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세대교체, 교회연합, 2세 사역, 부흥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들고 시카고 지역 목회자 40인을 만난다. 이 인터뷰를 통해 시카고 한인교회의 여론을 수렴하고 한인교회의 미래와 나아갈 바를 조명하고자 함이다. 40인 인터뷰는 시카고 교계의 발전을 위한, 가능한 모든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목회자들이 시무하는 교회의 교세, 목회자의 교단적 배경, 목회 연수 등에 관계없는 순으로 게재된다.
스무번째 인터뷰는 남침례회(SBC) 북미선교부 아시안교회 개척개발전략가 석정문 목사다. 석 목사는 한국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BF)에서 12년간 캠퍼스 사역을 한 후, 1978년 미국으로 건너 와 무디신학교에서 B.A., 미드웨스턴침례신학교에서 M.Div.를 마치고, 북침례신학교에서 D.Min. 과정을 수료했다. 12년간의 캠퍼스 사역에 더해 18년간 이민교회에서 목회한 후, 교회 개척과 컨설팅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거듭해 현재는 13년째 초교파적으로 미주와 한국의 150개 교회를 대상으로 컨설팅 사역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당신의 교회를 그린오션으로 가게 하라’는 저서에 이어 ‘당신의 목회를 그린오션으로 가게 하라’를 저술했다.
-먼저 목사님의 사역을 소개해 주십시오.
교회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목회자와 평신도를 컨설팅하는 일입니다. 미주와 한국의 여러 곳을 순회하며 컨설팅을 하고 있고 목회자 세미나를 열어 건강한 교회로 성장하는 방법을 전달합니다. 주로 목회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목장 리더처럼 평신도를 대상으로 하기도 합니다. 제 사역의 궁극적 목적은 목회를 활성화시키는 것입니다. 목회자가 건강해지면 교회가 건강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목회자가 변하면 교회가 변합니다.
이를 위해 설문조사부터 사례분석까지 모든 자료를 총동원해 목회자와 교회의 강점과 취약점을 분석하고 강점은 살리고 취약점은 보강하는 식으로 컨설팅합니다. 인격, 영성, 리더십, 비전, 지역주민과의 관계, 인간관계, 조직, 전략 등 목회자를 여러 분야로 분석하고 진단해 처방합니다. 실제로 컨설팅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해결하는 실제적 처방까지 제시하기 때문에 컨설팅한 교회들의 7-80%가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모든 진단과 처방이 철저히 수만개 교회로부터 나온 데이터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컨설팅에 따를 경우, 얼마의 성장이 가능한지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이런 교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컨설팅하면서 지난해와 올해의 변화와 차이까지 분석, 평가합니다.
영성 분야가 취약한 교회는 어떻게 할지, 리더십이 약한 교회는 어떻게 할지, 조직이 약한 교회는 어떻게 할지 다 다른 처방이 내려지는데, 약한 부분을 공략해 극복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성장이 눈에 보이게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교회는 컨설팅 결과 많은 분야 중 “목회자가 자기 충전을 위해 두세달에 한두번씩 쉬어야 한다”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제가 수년째 컨설팅을 하며 성장하는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크게 성장하며 목회자가 쉬지를 못했는데 결국 그 목회자의 건강에 이상이 생겨 위험한 고비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컨설팅은 이렇게 정확합니다.
어떤 교회는 목회자의 인격, 리더십은 좋은데 영성이 약했습니다. 그래서 목회자가 선포하는 말씀을 평신도들이 묵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소그룹을 강화시켰더니 성장했습니다. 또 어떤 교회는 비전 부분이 약했습니다. 그래서 목회자와 제직들이 비전을 나눌 수 있는 제직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토론하도록 했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어떤 교회는 지역주민과의 관계가 약했습니다. 목회자가 일주일에 한날을 정해 3회 이상 심방하고 평신도 전도팀이 모여서 불신자 전도를 위한 회의를 하고 불신자의 필요(need)를 파악하는 전략을 짜도록 유도했습니다. 이 교회는 지역사회와 밀접해졌고 성장했습니다.
