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음주의 교회들은 일부의 비판처럼 복음전도를 통한 개인 영혼 구원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현실 사회의 문제에 무관심했을까? 복음주의 교회들은 1970-80년대 정치적 민주화 운동에 적극 참여하지 않았던 죄(?)로 이같은 주장에 별다른 항변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는 이에 한국 복음주의 교회들이 해방 이후 1980년대 민주화 과정까지 한국 사회의 현실과 삶의 문제를 기독교 윤리적 관점에서 어떻게 분석하고 답을 제시했는지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1일 오후 7시 서울신대(총장 목창균) 성봉기념관에서 열린 제63회 정기세미나에서는 ‘현대 한국복음주의와 윤리운동’을 주제로 복음주의권 교회에서 기독교 윤리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한경직 목사, 김용기 장로, 장기려 박사의 삶을 통해 이를 분석했다.
주제발표한 오성현 교수(서울신대 윤리학)는 “한국 복음주의권에서 실제 실행된 윤리적 실천을 중심으로 연구했다”며 “이는 현대 한국의 복음주의적 윤리를 기독교윤리학적으로 대변할 만한 것이 눈에 띄지 않기도 하기 때문이지만, 그보다는 신학의 이론화보다 교회 현장의 운동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복음주의 교회와 신학의 원래적 방향성에 더욱 적합하리라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특히 에큐메니칼 진영에서 주로 연구해 오던 김용기·장기려를 복음주의 윤리 차원에서 분석하는 데 대해서는 “이들은 명백하게 공산주의를 철저히 반대했고 현실 정치 참여를 거부했으며 자유주의적 신학도 배격했기 때문에 복음주의자들로 분류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한경직 목사-복음화와 사회 봉사
추양 한경직 목사(秋陽, 1902-2000)에 대해 오성현 교수는 “그의 복음화 운동과 구호활동, 대사회적 태도의 표명이 가지는 윤리적인 함의는 한 교회나 교단을 넘어 복음주의 교회 전체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며 “그의 윤리적 영향력은 단지 그의 개인적인 도덕적 청렴성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설교와 목회에서 드러나는 그의 복음주의적 윤리의 방향성 제시와 실천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직 목사의 복음주의적 윤리관이 제일 먼저 드러나는 ‘복음화 운동’에 대해 오 교수는 “한경직의 복음화 운동에는 구원론을 넘어 기독교윤리적 의미가 강하게 내포돼 있었다”며 “그에게 복음화는 민족과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이었고, 최대의 애국운동이자 우리 국가의 도덕적 기초를 튼튼히 만드는 운동이었다는 점에서 한국사회와 국가를 위한 윤리운동이었다”고 전했다. 이는 복음으로 온전히 거듭난 생활이 청교도들에게서 구현됐다고 여겨 ‘경건한 청교도적인 생활훈련’을 개인 윤리의 구체적인 사안으로 제시, 이것이 사회와 국가 근대화 구현을 위한 일종의 쇄신운동과 같은 역할을 한 데서도 나타난다.
한경직 목사는 복음전도와 함께 교회의 대외적 기능의 중심적인 짝개념으로 ‘사회봉사’를 강조했다. 한경직 목사는 잘 알려졌듯 한국전쟁 이후 한국선명회(現 월드비전)를 설립했고, 이전부터 고아원 설립과 피난민 숙식제공 등 구제사업을 계속해 왔다. 오 교수는 “한경직에게 사회사업은 복음 외에 부수적으로 외부적 존재 근거를 가지는 그런 활동이 아니었다”며 “성경은 박애와 자선사업의 원천이기에 성경을 읽고 그대로 살려고 하는 곳에서는 사회구제 사업운동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한경직 목사는 사회구제 사업을 인간 삶의 사회적 연대성의 귀결일 뿐 아니라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는 윤리적 이기주의의 근거에서도 실행돼야 할 것을 역설했다.
김용기 장로-가난 극복 위한 농촌 공동체 운동
평범한 기독교 신자이자 농사꾼으로 자처한 일가 김용기 장로(一家, 1909-1995)에 대해서는 “한 손에 성경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호미를 들고 신실한 기독교 신앙 위에서 농촌과 농민의 부흥을 위해 평생을 바친 분”이라며 “물론 그 바탕에는 기독교 신앙이 있었고, 농촌 뿐 아니라 한국교회 내부적으로도 신앙적 귀감이 됐다”고 평가했다.
오성현 교수는 “김용기의 농촌공동체 운동은 농민과 농촌에 정신적인 희망과 결의만을 북돋은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기술 전수로 농촌이 회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전 국민들에게 근로와 검약, 절제훈련을 제공한 보편적 정신교육의 장이었다”며 “이로써 김용기는 새마을 운동의 선구자라는 별칭을 얻었고, 1960-70년대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 근대화에 정신적 동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김용기 장로가 펼친 신앙촌 운동은 인본주의적이 아니라 경제적 풍요와 기독교 신앙이 조화를 이룬 공동체였다고도 덧붙였다.
