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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테이프 비밀 보고서
앤드류 팔리 | 터치북스 | 196쪽 | 11,000원

지난 2013년 11월 22일 '20세기 최고의 변증가' C. S. 루이스 50주기를 맞아 그의 '정본 클래식'을 출간 중인 홍성사가 개최한 기념행사에서는, '내가 써 본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라는 공모전이 진행됐다. 루이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스크루테이프의 편지(1942년)>를, '지금 이곳'에서의 그것으로 바꿔 써 보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갖는 통찰력과 번뜩이는 재치, 그리고 역설 덕분이다. 이 작품은 경험 많고 노회한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조카이자 풋내기 악마인 '웜우드'에게 인간을 유혹하는 방법에 관해 쓴 31통의 편지로, 신앙생활의 동기와 맹점들을 거울을 보듯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홍성사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인간 세상에 누설된 지 70년 후, 현대의 악마들은 어떤 전략으로 크리스천들을 넘어지게 만드는가?"라는 질문으로 공모전을 진행했다.

현지에서 '21세기의 본회퍼'로도 불린다는 앤드류 팔리의 <스크루테이프 비밀 보고서>도, 홍성사의 공모전과 같은 성격의 작품이다. 참패한 스크루테이프를 거울 삼아, '후배 악마'들이 그리스도인들과의 '영적 전쟁'을 앞두고 벌이는 '필승 결의대회' 정도로 볼 수 있다. 팔리는 '후배 악마'들의 20가지 전략이 담긴 문서를 긴급 입수해 '번역·공개'했다.

서문 격의 '어렵사리 입수한 문서를 번역하며'에서, 팔리는 비장한(?) 문체로 "이 문서에서 '(구원) 사역(the Work)', '그 자(the One·그리스도)', '새 생명(the Life)', '성령(the Ghost)'과 같은 몇몇 고유한 표현은 악마들이 일부러 그 의미를 축소하여 쓰고 있다는 것을 주목하기 바란다"면서 시작부터 몰입을 유도한다. 여기서도 우리의 말 한 마디, '단어 선택'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알 수 있다.

악마들의 주요 전략들을 알고 있다면 우리의 '영적 전쟁'은 '백전백승'일 것이다. '비밀 보고서'에 공개된 악마들의 수많은 지침들 중 하나만 소개한다. "환자(그리스도인)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보지 모하고 계속해서 찾아다니게 만들어라. 자기 자신과 그리스도에 대한 그 어떤 확실한 진리도 보지 못하도록 주의를 돌려라. 보혈을 보지 못하게 만들고, 특히 구원은 절대, 절대로 알지 못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