스를 연구한 박문수 교수(서울신대)는 세미나에서 “알파코스는 평신도들이 자연스럽게 훈련받을 수 있고 성도들의 교제가 늘어나는 등의 장점이 있다”면서도 “지나치게 체험적인 신앙으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가계의 치유를 너무 강조하면 비복음적인 요소에 빠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교단 내에서 알파코스를 실시했거나 실시하고 있는 70여곳의 개교회 사례들을 집계하기도 한 박문수 교수는 “현장에서는 ‘불신자들에게 처음부터 성령의 권능을 체험하게 하는 일이 적절한가?’, ‘알파토크가 너무 주입식으로 이뤄지는 게 아닌가?’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며 “5백명 미만 교회들은 재정적인 문제 등으로 실제 적용에 어려움을 겪었고, 교회 내 갈등이 생겨 중단한 교회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포항교회의 경우 한 해 동안 320명을 초청해 등록시키는 등 전도에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발표가 끝나자 세미나에 참석한 지방회장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목회자들은 이미 교단 내 전도 프로그램 중 하나로 활용되는 알파코스의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박 교수의 발표 내용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가계 저주론’, ‘금이빨 사역’ 등 알파코스의 문제점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과 좀더 분명한 교단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박 교수는 가계저주론에 대한 질문에 대해 “직접적인 문제가 되는 구절은 십계명인 출애굽기 20장 4-5절로, 대가족 제도였던 당시를 생각해볼 때 3-4대가 저주를 받는다는 말은 문맥상 그 시대를 뜻한다”며 “이 구절의 초점은 ‘하나님의 은혜는 천 대까지 이른다’는 것에 둬야 하고, 조상의 죄 문제에 집중할 게 아니라 하나님 은혜를 더 강조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신앙적 삶의 책임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집안 문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거나 사단이 그 통로를 통해 역사한다는 말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조상의 죄 때문에 저주를 받는다는 말은 성경의 다른 구절과도 충돌하는 것으로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목회자는 “알파코스의 가장 큰 문제는 성령 사역이 강조되면서 예수의 보혈이 약화되는 점”이라며 “사중복음의 터 위에 서 있는 성결교회에서 교회를 부흥시켜야 한다는 것 때문에 성장만 강조돼서야 되겠느냐”라고 비판했다. 이 목회자는 “이런 저런 프로그램에 치중하다 성결교회의 정체성이 사라지고 있는데, 사중복음에 대한 확신 아래 있는 우리 교단의 BCM(the Body of Christ Church Model·개인, 소그룹, 회중, 성서와 전통, 사회 등 5가지 핵심요소로 구성된 성결교회의 새 전인적 교회교육 프로그램) 등을 토대로 좀더 세밀한 포맷이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현재 중단하고 있던 교회들이 이번 보고서가 발표되면 알파코스를 다시 시행할텐데 구체적인 문제점들을 적시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건의했다.

박 교수는 “알아본 바로는 알파코스를 창시한 니키 검블 목사가 빈야드 출신이어서 우려가 되기도 한다”면서도 “똑같은 알파코스 도식을 모든 교회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연령대나 교회의 크기, 도시·농어촌 등의 상황에 맞게 다양하게 변형시키고 수정·보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목회자는 “성결교단에서 알파코스를 가장 먼저 도입했지만 지금은 이름을 바꿔서 다르게 하고 있다”며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는 직접적인 원인은 알파코스를 한국에 도입한 사람이 출판사 사장이라 상업적인 부분에서 부딪치기 때문이고, 또 하나의 문제는 알파코스가 철저한 소그룹 중심인데도 한국교회는 특성상 대·중그룹이 많아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영혼 구원의 열정만 있다면 알파코스는 하나의 좋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지만, 진행하면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며 “성령이 역사하면 팔다리가 길어질 수도 있고 금가루가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거기에 예속돼 성도들이 지나치게 경험 중심으로 가는 것에는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한 현상들보다는 성도들의 삶이 변화되는 일이 더 중요하며,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성령의 자유로운 의지에 맡겨드리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대위 보고서 “알파코스에서 중대한 신학적 문제점 발견 안돼”

기성 이대위는 세미나에 앞서 지난 2008년 6월부터 2010년 2월까지 1년 6개월간 연구한 알파코스에 대한 연구보고를 발표했다. 최명식 위원장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알파코스는 불신자를 초청해 기독교의 근본진리를 소개하고 성숙한 신자들의 돌봄 가운데 초월적인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교회의 공동체적 교제로 이끌어 주는 효과적인 전도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며 “시행 6년이 지난 오늘에 있어 대부분의 시행 교회가 신학적·방법론적 측면에서 큰 무리가 없이 잘 적용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알파코스의 유익한 점에 대해 “불신자 혹은 새신자들의 교회정착률이 높아졌고, 섬김이 훈련과 봉사를 통해 성도들이 사역자로 양성됐으며, 교회의 체질이 변해 성도들의 교제가 활성화되고 전도 중심의 교회로 변화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히고, 주의할 점에 대해서는 “기독교의 진리를 소개하는 알파토크보다는 주말수양회에 비중을 둬 금이빨·금가루 같은 신비한 성령체험에 집중하는 것이나 알파코스에 대한 충분한 이해과정을 배려하지 못해 교회 내부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러므로 이런 점들을 고려해 각 교회는 실정에 맞게 알파코스를 시행하면서 불신자 초청과 새신자 양육을 통한 교회부흥에 정진해야 할 것”이라며 “교단적으로는 성령 중심의 알파코스 이후 후속 교회부흥 프로그램을 개발해 ‘체계화된 교육과정(시스템)’이 각 교회에 정착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알파코스의 신학적인 면에 대해서는 “중대한 신학적 문제점은 발견할 수 없었다”며 장점으로 △교회 용어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불신자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들어있고 △복음 전파의 신학적 모델로 ‘전 인격(머리·감정·의지)’에 호소하는 등 “하나님 나라와 그의 말씀인 성서, 그리스도의 사역, 성령의 능력, 전인적인 영적 성숙을 강조하는 복음적인 불신자 전도 프로그램”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문제가 됐던 ‘가계 치유’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성서적이고 복음적인 신앙이라 할 수 없다”며 “이를 그렇게 강조하면 그리스도 복음에 대한 신뢰(믿음)보다는 죄의 내력(가계도)을 찾아야 하고 신비주의 신앙에 몰입하게 되며 자신의 선포행위가 그리스도의 역할을 대신하는 오류(그릇된 영적전쟁)를 범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