김용기 장로는 특히 한국교회에 기독교적 노동 윤리를 제시했다. 그는 노동을 하나님의 신성한 명령으로 규정하고, 창조주 하나님이 지상의 하늘과 땅을 창조한 것은 인간에게 거기서 땀흘려 일해 먹고 살면서 번성하며 땅을 정복하라는 하나님 최초의 근로명령을 수행하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노동의 사명에 충실하지 않는 것은 죄가 된다고까지 여겼으며, 고통과 인고를 마다하지 않는 노동에 충실하지 않는 사람은 ‘신의 쾌락인 창조의 쾌락’을 누리지 못한다고 봤다. 또 “일을 해야 자기가 살고 남은 것은 이웃에 나눠줄 수 있기 때문에” 노동의 윤리는 사랑의 윤리도 가능하게 해 준다고 생각했으며, 이런 점에서 김용기 장로의 기독교 윤리는 공동체성을 배려하는 사랑의 윤리였다.
장기려 박사-가난한 자들을 위한 사랑의 의료 봉사
‘한국의 슈바이처’, ‘바보 의사’로 불렸던 성산 장기려 박사(聖山, 1911-1995)에 대해서는 “최고의 실력을 가졌으면서도 그것으로 자신의 안일을 구하지 않고 청빈하고 검소하게 살면서 타인,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의료봉사를 위해 평생을 바쳤다”며 “일반 대중에게는 매우 도덕적인 성인군자와 같은 의사로 평가되지만, 아주 철저한 기독교 신앙의 사람이기도 했다”고 정리했다.
오성현 교수는 “장기려가 의사로서 평생 가난한 이웃을 위해 봉사한 원동력은 기독교 신앙이었다”며 “그는 최고 실력의 의사로서 언제나 성실하게 치료에 임했지만, 실제적인 치유는 하나님이 운영하시는 자연 치유의 기적, 곧 하나님의 창조적 자연법칙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믿었다”고 했다. 장기려 박사는 특히 환자들을 의료적으로 치료하기 전에 복음 전도를 더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 교수는 “그는 의사로서 환자의 육적 생명을 돌보고, 복음 전도자로서 영적 생명을 돌봐야 한다고 여겼다”며 “이런 점에서 그의 복음주의적 신앙 이해는 확연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장기려 박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실천된 하나님의 사랑은 모든 사람을 그 인격 자체 때문에 사랑하는 절대성과 적극성을 갖고, 자기의 것을 다 바치는 무한한 희생적 성격을 띠며, 국적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인류애, 곧 순수한 사랑을 구현할 수 있다고 봤다. 그리고 그의 이런 희생적 사랑의 윤리관에 비춰볼 때 한국교회 현실은 복음으로부터 너무 떨어져 있다고 여겼고, 한국교회가 이런 물질주의·현실주의적 세태와 결별하고 복음으로 돌아가서 예수의 긍휼을 입은 대로 남에게 긍휼을 베푸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장기려는 교회개혁과 관련된 비판을 진지하고 날카롭게 던지면서도, 단지 구조적인 문제와 타인의 문제로만 돌리지 않고 언제나 자신의 삶과 신앙에 대한 회개 문제로 되돌려 놓기를 잊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복음주의 윤리운동, 조국 근대화에 큰 기여
오성현 교수는 “1990년대 이후 민주화와 더불어 복음주의 안에서도 다양한 기독교 윤리적 관심사와 입장이 특히 사회윤리적 관점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이들 세 사람이 취했던 기독교 윤리적 실천과 입장은 현대 한국 복음주의적 교회의 윤리적 이해에 토대를 제공했으며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현대 한국 복음주의는 기독교 윤리적 실천에서도 복음 전도의 우선성을 강조했던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한경직 목사가 복음화가 한국 사회의 여러 현실 문제에 대한 실제적 해결책이라고 봤던 점, 김용기 장로가 농촌 빈곤이라는 사회적 현실 문제 해결을 위해 기독교 신앙 교육을 첫번째 해결책으로 제시한 점, 장기려 박사가 가난한 환자들의 육체적 치료에 매진하면서도 육적 생명에 대한 영적 생명의 우위를 주장하면서 복음 전도에 최종적 가치를 부여한 점 등에서 이는 확인된다.
