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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칼럼]우리는 세계관 전쟁 속에 있습니다

기독일보

입력 Oct 15, 2019 10:42 AM PD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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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종기 목사
민종기 목사(충현선교교회)

세계관학교 강의를 준비하면서 이데올로기의 도전 속에 있었던 날들이 생각났습니다. 80년대 중반 군복무 이후로 정치학을 공부하면서,'예수님의 가르침을 학문에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계속 던졌습니다. 정치학이라는 분야도 결국 하나님의 통치 영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선배님 중에는 정치학을 포기하고 신학을 하라고 말씀하시던 분도 있었습니다.

대학원에서는 정치사상을 가르치는 몇 분의 교수를 만났습니다. 나중에 국무총리가 되셨던 이홍구 교수님, 저의 지도교수가 되셨던 김홍우 교수님, 그리고 학위를 바로 마치고 들어오신 양승태 교수님이었습니다. 저의 신앙적 열망과 정치학의 가르침을 연결시켜 지도하신 분은 김홍우 선생님이셨습니다. 집사님이신 교수님은 '신앙을 핑계로 지적 노력을 포기하는 것은 바른 신앙이 아니다'라고 격려하시며, 폴 리쾨르(Paul Ricoeur)를 소개하셨습니다. 리쾨르는 신앙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을 소화하신 분이었습니다.

이후로 교수님과 세미나를 통한 무수한 만남이 계속되었습니다. 영어로 된 낮선 책들, 그것도 정치학, 철학, 인류학, 역사, 문학, 고전 등을 무차별적으로 읽는 훈련을 받으며,"폴 리쾨르의 국가론 연구"라는 졸업논문을 제출하였습니다. 교수님은 유학을 격려하시면서, 강의를 해보라고 정치학개론 강의를 맡겨주시기도 하였습니다.

당시에 제가 공부하던 학내 환경은 김영환 씨를 중심으로 한 주사파 학생운동이 등장하면서 반미운동이 정점에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학교의 중앙도서관에서 분신 투신자살자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최류탄으로 매캐한 강의동에서 세미나를 진행할 수 없어, 김홍우 선생님은 야외극장에서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한 운동권 학생은 정치학과 대학원생 연구실 발코니에서 데모를 주동했는데, 던져진 최류탄이 연구실 내부에서 터져, 한동안 연구실을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대학원생들이 쓴 절반의 논문은 마르크스 레닌은 물론이고, 신좌파 사상가 그람시, 알튀제, 루카치 그리고 모택동과 종속이론 등이 관한 것이었습니다.

미국에서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아니 된 1989년, 사회주의 루마니아의 권력자 차우체스크가 사형 당하며 공산당 정부가 해체되었습니다. 소련이 무너지면서 많은 나라로 분열되고, 동구권은 종주국의 상실로 자유로운 나라로 복귀하였습니다. 사회주의를 추구하였던 나라들은 원조의 중단으로 빈곤국으로 전락하였습니다. 한 때 좌파 운동권의 로망이던 소련, 동독, 중공, 쿠바, 유고, 베네수엘라는 결코 더 이상 매력적인 나라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체제경쟁에서 승리하였다고 모든 좌파사상이 퇴조한 것은 아닙니다. 탐욕적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항하여 생긴 마르크시즘은 실패한 계급투쟁 대신 문화적인 투쟁으로의 전환했습니다. 새로운 좌익은 비판(criticaltheory), 신좌파(New Left), 정치적 정도(political correctness) 그리고 해체적 포스트모더니즘으로 기독교와 자유민주주의를 공격합니다. 세계관 전쟁은 지금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모국에서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성도의 분별과 기도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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