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북한에서 정치범 수용소를 관할하는 기관 두 곳을 독자 대북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은 ‘브렉시트’, 즉 유럽연합(EU) 탈퇴 후 최초로 인권 유린 혐의가 있는 해외 국적자와 기관들에 대한 독자제재에 나선 것이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열린 영국 하원 회의에서 지난 2018년 제정된 제재 및 자금세탁방지법의 후속 조치로 제재 대상자와 제재 이행법을 담은 ‘세계인권제재결의안 2020’(Global Human Right Sanctions Resolution 2020)을 발표했다.
라브 장관은 최근 ‘사회안전성’으로 명칭을 바꾼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인민보안성(Ministry of People’s Security, MPS)과 국가안전보위성(Ministry of State Security, MSS) 등 두 곳을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 인권 유린과 관련해 첫 제재 대상에 올렸다고 RFA는 보도했다.
라브 장관은 “우리는 수감자들을 노예처럼 대하고, 고문과 살인을 일삼는 정치범 수용소를 관할하는 북한 당국 기관 두 곳을 명단에 포함시켰다”면서 “지난 50년 간 이 곳에서 수십 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독자제재 대상에 오른 대상자들의 영국 내 자산 동결은 물론 입국이 제한되며 이번에 발표된 제재 대상에 북한 국적자 개인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RFA는 전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영국은 인권을 침해하고 학대한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처음으로 제재 조치를 취한다. 이번 제재는 국가가 아닌 개인과 조직을 대상으로 한다”며 “영국은 심각한 인권 침해 및 위반에 연루된 사람들이 입국하거나 영국 은행을 통해 자금을 보내는 등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외무부 측은 앞으로 외무부 산하에 세계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특별부서를 두고, 심각한 인권 유린 혐의자들에 대한 제재를 계속 추가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또 제재 대상 지정에는 부정부패, 언론자유 침해, 종교를 이유로 한 핍박 등이 근거로 포함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