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채영남 총회장(맨 오른쪽)이 방망이를 두드리며 특별사면을 선포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예장 통합 채영남 총회장(맨 오른쪽)이 방망이를 두드리며 특별사면을 선포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채영남 목사)이 김기동(김성현과 성락교회)·故 박윤식(이승현과 평강제일교회)·변승우·이명범 목사를 특별사면했다.

예장 통합은 12일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채영남 총회장이 직접 방망이를 두드리며 이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선포했다.

채 총회장은 특별사면 선언문에서 이들이 "회개와 개전의 정이 뚜렷하고 총회의 지도와 인도를 받기로 약속했다"며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로 맞이함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선포한다"고 했다.

선포에 앞서 낭독한 '총회장 담화문'을 통해서는 "그 동안 우리는 '교회와 성도들의 신앙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많은 사람들과 교회를 이단으로 결의하고 그들과 담을 쌓고 지내왔다"며 "성경과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 아닌 한, '용서하지 못하겠다'고 거스를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용서는 권리가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용서하고 화해하자. 갈등과 분쟁으로 고통받는 성도들과 교회들이 그리스도의 온전한 복음과 한국교회의 지체로 돌아오도록 기도하자"며 "그래서 총회 2세기를 부흥과 성장, 감동과 감격으로 새롭게 시작하자"고 전했다.

이날 함께 자리한 이홍정 사무총장은 "성도와 교회는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과 복음의 온전하고 총체적인 차원에 이르도록 자라가는 과정에 있다"며 "따라서 신학적 독선과 오만은 금물이며,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은 범죄"라고 했다.

이 밖에 통합측은 권징책벌자 16명과 이단옹호언론 1곳도 특별사면 했고, 기장 설립자인 故 김재준 박사에 대해선, 그를 파면하기로 한 제38회 총회 결의를 철회하도록 제101회 총회에 청원하기로 했다.

사면 대상을 심사했던 특별사면위원회 위원장 이정환 목사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 아닌 비본질적 문제로 이단 정죄된 자 △본질적 문제라 할지라도 잘못을 시인하고 회개해 개선할 의지를 가진 자 △사면 후 총회가 실시하는 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자 등이 이번 사면 대상 선정 기준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제100회 총회는 특별사면위원회를 총회특별원회로 구성, 1912년 9월 1일 총회 창립일부터 제100회 총회 폐회 때까지 책벌 받은 자들 중 "회개하고 용서와 자비를 구하는 자들에게 제100회기에서 한시적으로 사면할 수 있도록" 결의했다.

이하 총회장 담화문 

-제100회기 화해와 특별사면-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
(고후5:18~21, 창33:1~4)

전국 교회 성도 여러분과 총대 여러분께 성삼위일체이신 우리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 늘 충만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총회 제100회기는 역사적인 회기입니다. 하나님께서 제100회기를 단순히 숫자적인 의미로 주신 것이 아닙니다. 100이란 숫자는 신앙 고백적으로 희년을 두 번 맞이하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하게 하여 그 땅에 있는 모든 주민을 위하여 자유를 공포하라.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니 너희는 각각 자기의 소유지로 돌아가며 각각 자기의 가족에게로 돌아갈 지며 그 오십 년째 해는 너희의 희년이니 너희는 파종하지 말며 스스로 난 것을 거두지 말며 가꾸지 아니한 포도를 거두지 말라. 이는 희년이니 너희에게 거룩함이니라. 너희는 밭의 소출을 먹으리라"(레25:10~12).

제100회기는 희년을 두 번째 맞이하는 해요, 이는 본 교단과 한국교회, 나아가 한국 사회에 주신 하나님의 구원의 비전이요 동시에 심판이며 신원의 날입니다. 그러므로 희년은 거룩한 해입니다. 자유와 해방을 선포하므로 사람이나 자연이나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회복의 해, 우리가 다시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되는 해입니다.

부족한 종은 총회장 취임을 앞두고 오랫동안 십자가 앞에서 엎드려 기도하였습니다. "희년을 두 번째 맞이하는 제100회기 총회장으로서 본 교단과 한국교회, 그리고 한국 사회와 민족을 위하여 쓰임받는 종으로서 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아니옵니다. 종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희년의 뜻과 명령을 내려주시옵소서. 부족한 종이 절대 순종하겠나이다." 이 기도의 응답이 바로 '화해'입니다.

그 동안 본 교단과 한국교회 안팎에서 일어난 갈등과 분쟁으로 말미암아 커다란 고통과 아픔이 있었는데, 치유·화해·생명의 복음으로 이것을 아우르고 치유하는 실제적 첫 단계가 바로 화해입니다. 화해는 갈등 당사자들의 상호 회개와 죄의 용서를 전제로 합니다. 또한 화해는 한국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입니다.

그래서 제100회기 총회는 갈등과 분쟁으로 말미암은 소송과 재판이 없는 '화해의 원년'을 선포하고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하였습니다. 또한 제100회기 총회는 만장일치로 특별사면을 결의하였으며 화해의 실천으로 7대 주제사업(화해의 십자가의 날, 민족 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 경제 양극화 극복을 위한 화해사역, 담(교도소) 안 화해사역, 화해 조정과 사면을 통한 화해사역, 한국교회 일치 증진을 위한 화해사역, 화해의 종 안수식)을 실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전국 교회 성도 여러분 그리고 총대 여러분! 한국 기독교 선교 130년 동안 많은 교회들과 성도들이 이런저런 갈등으로 소송과 분쟁에 휩싸여 엄청난 상처와 고통을 당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교단이 분열되었습니다. 많은 교회들이 분열되었습니다. 심지어 노회가 분립되었습니다. 결국에는 교회법이 세상 법정에서 심판받는 참으로 부끄러운 일들이 오랫동안 일어났습니다. 한 동네 믿음의 형제자매들이 원수가 되었습니다. 원수가 되어 하나님을 믿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모두가 우리의 죄요 잘못입니다.
 