- 컨설팅은 과학과 통계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전략가적 입장에서 볼 때, 시카고 지역의 교회 성장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일각에서는 시카고 지역이 독특하게 목회가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목수가 연장 나무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목수가 중요합니까? 연장이 중요합니까? 당연히 목수입니다. 연장은 갈고 닦아서 쓰면 됩니다. 목수가 그 연장을 갈고 닦느냐가 문제입니다. 목수가 연장을 탓하면 목회를 회피하는 것 밖에 안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목회자가 리더십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입니다. 목회자의 자질을 어떻게 향상시키느냐입니다. 보통 CEO들은 자기 전문 분야의 서적을 한달에 2.5권 읽는다고 합니다. 1년이면 30권입니다. 목회자들은 평균 한달에 1.5권, 1년에 18권을 읽습니다. 목회자들이 CEO만큼 자기 분야에 연구하고 투자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CEO의 생명도 한국은 5.7년, 유럽은 7.5년, 미국은 10.2년이라고 합니다. 계속해서 자신에 투자하지 않으면 그 생명이 끝납니다. 목회자도 끊임없이 개발, 연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 13년간 이 사역을 하시면서 통계상, 경험상 시카고 지역을 비롯해 이민교회의 목회자들이 가장 부족한 분야는 무엇인가요?
목회자들을 분석할 때 그들의 영성이나 인격 분야는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합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도는 아주 낮습니다. 불신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성육신적 목회가 안되고 있습니다. 교회에 오는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찾아서 채워 주는 일에 무감한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에 온 사람들이 교회 사람들과 관계를 맺도록 유도해야 하는 일도 잘 하지 못합니다. 불신자의 필요를 채워주고 그들이 성장할 때까지 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멘토링하고 돌보아야 합니다. “역시 교회에 오니 무슨 도움을 받는다”는 게 있어야지요. 이런 것을 Need Based Ministry라고 합니다.
-이민목회가 힘든 이유가 성도들의 문제라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만?
전 그 표현 자체에 반대합니다. 성도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교회의 역할인데 연장을 나무라는 것입니다. 사람을 탓하지 말고 그런 사람을 인도하는 리더십을 어떻게 갖출지 고민해야 합니다.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이 교회성장의 걸림돌이라면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상점에서 물건을 판매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이 상점에 오는 사람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오는지, 무엇을 사고 싶어 하는지 먼저 알아야 합니다. 설문조사를 할 수도 있고 관계자들이 토론하면서 의견을 모을 수 있습니다. 새들백교회 릭 워렌 목사가 “복음도 중요하지만 복음을 전하는 상황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복음의 컨텐트(Content)는 기본이고 컨텍스트(Context)도 중요합니다. 이것은 사람에 대한 연구입니다. 이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를 알고 그에 맞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목회자들이 사람을 자주 만나고, 불신자들도 사귀고 상점도 다녀 보고 이민사회 구석구석을 다녀야 합니다. 교회 전도팀은 어떻게 불신자들에게 접근할지 연구해야 합니다. 우리 주변 지역에는 어린이들이 많으니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자, 노인들이 많으니 노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자, 홈리스가 많으니 이들을 위한 일을 어떻게 하자는 것은 모두 수요자의 필요를 파악해야 가능합니다.
