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시신은 쥐가 파먹고, 화장 처리가 제대로 안된 유골은 호박, 배추밭의 거름으로 사용됩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북한인권침해사례집'에 소개된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끔찍한 실상을 탈북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이같이 소개했다.


WP는 북한이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정치수용소의 잔혹상을 광범위하게 보여주는 이 사례집이 한국 정부로서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그러나 정작 한국에선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사례집에는 정치범 수용소 감독관 등의 인적 정보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헌법상 북한 주민도 국민으로 인정하는 한국 정부가 훗날 이들에 대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최근 급증하는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정치범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믿기 힘든 사례를 소개했다. 한 탈북자는 요덕수용소에서 올림픽과 같은 형태의 경기가 열린다면서 그 중 하나의 종목은 언덕 아래에 옥수수 빵을 놔둔 뒤 수감자들에게 경주를 시키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많은 수감자들이 달리는 중에 절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면서 "감독관들은 이를 오락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요덕수용소에서는 하루 노동량을 채우지 못하면 식량배급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굶주림에 지친 수감자들은 또다시 노동량을 채우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다른 탈북자는 전했다.


옥수수 수확철이 되면 수감자들이 이를 훔쳐 먹지 못하도록 대변과 섞기도 하지만 이를 몰래 먹어 대장염에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증언도 있었다.


사례집에 등장한 탈북자 김강일 씨는 전염병이나 굶주림으로 숨진 수감자들은 곧바로 매장되지 않아 쥐가 시체를 파먹기도 한다면서 결국 화장이 되지만 시설이 열악해 제대로 소각처리가 되지 않기 때문에 유골을 채소밭의 거름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WP는 지난달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튿날 사설을 통해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상을 고발하는 등 최근 북한 인권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문은 지난 3월말 북한의 14호 개천수용소에서 태어나 지난 2005년 24세의 나이로 탈북한 신동혁씨의 `비극'을 소개하며 "21세기에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는가"라며 반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