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세 반 세겔 (Half Shekel for the Temple Tax)

솔로몬이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할 때, 두로 왕 히람은 성전 건축에 필요한 전문가들과 건축 재료들을 제공하였다. 히람은 벌목공을 보내 솔로몬이 원하는 만큼 레바논의 백향목, 잣나무를 제공하였고 히람의 건축가들은 솔로몬의 건축가들을 도와 성전을 완공하였다 (왕상 5, 대하2). 그러나 2차 성전 시대에 성전세의 공식 화폐가 두로에서 주조된 세겔 (또는 반 세겔)이었다는 것에 대해 아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하나님은 시내산에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들과 계약을 맺으면서 20세 이상된 모든 이스라엘 자손들은 자신의 생명의 속전을 위하여 성소에 반 세겔을 바치라 하셨다. 부자라고 더 내지 말고, 가난한 자라 하여 덜 내지도 말고 모든 이스라엘 자손들이 각자 내야 할 성전세는 반 세겔이라 하셨다 (출30:11-16). 세겔은 무게를 나타내는 중량 단위로서 오래 전부터 사용된 단위였다. 바벨론, 앗수르, 이집트, 이스라엘에서 사용된 세겔의 중량은 지역과 시대별로 차이가 있지만, 2차 성전 시대에 사용된 쉐켈 (lq,v,)의 중량은 14.50-14.65 그램 (Jewish Encyclopedia)이었다. 당시 유대인들은 성전세로 두로에서 주조된 세겔을 사용하였는데, 자신과 타인을 위하여 한 세겔을,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는 반 세겔을 드렸다 (Mishnah Bekhoroth 8:7; Babylonian Talmud Kiddushin 11a).

1940년대 말에 프랑스 고고학자인 롤랑 드보 (Roland de Vaux)는 쿰란 유적지를 발굴하면서 세 개의 항아리에서 모두 561개의 은 세겔을 발견하였다. 쿰란에서 발견된 거의 모든 세겔은 주전 137-125년에 두로에서 주조된 것이다. 두로의 세겔은 페니키아의 신인 멜카르트 (Melqarth/Heracles or Baal)의 머리 형상이 새겨져 있다. 멜카르트는 헤라클레스와 관련이 있다. 동전 뒷면에는 독수리가 새겨져 있다 (사진에서 보는 동전의 앞면과 뒷면). 두로의 세겔은 94퍼센트의 순수한 은으로 주조되었다. 주전 19-18년에 주조된 두로의 세겔이 발견되지만 이후 로마 정부가 두로에서 세겔 주조를 금지한 이후 다른 세겔이 발견되었지만 정확하게 어디에서 주조되었는지는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다. 다만 예루살렘 또는 인근에서 주전 18-17년에서 주후 69-70년 사이에 주조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성전세로 반 세겔을 바쳐야 했던 유대인들은 두로 세겔을 일관되게 사용하였다. 다시 말하면 유대인들은 성전세로 Melqarth/ Herakles의 형상이 새겨진 두로 동전을 계속 사용하였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십계명의 두 번째 계명인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며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라’는 계명에 정면 위배되는 것이다 (출20:4, 신4:16-18, 5:8). 그럼에도 당시 랍비들은, 두로 세겔이 성전세로 바치기에 가장 합법적인 화폐라고 선언하였다. 두로 세겔이 성전세의 공식 화폐로 적합하다고 결정한 이유는 세겔의 정확한 무게와 순수한 은의 중요함이 동전에 우상이 새겨진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해석하였기 때문이다.

신약 성경에 두로 세겔은 두 차례 기록되었다. 마태복음 17:24-27절에 성전세 받는 자들이 베드로에게 ‘네 선생은 성전세를 내지 않느냐’고 말하였을 때에 베드로는 ‘내신다’라고 대답하였다. 이 사정을 아신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임금이 백성들에게 세금을 받지만 그러나 아들은 세금을 면할 것이라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들이 실족하지 않도록 성전세를 내라 하시며, 갈릴리 바다에서 고기를 낚아 그 입에서 한 세겔을 얻으면 나와 너를 위하여 성전세를 내라 하셨다. 마태복음 26:14-15절에 가룟 유다는 예수님은 판 대가로 은 30세겔을 받았는데 그 은 세겔은 성전고에서 가져온 두로 세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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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섭 목사(멤피스장로교회)는 성경의 사실적 배경 연구를 위해 히브리어를 학습하였고, 예루살렘 대학과 히브리 대학에서 10여년에 걸쳐 이스라엘의 역사, 지리, 고고학, 히브리인의 문화, 고대 성읍과 도로를 연구한 학자이다. 그는 4X4 지프를 이용하여 성경의 생생한 현장을 연구하기도 했다. 문의 jooseob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