- 각 교회마다 다양한 진단이 내려질 수 밖에 없겠네요. 그러나 지금까지 한인교회에는 진단과 분석보다는 성공한 교회의 성장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한인교회가 성장한 교회의 모델만 생각하지 그렇게 성장하게 한 원칙은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델은 오로지 그 교회, 한곳만 적용이 되지만 원칙은 모든 교회에 다 적용이 됩니다. 그리고 일부 목회자들은 교회 성장은 기도하고 영성만 갖추면 하나님이 자연히 시켜 주신다고 믿습니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인간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발해 가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제가 컨설팅한 많은 교회들이 설교와 기도에 강하더라도, 교회 조직, 행정, 지역사회 이해, 비전 공유 등의 부분에 막혀 성장하지 못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 컨설팅 분야 가운데 갈등 해결 부분도 있습니까? 시카고 지역의 많은 교회들이 목회자-평신도간 갈등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담임목회직이 공석인 교회도 20여 곳에 이릅니다.
갈등은 대부분 원칙이 없는 데에서 발생합니다. 어떤 목회자를 뽑겠다는 원칙없이 청빙하고 설령 원칙이 있었더라도 그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며 청빙하니 후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 한국인들은 혈기와 감정적 부분이 강합니다. 참고 인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찌되었거나 감정적 측면에서 상처받으면 그 후로는 말씀도, 진리도 뒤로 하고 관계가 깨져 버립니다.
컨설팅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것은 목회자나 평신도의 인격 문제로 분류됩니다. 갈등이나 의견 불일치를 사람에게 맞추면 안되고 일에만 맞추어야 합니다. 의견 충돌이 생겼거나 어떤 계획이 실패했을 때, 상대방의 인격적인 부분은 터치하지 말고 일적인 측면에서만 진단해야 합니다. 한국인들은 진단도 하지 않고 상대방을 비난하니 이것이 감정 싸움이 되고 교회에 문제가 생깁니다.
교회 성장이 안되어 신임 목회자와 제직들 간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정체의 원인을 목회자에게만 돌리지 말고 왜 그리 됐는지 진단해 보아야 합니다. 진단하고 처방해 보고, 그 후에 변화가 생겼는지 또 진단하고 처방해야 합니다. 진단도 안 해보고 갈등을 빚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컨설팅이 상당히 필요합니다.
-1세와 2세의 갈등에 관해서는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요?
EM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많은 한인교회들이 EM을 독립된 교회로 인정해 주지 않고 KM 밑에 있는 구조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전략가적인 입장에서 볼 때는 해법은 있습니까?
1세와 2세 간의 불신이 문제입니다. 어떤 분들은 2세들이 독립해서 1세 교회의 성장에 타격을 줄 지 모른다는 걱정도 하고 있습니다. 1세는 2세를 신임하고, 2세도 1세를 신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1세 목회와 2세 목회를 동등한 파트너십의 관계로 만들어야 하고 1세가 적극적으로 2세를 멘토링하는 관계를 만들어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성장하는 EM의 원동력은 1세와 2세의 사랑의 관계성에서 나옵니다.
-시카고 지역의 교회도 다수 컨설팅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이 취약하던가요?
시카고 지역은 상대적으로 영성 지수가 낮았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놀랄만큼 뛰어난 영성지수를 가진 교회도 있었습니다. 영성은 구원을 받은 사람이 하나님을 깨닫고 삶의 변화를 체험하고 예수님의 인격을 갖고 살아가며 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많은 교회들이 대체로 신앙은 가르치는데 신앙생활은 등한시 하고 있었습니다. 교회에서 신앙만 가르치니 성도들이 교회에서는 신앙인인데 직장에서는 신앙생활을 안하는 불신자처럼 삽니다. 신앙과 삶이 분리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교회에 작은 의견충돌만 생겨도 교회가 갈라지고 양편이 원수가 됩니다. 세상에 믿음의 성도끼리 원수가 된다니 말이 됩니까? 제자훈련도 삶의 훈련이 아니라 머리만 키우는 훈련이 되었다는 자성이 들리고 있습니다.
