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e in 베다니감리교회
베다니감리교회(담임 남궁전 목사)에는 ‘Made in 베다니’를 달고 있는 성도들이 있다. 남궁전 목사는 베다니감리교회의 목회방향을 설명하면서, 베다니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할 수 있는 두 성도의 이야기를 길게 했다.

그 중 하나가 양 집사 부부. 대기업 최고경영자로 남부러울 것 없이 살던 이 부부는 예기치 못한 부도사태로 연고 없는 애틀랜타까지 흘러 들어왔다. 남편은 청소년 시절 교회를 다녔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신앙을 잊은 지 오래고 부인은 독실한 불교신자. 자동차 딜러에서 이들을 전도한 사람은 미국교회를 다니는 한국사람이었다. 굳게 닫혀있던 마음 문이 열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할 즈음 남궁전 목사에게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이 부부의 영접기도를 부탁 받은 남궁 목사는 ‘과연 내가 가야 할 자리인가’ 잠시 고민했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에 늦은 밤 마다 않고 달려갔다. 이후 180도 변화된 이들 부부는 교회생활에 ‘충성’을 다하고 있다.

“양 집사 부부가 하나님 만난 건 60대였어요. 늦게 깨달은 은혜가 너무 커서 애닯게 말씀을 좇고 모든 성경공부는 물론 새벽기도도 빠지지 않으세요. 누군가 지나가는 말로 부탁한 새벽기도 불끄기 당번을 사명으로 아시고 몇 년간 타주에 있는 자녀들의 성화에도 한번 다녀오지 않을 정도시죠. 분기별로 성경암송대회를 개최하고 연말 최종으로 겨루는데 매번 1등이에요.”

또 다른 베다니 사람은 청년시절부터 양육해 시집 보내고, 4명의 딸 이름을 남궁전 목사가 지어준 유 집사다. 모태신앙이었지만 ‘날탕’(?)이던 그녀가 바뀐 건 암으로 투병하던 어머니를 돌보며 매일 새벽기도를 오가던 시간이었다.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그 속에 녹아있던 신앙의 유산을 이어받은 유 집사는 아직 어린 4명의 자녀를 두고 새벽기도를 거르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끔 쓰는 글 속에 남궁전 목사의 신앙과 생각이 그대로 배어있어 남궁 목사 스스로도 놀랄 정도란다. 바울 사도가 ‘갇힌 중에 낳은 아들 오네시모’ 처럼 이들은 남궁 목사에게는 교회 개척의 어려움, 개인적으로 겪은 어둠의 골짜기 속에서 건져낸 신앙의 아들이다.

목회를 그만두는 것 밖에는… ‘Runaway pastor’ 될 뻔
남궁전 목사와 인터뷰하기 위해 기자는 지난해부터 연락을 해왔다. 수 차례 전화와 이메일을 보냈지만 돌아온 것은 묵묵부답 혹은 완곡한 거절. 교육관을 건축하고 많은 양떼를 돌봐야 하는 이민목회의 어려움을 알기에 적당한 때를 기다려왔다. 그런데 올해 초 교육관 건축 감사예배에서 만난 남궁전 목사는 이전과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무엇보다 표정에 감사와 만족이 넘쳤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지난해 저는 영적인 사막을 경험했어요. 목회를 그만 두는 것 밖에는 살길이 없다는 생각뿐이라 어떻게 하면 그만둘까 고심했죠. 아무리 말씀을 봐도 영감이 떠오르지 않고 철야를 하고 새벽에 외쳐도 응답이 없고… 강단에 서는 건 정말 고역이었죠. 10분 남짓한 새벽예배 설교도 힘들어 토씨 하나까지 다 적어와서 그냥 읽었어요. 깊은 방황 속에서 성도들은 ‘왜 그러시냐’ 한마디 묻지 않고 묵묵히 지켜보며, 오히려 더 많이 새벽기도에 나왔어요. 건축은 진행되는데 한번 내다보지 않을 정도로 목사가 시무룩 하니 성도들도 시큰둥했어요. 하나님께서 건축업자들 데리고 홀로 건축하신거죠.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하나님께서 나를 목회자로 부르셨다는 것과 베다니교회 담임으로 세우셨다는 것은 놓지 않았죠.”

‘하나님께서 코너로 몰아 넣으셨다’고 표현한 남궁전 목사가 모든 걸 내려놓았을 때 한 말씀이 가슴에 꽂혔다. 이후 봇물이 터지듯 성령의 은혜와 영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11월 회복되고 강단에 서면 말씀이 새록 새록 솟아나고, 펜만 잡으면 시가 줄줄 나와 겨울에 관한 시만 30편 넘게 썼다. 그제야 그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주던 성도들이 보였고, 무엇보다 한줄기 빛 같은 하나님 은혜가 그를 붙들고 계셨음을 느꼈다.

그런데 왜 였을까?

“어려움을 겪고 나니 저와 같은 목회자들이 보였어요. 많은 목회자들이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 인생에 한 두 번쯤은 탈진과 내면의 황폐함을 경험하죠. 그 속에서 무엇을 건지고 찾느냐가 중요하다고 봐요. 원래 어려운 목회자들을 돕는 목회를 하고 싶은 소원이 있었어요. 먼저 가서 격려하고 위로하고 손잡아주고 싶은 마음이 막연했는데, 이번 경험은 내 자신이 교만해질 수 없는 밑거름이 됐죠. 마지막 때에 큰 부흥이 올 것인데 그 부흥의 도화선이 되어 목회자들을 깨우기 위해 저를 단련하신 거라고 생각해요.”