또한 그 동안 우리는 '교회와 성도들의 신앙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많은 사람들과 교회를 이단으로 결의하고 그들과 담을 쌓고 지내왔습니다. 물론 그들 중에는 통일교를 비롯하여 신천지, 엘리야복음선교회, 하나님의교회, 여호와의증인, 구원파 등 도저히 함께할 수 없는 이단과 사이비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적인 측면에서 우리와 같이 성경과 기독교를 믿고 고백하는 교리에 근거한 형제들까지 이단과 사이비로 정죄하고 담을 쌓고 지내왔습니다.

이번에 우리 총회에 사면을 신청한 사람들과 교회들이 과거에 주장한 그들의 주장에 아무 문제도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분명 우리와 다른, 그리고 한국교회 전체가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독특한 신앙양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도 우리와 같이 성경과 복음, 사도신경을 믿고 고백하는 우리의 형제자매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그들은 지난날 자신들이 행한 적절하지 못한 신앙행위들에 대하여 진심으로 뉘우치며 회개하고 용서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형제가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면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대할 때, 성경과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벗어난 것이 아닌 한, 용서하지 못하겠다고 거스를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용서는 권리가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입니다. 우리가 용서하지 않으면 우리도 하나님께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단을 해지하려 한다"고 비판과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단을 해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단적 주장과 행위를 반성하고 뉘우치는 이들을 용서하겠다는 뜻입니다. 분명 그들은 한국교회 앞에 잘못한 일들이 있습니다. 본 교단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와 특별사면위원회는 연구 조사와 당사자에 대한 심층면담을 통해서 그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그들도 이 모든 사실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시정하겠다는 약속을 하였고 순화교육의 과정도 기꺼이 수용하겠다고 했습니다.

또한 "이단이나 사이비들은 거짓말을 잘하며, 잘못했다고 회개하는 것도 다 우리를 속이려는 것이다"라고 비판하며 "절대로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하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구약 66권, 삼위일체론, 기독론, 성령론, 구원론 등 우리의 신앙고백과 교리를 믿고 회개하고 돌아오면 희년과 화해의 복음으로 용서를 선포하고자 합니다.

전국 교회 성도 여러분 그리고 총대 여러분! 우리 모두 용서하고 화해합시다. 갈등과 분쟁으로 고통받는 성도들과 교회들이 그리스도의 온전한 복음과 한국교회의 지체로 돌아오도록 기도합시다. 그리고 이단적 사이비성의 잘못된 신앙으로 평생 종 되었던 형제자매들도 온전하신 하나님의 품과 한국교회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합시다. 그래서 한국교회의 장자교단으로서 권위와 위엄을 가지고 총회 2세기를 부흥과 성장으로 감동과 감격으로 새롭게 시작합시다.

마지막 죽음의 십자가를 앞에 두고 "아버지여, 저희도 우리와 같이 하나가 되게 하여 주소서"라고 눈물로 기도하시던 주님의 간절한 바람을 이루어 드려야 할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제101회기 총회 주제 '다시 거룩한 교회로'는 새로운 50년의 희년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입니다. 지난 100회기 동안의 모든 죄와 잘못은 화해의 화목으로, 화해의 속량으로, 화해의 속전으로 아우르고 용서하고 치유합시다. 우리는 화해가 없이는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될 수 없으며 화해가 없이는 여호와 하나님은 우리의 하나님이라 고백할 수 없으며 장차 하나님을 뵈올 수 없습니다. 이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함과 거룩함을 따르라. 이것이 없이는 아무도 주를 보지 못하리라(히12:14)"는 말씀을 온전히 이루기 위함입니다.

전국 교회 성도여러분 그리고 총대 여러분!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입니다. 지나온 500년의 기독교를 되돌아보면 하나님과 교회 앞에 많은 부끄러움이 있듯이 우리도 50년, 100년 후에 한국교회의 역사를 미리 되돌아 봅시다. 우리의 결의와 행동이 참으로 참담한 것이 되지 않기를 기도드립니다. 제100회기 총회장으로서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와 특별사면위원회의 결의를 존중하며 귀한 결정을 받들어 총회와 전국 교회와 총대들과 함께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드립니다. 또한 이단 사이비로 말미암아 고통과 피해를 받은 성도들과 교회들에게 주님의 크신 위로가 함께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이것이 우리들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뜻이며, 이것이 지난 제100회기 총회에서 1,500여 총대들께서 만장일치로 결의해 주신 화해의 명령이며 특별사면이라 믿습니다.

주님 오실 때까지 우리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전국 교회와 성도들과 함께 분단된 한반도와 한국 사회에, 그리고 지구촌 곳곳에서 갈등과 분열로 신음하는 모든 나라와 민족에게 화해의 복음을 전하며 복의 근원되기를 기원합니다.

2016년 9월 12일
총회장 채영남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