또 은사 개발 지수도 낮았습니다. 평신도가 가진 은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은사에 맞게 사역을 주는 일에 시카고 교회들이 취약합니다. 목회자들이 그런 것을 아예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떤 단체라도 그 사람에게 맞는 일을 시킵니다. 그런데 교회는 여전히 “믿음으로 하세요”라면서 아무 일이나 맡깁니다. 은사를 개발해서 그에 맞는 일을 시키면 그 성도도 좋고 목사도 좋고 다 좋습니다. 은사 중심의 사역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목사님은 미국 최대 교단인 남침례회에서 아시안교회 개척개발을 담당하고 계신데, 미국 주류교단이 보는 한인교회는 어떻습니까?
역시 한인교회는 기도를 많이 하고 크게 성장했으며 영성이 높은 교회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 미국교인이 평균적으로 수입의 2.5%를 헌금하는데 한인은 7.5%를 헌금합니다. 헌금이 높다는 말은 그만큼 헌신적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남침례회에서는 한인교회가 장차 미래의 아시안 다민족을 케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존재로 인식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 부정적으로 보는 측면은 없나요?
한인교회가 자기 교회 키우기에는 열심인데 협력과 연합이 약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남침례회는 매년 5억불씩 선교헌금을 산하교회로부터 모금합니다. 그런데 한인교회는 자기 교회가 개교회적으로 선교사 파송을 하고 후원을 하는 경우는 있어도 교단에서 하는 선교헌금에는 잘 참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멘토링 관계가 잘 형성이 안되어 있다고 봅니다. 선배가 후배를 돌보아 주고 그 후배가 또 다른 후배를 돌보아 주는 멘토링 시스템이 안되어 있습니다. 지금 제가 지적한 문제들은 남침례회 뿐 아니라 모든 한인교회에 적용되는 것입니다. 서로 돕고 협력하면 엄청난 파워가 교단을 초월해 미주 한인교회에서 발생할 것으로 저는 확신합니다.
-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목회자들이 자기 개발에 좀더 투자하고 노력하며 성숙해지면 좋겠습니다. 일반 기업도 지도자에 따라 경영 실적이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교회의 지도자인 목회자 한 사람의 역할이 너무도 큽니다. 그 역량을 올려서 세계 선교와 복음화에 더욱 헌신하는 한인교회가 되길 기도합니다.
스무번째 인터뷰는 남침례회(SBC) 북미선교부 아시안교회 개척개발전략가 석정문 목사다. 석 목사는 한국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BF)에서 12년간 캠퍼스 사역을 한 후, 1978년 미국으로 건너 와 무디신학교에서 B.A., 미드웨스턴침례신학교에서 M.Div.를 마치고, 북침례신학교에서 D.Min. 과정을 수료했다. 12년간의 캠퍼스 사역에 더해 18년간 이민교회에서 목회한 후, 교회 개척과 컨설팅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거듭해 현재는 13년째 초교파적으로 미주와 한국의 150개 교회를 대상으로 컨설팅 사역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당신의 교회를 그린오션으로 가게 하라’는 저서에 이어 ‘당신의 목회를 그린오션으로 가게 하라’를 저술했다.
-먼저 목사님의 사역을 소개해 주십시오.
교회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목회자와 평신도를 컨설팅하는 일입니다. 미주와 한국의 여러 곳을 순회하며 컨설팅을 하고 있고 목회자 세미나를 열어 건강한 교회로 성장하는 방법을 전달합니다. 주로 목회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목장 리더처럼 평신도를 대상으로 하기도 합니다. 제 사역의 궁극적 목적은 목회를 활성화시키는 것입니다. 목회자가 건강해지면 교회가 건강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목회자가 변하면 교회가 변합니다.
이를 위해 설문조사부터 사례분석까지 모든 자료를 총동원해 목회자와 교회의 강점과 취약점을 분석하고 강점은 살리고 취약점은 보강하는 식으로 컨설팅합니다. 인격, 영성, 리더십, 비전, 지역주민과의 관계, 인간관계, 조직, 전략 등 목회자를 여러 분야로 분석하고 진단해 처방합니다. 실제로 컨설팅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해결하는 실제적 처방까지 제시하기 때문에 컨설팅한 교회들의 7-80%가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모든 진단과 처방이 철저히 수만개 교회로부터 나온 데이터에 의해 이뤄지기 때문에 컨설팅에 따를 경우, 얼마의 성장이 가능한지도 예측이 가능합니다. 이런 교회는 매년 정기적으로 컨설팅하면서 지난해와 올해의 변화와 차이까지 분석, 평가합니다.