남궁전 목사의 얼굴이 밝아진 것은 교육관 건축 완공이 아니라 견고한 하나님 나라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견고하게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베다니감리교회 전경. 예배당 뒤로 올 해 완공된 교육관이 보인다.

개척 13년, 도라빌에서 슈가힐까지 이끄신 하나님
남궁전 목사는 고 3에 목회자가 되라는 소명을 받았다. 그는 ‘목사는 되겠습니다. 그런데 잠시 제가 하고 싶은 공부 좀 하고요’라고 ‘Hold on’ 상태로 숭실대와 Cal State Univ.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Claremont School of Theology 에서 목회학 석사를 Garret Evangelical Seminary-North Western Univ.에서 박사과정을 이수했다. 학문에 대한 열정을 끊임없이 불태웠지만 결국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저렇게 목사로 빚으셨다. 베다니감리교회를 개척하고 13년, 지금의 슈가힐 성전에 들어오기 까지 5번 이사를 했다. 1만 9천 스퀘어피트 규모의 교육관을 올 해 완성시킴으로 성전건축의 긴 여정이 마무리 된 셈이다.

“2000년도에 지금 부지를 구입했어요. 예배당을 위해 기도하면서 받은 응답이 있어 이쪽으로 와서 한 부동산에 들어갔는데 중개인이 마침 은퇴 목사였어요. 지금 자리를 둘러봤는데 그 당시만 해도 한국인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곳이었고 황량했죠. 2002년도 예배당이 완공되고 이후부터 주변에 섭디비전이 계속 생겨, 지금 성도 중 40% 는 주변에서 오세요. 체육관은 100% 론을 받아 지었고요. 청소년,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사용하던 건물이 협소해지고 낡아서 고민이었는데 체육관이 완공되니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죠. 놀아도 교회에서 놀고 교회를 가족처럼, 집처럼 생각해요.”

베다니감리교회 청년들은 대부분 영어권이다. 교회 때문에 타주로 학교를 가지 않을 정도로 교회 사랑이 크다. 개척 당시부터 함께 동고동락을 함께 해온 아이들이 이제 대학 졸업반으로 성장해 EM을 이끌고 있다. 미국인 성도도 4명이나 돼 앞으로는 Young Adult 그룹을 대상으로 한 사역도 펼쳐나갈 방침이다. 반면 한어권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적어, 올 해부터는 이들을 위한 훈련과 세미나,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세계를 품는 교회로! 교육관을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곳에 세계 지도가 펼쳐져 있다. 요한 웨슬리가 전 세계가 나의 교구라고 했던 것 처럼 베다니감리교회도 세계를 품고자 나래를 펼치고 있다.

감리교 + 장로교 + 순복음+ 침례교+…=하나님 나라
남궁전 목사 안에는 ‘장, 감, 성’이 모두 들어 있다. 학부는 장로교에 뿌리를 둔 숭실대에서, 목회학 석사는 감리교에서 공부했고, 대학생 시절 열정을 불태운 곳은 침례교였으며, 은사에 대해 열린 가슴은 여느 순복음 목사 못지 않다. 한 때 이런 저런 훈련과 목회의 트렌드를 좇아 배우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는 남궁 목사는 이제야 조금씩 ‘내면에서 정리되고 승화된 목회의 엑기스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전환점이 된 것이 지난해 ‘벼랑 끝 경험’이었다.

“지난 해에는 코너로 모시더니 올 해는 성경만 열면 감당치 못할 만큼 말씀을 주세요. 이제야 내 속에 그 동안 쌓아왔던 것들이 정리돼 나온다는 느낌입니다. 기본은 성경과 기도, 집중하는 부분은 ‘하나님 나라’예요. ‘성경대로 배우고 성경대로 살자’는 슬로건으로 결국 남는 성경뿐이니 열심히 성경을 배워요. 성경을 암송하고 쓰고, 통독하는데 올 해 사순절에는 전 교인 성경필사를 시작해서 손수 손으로 성경 전체를 쓰고 있어요. 완성되면 부활절에 하나님께 봉헌할 계획입니다. 새벽기도는 원래 열심이었는데, 하나님 나라를 위해 쓰임 받으려면 먼저 채움 받고자 기도해야 한다고 권면하고 있죠.”

2010년 남궁전 목사와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 베다니감리교회는 앞으로 다가올 큰 부흥을 위해 준비되고 쓰임 받는 ‘Daily Christian’이 되기 위해 날마다 힘쓰고 있다. 또한 시대적 과제 앞에 정직하고 동참하자는 뜻에서 커뮤니티와 호흡하기에도 열심이다. 얼마 전 교육관 입당예배 헌금을 아이티 지진구제 헌금으로 내놓은 것도 그렇고, 한인회와 한인봉사센터에 알게 모르게 많은 지원을 해왔다.

“베다니감리교회는 가족 같은 교회를 추구해요. 그래서 늘 친교도 잔치처럼 준비해서 대접하는 교회로 알려져 있어요. 교회가 삶의 중심이 되도록,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 말씀을 경험하는 삶이 되도록 날마다 살아갑니다.”

베다니감리교회는 144 Whitehead Rd. Buford, GA 30518에 위치하고 있으며 문의번호는 (678) 546.5700 (교회), (770) 622.1610 (목사관)이다. 예배는 주일 오전 8시 30분, 11시에 드리며 EM주일예배는 오후 1시 30분, 유스, 초등부, 유치부, 유아부 예배는 오전 11시에 각각 드려진다. 오후 8시 수요예배를, 같은 시간 금요찬양예배를 드리며 월~금요일 오전 5시 30분, 토요일 오전 6시 기도로 새벽을 깨운다. 홈페이지 www.abum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