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Boko Haram)이 2014년 상반기 동안에만 무려 95회의 테러 공격을 자행해 민간인 2,05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가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 4월 300명 가까이 되는 여학생들을 납치해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기도 했던 보코하람은 5년여 가까이 나이지리아 정부와 기독교인들에 대한 전쟁을 수행해 오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서아프리카 디렉터인 코린느 더프카는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으로 전쟁을 벌이고 있고, 이는 엄청난 수의 생명들을 대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인들을 향한 광범위한 지역에서의 테러 공격에서는 잔혹 행위들이 동반되고 있고, 이는 반인도범죄에 해당한다. 이러한 일들을 저지르는 이들은 반드시 처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나이지리아에서 보코하람이 올해 1월부터 저지른 테러 공격들을 미디어들을 통해 보도된 데 따라 그 수를 집계했다. 가장 많은 수의 공격이 벌어진 곳은 북부의 보르노 주로, 보코하람이 처음 결성된 곳이기도 한 이 지역에서는 1,446명이 살해 당했다.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 전역에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조너선 굿럭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와 군대는 보코하람을 소탕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 6개월 내내 보코하람의 공격은 정부 기관, 교회, 학교, 마을 등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가장 최근 보도된 보코하람의 공격은 여학생 납치 사건이 일어난 북부 치복(Chibok) 시 인근의 크와다와 카우티카리 마을에서의 교회 공격으로, 보코하람 요원들은 교회 네 곳을 불태우고 예배를 드리고 있던 열두 명 가량의 교인들을 살해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인터내셔널크리스천컨선(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의 서아프리카 매니저 캐머런 토마스는 이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최근 일어난 보코하람의 교회 공격은 다시 한번 이 무장단체가 저지르는 잔악무도한 범죄에는 종교적인 동기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지난 수년간 나이지리아 북부의 기독교인들은 이 무장단체의 파괴적인 공격으로 피해를 입어 왔지만, 아직까지도 이들이 겪는 위협적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대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보코하람은 4월에 300명 가량의 여학생들을 납치한 뒤 나이지리아 정부에 이들 소녀들과 수감되어 있는 테러리스트들을 맞교환할 것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 결과 스스로 탈출하지 못한 200명 이상 소녀들이 아직까지도 보코하람에 붙잡혀 부모에게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보코하람이 이 같이 장기간 동안 공격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데는 나이지리아에서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정부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권력 남용, 범죄에 대한 관대한 처벌 등의 문제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휴먼라이츠워치는 보코하람의 민간인 학살과 살해, 고문, 강간 등의 범죄 행위들이 국제형사재판소 로마규정이 규정하는 반인도범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으며, 보코하람의 이러한 범죄들을 묵인하거나 배후에서 돕고 있는 나이지리아 보안군 역시 똑같은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코린느 더프카는 "나이지리아 정부는 보코하람은 물론 군과 경찰 당국 내에 직위를 남용하는 이들로부터도 국민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코하람의 기독교인에 대한 계속되는 공격은 나이지리아를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이 살아가기에 가장 위험한 나라 중 하나로 만들고 있다. 박해 받는 교회들을 지원하는 국제 단체인 오픈도어즈(Open Doors)는 최근 매년 발표하는 박해 국가 리스트(World Watch List)와는 별개로 물리적 폭력 사건만을 집계해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나라 리스트를 공개했으며, 나이지리아는 이 리스트에서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