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은 뒷짐지고 있을 수 없다
지난달 말, 로렌스빌에 위치한 디스커버리 몰에서 한인 청소년 3명이 마약관련 혐의로 체포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미주 한인 셋 중에 둘은 교인이라는 자랑스러운 통계를 내는 한인교계지만, ‘은혜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빈 마음은 어떻게 채워야 할까?

마약과 약물, 섹스 중독에 빠진 젊은이들을 위해 아틀란타 교계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를 담은 작은 불꽃을 점화(Ignite)시키려 준비하고 있다. <이그나이트 2008> 집회가 바로 그 것이다. 아틀란타한인교회협의회(회장 황영호 목사, 이하 교협)에서 지난해 버지니아텍 총기난사사건 이후 더 이상은 청소년, 청년 문제에 뒷짐지고 있을 수 없다는 문제인식에서 준비해 온 2세를 위한 집회다.

이를 준비하고 있는 교협 황영호 목사를 만났다. 황 목사는 “지난해 모든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한국계 청년 조승희 군의 총기난사사건은 ‘내 자녀는 괜찮을 거야’라는 막연한 안도감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입을 열었다.

황영호 목사는 한인 2세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70-80%는 술과 담배에 손을 댄 적이 있고, 50%는 마약이나 마리화나를 경험해봤으며, 약물은 3분의 1이 시도해봤을 정도로 흔하다. 또 아틀란타 지역에 한인 고등학생 갱단이 2-3개가 있을 것이라는 신빙성있는 자료도 제시했다.

“2세 문제는 곧 부모와 교회의 문제다. 대화가 부재된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를 깊이 알지 못하고, 비지니스로 바빠서 학교생활이 어떤지 신경쓰지 못한다. 교회도 마찬가지로 진리에 목마른 젊은이들이 모이지만 만나서 교제하는 정도지,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들어주고 해결해 줄 기반이 절대 부족하다”

2세 목회자들이 주도, 1세는 철저히 지원한다
황영호 목사는 “지난해 평양대부흥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모아진 헌금을 청소년과 탈북자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었다. 그해 가을에 2세를 위한 집회를 기획했는데, 준비기간이 촉박했고 EM 목회자들과 논의가 충분하지 않아서 올해 제대로 시작하는 걸로 계획을 바꾸게 됐다”며 “이번 집회는 2세 목회자들이 주도하고, 1세 목회자들은 적극적으로 지원, 협력하는 모양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 집회는 폴 김 목사(아틀란타 한인교회 EM담당)와 임기윤 목사(베다니장로교회 EM담당)를 주축으로 6개 교회 10여명의 영어권 목사들이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집회를 위해 4월 말 2박 3일간, 집회준비와 친교를 위한 수양회를 열고 의기를 투합했다.

1세와 2세 목회자들간에 언어와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오해와 갈등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로, 실제 EM 목회자들의 평균 부임기간은 몇 년이 되지 않는다. 2-3년을 주기로 사역지를 옮겨다니는 EM 사역자들로 인해, 1세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EM 목회자 청빙이 ‘하늘에 별따기’라는 자조 섞인 안타까움도 종종 들린다.

하지만, 1세들의 생각과 달리 1.5세로 출신으로 아틀란타 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한 한 중형교회 목회자는 “2세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은 이들이 나이가 40이 되고 50이 되도 1세들이 보기엔 늘 보살펴주고 지원해줘야 하는 ‘어린아이’로 취급당하기 때문이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니 영어권에서 주도하는 대형 연합집회는 꼭 필요한 일이지만, ‘과연 될까’라는 의구심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차이에서 오는 갈등보다 하나님 원하시는 일에 초점
황영호 목사는 이에 대해 “언어와 문화차이로 갈등이 빚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님의 일을 할 때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믿는다. 이번 집회는 철저히 영어권 사역자들에게 맡겼다. 우리는 후원해주고 기도할 뿐이다. 또, 집회의 연속성 문제도 지적하는데, 이번 집회를 치루고 평가회를 통해 비판적인 자체평가를 실시하고 자료로 남길 것이다. 무엇보다 영어권 사역자들이 이번 집회를 계기로 더욱 단결해서 아틀란타지역 영어권 젊은이들을 살리는데 힘쓸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황 목사는 "2세 영어권 목회자들에게 이번 집회를 일임하고, 1세 목회자들은 철저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집회를 시작으로 교협에서는 매년 3번의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영어권 청소년을 위해 한번, 청년을 위해 한번 그리고 가족을 위해 한번이다. 또한, 집회에는 유명한 크리스찬 가수를 초청해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을 전도하는 방편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넓지 않은 한인사회에서 신분이 밝혀질까 우려해 본 교회에서 상담받기 꺼려하는 청소년, 청년들을 위해 전문 카운셀러도 청빙할 것이다.

변화의 역사가 일어나는 집회되길...
황 목사는 마지막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지금도 문제를 안고 말할 곳이 없어 끙끙거리고 있을 것이다. 이번 집회에 와서 진리의 말씀을 듣고 삶의 목적을 발견하고, 세미나와 카운셀링을 통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는 변화의 역사가 일어나길 간절히 기도한다”며 많은 젊은이들의 참여를 권고했다.

집회는 7월 25일 오후 8시에 시작해 다음날 오후 9시 30분 예배로 마쳐지며, 알파레타에 위치한 Perimeter church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