영성 분야가 취약한 교회는 어떻게 할지, 리더십이 약한 교회는 어떻게 할지, 조직이 약한 교회는 어떻게 할지 다 다른 처방이 내려지는데, 약한 부분을 공략해 극복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성장이 눈에 보이게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교회는 컨설팅 결과 많은 분야 중 “목회자가 자기 충전을 위해 두세달에 한두번씩 쉬어야 한다”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제가 수년째 컨설팅을 하며 성장하는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크게 성장하며 목회자가 쉬지를 못했는데 결국 그 목회자의 건강에 이상이 생겨 위험한 고비를 넘기기도 했습니다. 컨설팅은 이렇게 정확합니다.
어떤 교회는 목회자의 인격, 리더십은 좋은데 영성이 약했습니다. 그래서 목회자가 선포하는 말씀을 평신도들이 묵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소그룹을 강화시켰더니 성장했습니다. 또 어떤 교회는 비전 부분이 약했습니다. 그래서 목회자와 제직들이 비전을 나눌 수 있는 제직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토론하도록 했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어떤 교회는 지역주민과의 관계가 약했습니다. 목회자가 일주일에 한날을 정해 3회 이상 심방하고 평신도 전도팀이 모여서 불신자 전도를 위한 회의를 하고 불신자의 필요(need)를 파악하는 전략을 짜도록 유도했습니다. 이 교회는 지역사회와 밀접해졌고 성장했습니다.
- 컨설팅은 과학과 통계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전략가적 입장에서 볼 때, 시카고 지역의 교회 성장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일각에서는 시카고 지역이 독특하게 목회가 어렵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목수가 연장 나무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목수가 중요합니까? 연장이 중요합니까? 당연히 목수입니다. 연장은 갈고 닦아서 쓰면 됩니다. 목수가 그 연장을 갈고 닦느냐가 문제입니다. 목수가 연장을 탓하면 목회를 회피하는 것 밖에 안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목회자가 리더십을 어떻게 개발하느냐입니다. 목회자의 자질을 어떻게 향상시키느냐입니다. 보통 CEO들은 자기 전문 분야의 서적을 한달에 2.5권 읽는다고 합니다. 1년이면 30권입니다. 목회자들은 평균 한달에 1.5권, 1년에 18권을 읽습니다. 목회자들이 CEO만큼 자기 분야에 연구하고 투자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CEO의 생명도 한국은 5.7년, 유럽은 7.5년, 미국은 10.2년이라고 합니다. 계속해서 자신에 투자하지 않으면 그 생명이 끝납니다. 목회자도 끊임없이 개발, 연구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한인교회는 대체로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석 목사의 사무실에 붙은 지도에는 지역 사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각종 자료가 다양하다. |
목회자들을 분석할 때 그들의 영성이나 인격 분야는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합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도는 아주 낮습니다. 불신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성육신적 목회가 안되고 있습니다. 교회에 오는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찾아서 채워 주는 일에 무감한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에 온 사람들이 교회 사람들과 관계를 맺도록 유도해야 하는 일도 잘 하지 못합니다. 불신자의 필요를 채워주고 그들이 성장할 때까지 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멘토링하고 돌보아야 합니다. “역시 교회에 오니 무슨 도움을 받는다”는 게 있어야지요. 이런 것을 Need Based Ministry라고 합니다.
-이민목회가 힘든 이유가 성도들의 문제라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만?
