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 보안법 제정을 강행한 가운데 이탈리아의 한 언론인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이탈리아 언론인 마르코 토사티(Marco Tosatti)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최근 교황이 한 연설에서 홍콩 보안법과 관련된 의견은 생략됐다고 비판하면서 당초 준비된 연설 원고에는 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새로 제정된 홍콩 보안법은 중국의 홍콩에 대한 지배범위를 넓히고 홍콩 시민들의 자유과 인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친민주주의 운동을 지지하는 홍콩 목회자들은 이 법안에 따라 중국 본토로 추방되거나 재판에 회부될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토사티에 따르면 수정 되기 전 원고에는 “홍콩의 복잡한 상황 발전에 대해 걱정하지는 않지만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그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시민들에 대해 진심으로 친밀함을 보여주고 싶다. 따라서 모든 관계자가 원대한 지혜와 진정한 대화의 정신으로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는 방법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 용기, 겸손, 비폭력, 모든 사람의 존엄성과 권리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 사회적 자유, 특히 종교 자유-실제로 다양한 국제 문서가 제공하는 것과 같은 완전하고 진실된 자유가 표현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토사티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연설했을 당시, 기자들은 중국과 홍콩에 관한 언급은 생략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토사티는 “알려지지 않은 것은… 중국으로부터 어떤 종류의 압력이 교황에게 가해져 전 세계로 방송되는 연설에서 가능한 홍콩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게 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CP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바티칸과 중국은 중국 내 주교 임명 관련 예비 합의안에 서명한 바 있다. 당시 이 협의문 내용은 비공개됐지만 중국 정부가 임명한 중국 주교 7명을 바티칸이 정식 승인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 헤럴드 크리스 알 티에리(Chris Altieri) 로마 지국장은 교황이 최근 연설에서 홍콩 보안법 관련 내용을 생략한 것에 대해 “바티칸과 중국의 거래에 많은 의문을 제기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평가들은 바티칸과 중국의 거래에 대해 바티칸을 ‘무기력한’(supine) 입장에 처하게 한다고 보고 있다. 바티칸의 목표가 중국 본토에서 종교 자유의 황금 시대를 선포하기보다는 본격적인 디오클레티아누스 차원의 박해를 막는 것에 있다는 보다 신중한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 보안법에 대한 언급을 생략한 것은 바티칸이 중국에 무릎을 꿇었다는 비난을 방어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 앰네스티를 포함한 많은 인권 단체들은 홍콩 보안법이 홍콩의 지위를 훼손하고 시민의 자유를 제한하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국제 앰네스티 조슈아 로젠위그 중국팀장은 이 법안 통과 전 우려를 표명하면서 “홍콩은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미래의 벼랑 끝에 서있다. 국가보안법은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모든 측면에서 인권을 준수한다는 확실한 보증을 제공 할 수 없다면 국가보안법 통과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