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학계가 '영적 리더십'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 영적부흥과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장로회신학대학교 제2회 소망신학포럼에서 신학자들이 공통적으로 "바람직한 영적 리더십의 모형에 대한 체계적이고 진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리더십학과가 생길 정도로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풀러신학교의 현장을 보고 목회현장을 멘토하는 실천신학자로서 영적 리더십에 대한 심사숙고와 깊은 연구를 멈추지 않고 있는 김광건 교수(웨스터민스터신학대학원 대학교 선교학)에게 영적 리더십에 대해 들었다.

김 교수는 "세상의 리더십과 영적 리더십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한국교회 리더십 갱신에는 하나님의 은혜 즉,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복음주의적이며 성경적인 리더십은 무엇인가'에 대한 김광건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우선 리더십의 정의를 내려달라.

"우선 영적리더십은 일반 사회리더십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 한국교회는 최근 리더십에 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어떻게 보면 리더십이 기독교 사역의 핵심적인 키이기 때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대중전체를 골고루 사용하시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지도자를 선택하고 부르셔서 그들을 통해 공동체를 이끌어 가시기 때문이다. 이것이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식이다.

그런데 세상의 리더로서 주도적 입장을 취해야 할 기독교가 역으로 사회의 리더십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이렇게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계기는 무엇인가.

"얼마 전부터 미국의 풀러신학교에서 기독교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기 시작했던 것은, 미국 경영학계가 기독교 리더십에 관심을 갖게 된 시점과 때를 같이 한다.

그렇지만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2차 대전 이후로 너무 복잡한 개념이 되다보니 연구에 대한 열정이 조금씩 퇴조하게 됐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리더십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는가? 미국에 '크라이슬러'라는 자동차 회사가 있다. 이곳 회장이 여러 경영기법을 동원해서 회사를 일으켜 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그래서 'CEO를 바꿔보자' 해서 아이아코커로 바꾸었는데, 그 대기업이 다시 일어난 것이다.

이에 미국은 놀라움에 사로잡혔고, 하버드 대학은 이 리더십을 집중적으로 투자해 연구하게 됐다.

이런 큰 흐름에 기독교 또한 영향을 받아 미국 교계에 리더십 붐이 일어나고 신학교가 리더십학과를 만들 정도로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커지게 됐다. 한국교회 역시 이러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다시 말해 기독교가 리더십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된 것은 경영학에 관심있는 자들로부터 영향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경영학계에서도 여러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해보다가 후에 리더십의 측면에서 새로운 기대를 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영적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재 한국교회는 교회성장을 멈춘 침체를 극복해야 한다는 말이 많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영적 리더십은 성장과 발전을 위한 도구와 수단이라기보다 엄밀하게 말해 성경적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패러다임이다. 도구주의적 패러다임이 아니라는 말이다.

잘 보면 리더십은 성경을 이해하는 핵심 키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기독교의 현실은 기독교 리더십을 위해 세속적 리더십을 도입하는 시도를 함으로써 세속화의 영향을 받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이러한 경영학적 기법, 지나친 교육학적 기법 등이 마구잡이로 유입되면, 리더십의 기술은 가르칠 수 있지만 또 다른 위험성을 만나게 된다.

영적 리더십은 단순한 기술의 차원이 아니라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경영하는 것이다. 단순히 기술만을 도입하게 될때 또 반번의 무서운 세속화가 시작될 우려가 크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더욱 바람직한 리더십의 모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겠다. 리더십의 대안적인 모형이 있다면...

"바람직한 리더십의 대안으로는, 예를 들어, '섬기는 리더'를 들 수 있다. 이 리더십 유형은 철저하게 성경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섬기는 리더십이 기독교에 소개된 경로는 다음과 같다.

경영학자들이 여러 리더십의 유형 중 성경에 나오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실험해 본 일이 있었다. 그 대표적 학자가 '그린 하퍼'란 사람인데 실험결과 섬기는 리더십을 활용할 시 기업의 효율성과 이윤이 상당히 높아지는 효과를 얻게 됐다. 그제야 뒤늦게 섬기는 리더십의 영향력을 사람들은 발견하게 됐다.

이처럼 세상은 최종적으로 효율성과 이윤이라는 가치에 집착한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가 이야기하는 리더십의 핵심은 희생이어야 함을 우리는 깊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근본적으로 영적 리더십은 세상의 리더십과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 또 성공한 세상 사람들의 리더는 하나님이 즐거이 쓰시는 리더와 많은 차이가 있음을 우리는 많은 실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에서 나온 한 박사학위 논문은 세대별로는 어떤 리더를 선호하는가를 연구했다. 이에 따르면, 전쟁 세대들은 권위주의적이고 카리스마적인 지도자를 원했는데, 오늘날 신세대들은 권위주의적인 리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교회는 영적 리더십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

"한국적 정서는 매우 특수하다. 한국 사람들은 대체로 카리스마적 지도자를 좋아한다. 여기서 카리스마적 리더는 권위주의적 리더와는 서로 다른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카리스마'란 하나님의 은혜를 의미하는데, 관료주의적 리더십과는 반대되는 것이다. 카리스마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지위와 위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서 나오는 순수한 영향력이 카리스마다.

이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잘 쓰면 한국에도 매우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민주화가 되고 문화가 아무리 많이 변해도 지속적으로 카리스마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일본의 경우는 시스템을 통해 리드하는 게 효과적인데 한국의 경우에는 정서적인 리더십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카리스마적 리더를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 같지만 한국 사람들에게는 이런 리더십이 가장 효과적이다.

부작용도 많이 있었으나, 이제 나쁜 요소를 정제하고 카리스마적 리더십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또, 차세대에 맞는 비권위주의적 카리스마가 발휘되려면 정서적인 면에서 영향력을 끼치는 카리스마를 드러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