전 그 표현 자체에 반대합니다. 성도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교회의 역할인데 연장을 나무라는 것입니다. 사람을 탓하지 말고 그런 사람을 인도하는 리더십을 어떻게 갖출지 고민해야 합니다.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것이 교회성장의 걸림돌이라면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상점에서 물건을 판매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이 상점에 오는 사람들은 무엇을 기대하고 오는지, 무엇을 사고 싶어 하는지 먼저 알아야 합니다. 설문조사를 할 수도 있고 관계자들이 토론하면서 의견을 모을 수 있습니다. 새들백교회 릭 워렌 목사가 “복음도 중요하지만 복음을 전하는 상황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복음의 컨텐트(Content)는 기본이고 컨텍스트(Context)도 중요합니다. 이것은 사람에 대한 연구입니다. 이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를 알고 그에 맞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목회자들이 사람을 자주 만나고, 불신자들도 사귀고 상점도 다녀 보고 이민사회 구석구석을 다녀야 합니다. 교회 전도팀은 어떻게 불신자들에게 접근할지 연구해야 합니다. 우리 주변 지역에는 어린이들이 많으니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자, 노인들이 많으니 노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자, 홈리스가 많으니 이들을 위한 일을 어떻게 하자는 것은 모두 수요자의 필요를 파악해야 가능합니다.
- 각 교회마다 다양한 진단이 내려질 수 밖에 없겠네요. 그러나 지금까지 한인교회에는 진단과 분석보다는 성공한 교회의 성장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한인교회가 성장한 교회의 모델만 생각하지 그렇게 성장하게 한 원칙은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델은 오로지 그 교회, 한곳만 적용이 되지만 원칙은 모든 교회에 다 적용이 됩니다. 그리고 일부 목회자들은 교회 성장은 기도하고 영성만 갖추면 하나님이 자연히 시켜 주신다고 믿습니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인간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발해 가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제가 컨설팅한 많은 교회들이 설교와 기도에 강하더라도, 교회 조직, 행정, 지역사회 이해, 비전 공유 등의 부분에 막혀 성장하지 못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 컨설팅 분야 가운데 갈등 해결 부분도 있습니까? 시카고 지역의 많은 교회들이 목회자-평신도간 갈등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담임목회직이 공석인 교회도 20여 곳에 이릅니다.
갈등은 대부분 원칙이 없는 데에서 발생합니다. 어떤 목회자를 뽑겠다는 원칙없이 청빙하고 설령 원칙이 있었더라도 그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며 청빙하니 후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 한국인들은 혈기와 감정적 부분이 강합니다. 참고 인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찌되었거나 감정적 측면에서 상처받으면 그 후로는 말씀도, 진리도 뒤로 하고 관계가 깨져 버립니다.
컨설팅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것은 목회자나 평신도의 인격 문제로 분류됩니다. 갈등이나 의견 불일치를 사람에게 맞추면 안되고 일에만 맞추어야 합니다. 의견 충돌이 생겼거나 어떤 계획이 실패했을 때, 상대방의 인격적인 부분은 터치하지 말고 일적인 측면에서만 진단해야 합니다. 한국인들은 진단도 하지 않고 상대방을 비난하니 이것이 감정 싸움이 되고 교회에 문제가 생깁니다.
교회 성장이 안되어 신임 목회자와 제직들 간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정체의 원인을 목회자에게만 돌리지 말고 왜 그리 됐는지 진단해 보아야 합니다. 진단하고 처방해 보고, 그 후에 변화가 생겼는지 또 진단하고 처방해야 합니다. 진단도 안 해보고 갈등을 빚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컨설팅이 상당히 필요합니다.
-1세와 2세의 갈등에 관해서는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요?
EM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많은 한인교회들이 EM을 독립된 교회로 인정해 주지 않고 KM 밑에 있는 구조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전략가적인 입장에서 볼 때는 해법은 있습니까?
1세와 2세 간의 불신이 문제입니다. 어떤 분들은 2세들이 독립해서 1세 교회의 성장에 타격을 줄 지 모른다는 걱정도 하고 있습니다. 1세는 2세를 신임하고, 2세도 1세를 신임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1세 목회와 2세 목회를 동등한 파트너십의 관계로 만들어야 하고 1세가 적극적으로 2세를 멘토링하는 관계를 만들어 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성장하는 EM의 원동력은 1세와 2세의 사랑의 관계성에서 나옵니다.
▲평신도의 은사를 개발하는 것도 시카고 교회의 중요한 문제다. 평신도 리더십을 개개인의 은사에 따라 효과적으로 개발하면 교회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
시카고 지역은 상대적으로 영성 지수가 낮았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놀랄만큼 뛰어난 영성지수를 가진 교회도 있었습니다. 영성은 구원을 받은 사람이 하나님을 깨닫고 삶의 변화를 체험하고 예수님의 인격을 갖고 살아가며 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많은 교회들이 대체로 신앙은 가르치는데 신앙생활은 등한시 하고 있었습니다. 교회에서 신앙만 가르치니 성도들이 교회에서는 신앙인인데 직장에서는 신앙생활을 안하는 불신자처럼 삽니다. 신앙과 삶이 분리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교회에 작은 의견충돌만 생겨도 교회가 갈라지고 양편이 원수가 됩니다. 세상에 믿음의 성도끼리 원수가 된다니 말이 됩니까? 제자훈련도 삶의 훈련이 아니라 머리만 키우는 훈련이 되었다는 자성이 들리고 있습니다.
또 은사 개발 지수도 낮았습니다. 평신도가 가진 은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은사에 맞게 사역을 주는 일에 시카고 교회들이 취약합니다. 목회자들이 그런 것을 아예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어떤 단체라도 그 사람에게 맞는 일을 시킵니다. 그런데 교회는 여전히 “믿음으로 하세요”라면서 아무 일이나 맡깁니다. 은사를 개발해서 그에 맞는 일을 시키면 그 성도도 좋고 목사도 좋고 다 좋습니다. 은사 중심의 사역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목사님은 미국 최대 교단인 남침례회에서 아시안교회 개척개발을 담당하고 계신데, 미국 주류교단이 보는 한인교회는 어떻습니까?
역시 한인교회는 기도를 많이 하고 크게 성장했으며 영성이 높은 교회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 미국교인이 평균적으로 수입의 2.5%를 헌금하는데 한인은 7.5%를 헌금합니다. 헌금이 높다는 말은 그만큼 헌신적이라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돈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남침례회에서는 한인교회가 장차 미래의 아시안 다민족을 케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존재로 인식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 부정적으로 보는 측면은 없나요?
한인교회가 자기 교회 키우기에는 열심인데 협력과 연합이 약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남침례회는 매년 5억불씩 선교헌금을 산하교회로부터 모금합니다. 그런데 한인교회는 자기 교회가 개교회적으로 선교사 파송을 하고 후원을 하는 경우는 있어도 교단에서 하는 선교헌금에는 잘 참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멘토링 관계가 잘 형성이 안되어 있다고 봅니다. 선배가 후배를 돌보아 주고 그 후배가 또 다른 후배를 돌보아 주는 멘토링 시스템이 안되어 있습니다. 지금 제가 지적한 문제들은 남침례회 뿐 아니라 모든 한인교회에 적용되는 것입니다. 서로 돕고 협력하면 엄청난 파워가 교단을 초월해 미주 한인교회에서 발생할 것으로 저는 확신합니다.
-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목회자들이 자기 개발에 좀더 투자하고 노력하며 성숙해지면 좋겠습니다. 일반 기업도 지도자에 따라 경영 실적이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교회의 지도자인 목회자 한 사람의 역할이 너무도 큽니다. 그 역량을 올려서 세계 선교와 복음화에 더욱 헌신하는 한인교회가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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