오 교수는 “이 세 사람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1960-70년대 한국사회의 주도적 관심사는 무엇보다도 경제 개발이라는 의미에서의 근대화였는데, 이들의 윤리적 관심사도 바로 이 시기 한국 사회의 근대화라는 시대적 상황과 상응하는 조화의 관계를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보완 내지 비판적 관계를 이루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석규 교수(서울신대 조직신학)는 오 교수의 발표에 대해 “이번 연구는 진보와 보수를 아울러 목회적·신학적·사회적 측면에서 추앙받는 세 인물들이 복음주의 신학계에서 그 입장과 관심을 통해 연구되고 전망된다는 데 의미가 있고, 이를 바탕으로 복음주의 뿐 아니라 에큐메니칼 진영에서도 목회와 선교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성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 박명수 교수)는 이에 한국 복음주의 교회들이 해방 이후 1980년대 민주화 과정까지 한국 사회의 현실과 삶의 문제를 기독교 윤리적 관점에서 어떻게 분석하고 답을 제시했는지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1일 오후 7시 서울신대(총장 목창균) 성봉기념관에서 열린 제63회 정기세미나에서는 ‘현대 한국복음주의와 윤리운동’을 주제로 복음주의권 교회에서 기독교 윤리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한경직 목사, 김용기 장로, 장기려 박사의 삶을 통해 이를 분석했다.
주제발표한 오성현 교수(서울신대 윤리학)는 “한국 복음주의권에서 실제 실행된 윤리적 실천을 중심으로 연구했다”며 “이는 현대 한국의 복음주의적 윤리를 기독교윤리학적으로 대변할 만한 것이 눈에 띄지 않기도 하기 때문이지만, 그보다는 신학의 이론화보다 교회 현장의 운동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복음주의 교회와 신학의 원래적 방향성에 더욱 적합하리라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특히 에큐메니칼 진영에서 주로 연구해 오던 김용기·장기려를 복음주의 윤리 차원에서 분석하는 데 대해서는 “이들은 명백하게 공산주의를 철저히 반대했고 현실 정치 참여를 거부했으며 자유주의적 신학도 배격했기 때문에 복음주의자들로 분류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한경직 목사-복음화와 사회 봉사
▲한경직 목사 |
한경직 목사의 복음주의적 윤리관이 제일 먼저 드러나는 ‘복음화 운동’에 대해 오 교수는 “한경직의 복음화 운동에는 구원론을 넘어 기독교윤리적 의미가 강하게 내포돼 있었다”며 “그에게 복음화는 민족과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이었고, 최대의 애국운동이자 우리 국가의 도덕적 기초를 튼튼히 만드는 운동이었다는 점에서 한국사회와 국가를 위한 윤리운동이었다”고 전했다. 이는 복음으로 온전히 거듭난 생활이 청교도들에게서 구현됐다고 여겨 ‘경건한 청교도적인 생활훈련’을 개인 윤리의 구체적인 사안으로 제시, 이것이 사회와 국가 근대화 구현을 위한 일종의 쇄신운동과 같은 역할을 한 데서도 나타난다.
한경직 목사는 복음전도와 함께 교회의 대외적 기능의 중심적인 짝개념으로 ‘사회봉사’를 강조했다. 한경직 목사는 잘 알려졌듯 한국전쟁 이후 한국선명회(現 월드비전)를 설립했고, 이전부터 고아원 설립과 피난민 숙식제공 등 구제사업을 계속해 왔다. 오 교수는 “한경직에게 사회사업은 복음 외에 부수적으로 외부적 존재 근거를 가지는 그런 활동이 아니었다”며 “성경은 박애와 자선사업의 원천이기에 성경을 읽고 그대로 살려고 하는 곳에서는 사회구제 사업운동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한경직 목사는 사회구제 사업을 인간 삶의 사회적 연대성의 귀결일 뿐 아니라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는 윤리적 이기주의의 근거에서도 실행돼야 할 것을 역설했다.
김용기 장로-가난 극복 위한 농촌 공동체 운동
▲김용기 장로가 새벽 4시 ‘개척의 종’을 치고 있다. |
오성현 교수는 “김용기의 농촌공동체 운동은 농민과 농촌에 정신적인 희망과 결의만을 북돋은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기술 전수로 농촌이 회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전 국민들에게 근로와 검약, 절제훈련을 제공한 보편적 정신교육의 장이었다”며 “이로써 김용기는 새마을 운동의 선구자라는 별칭을 얻었고, 1960-70년대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 근대화에 정신적 동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김용기 장로가 펼친 신앙촌 운동은 인본주의적이 아니라 경제적 풍요와 기독교 신앙이 조화를 이룬 공동체였다고도 덧붙였다.
김용기 장로는 특히 한국교회에 기독교적 노동 윤리를 제시했다. 그는 노동을 하나님의 신성한 명령으로 규정하고, 창조주 하나님이 지상의 하늘과 땅을 창조한 것은 인간에게 거기서 땀흘려 일해 먹고 살면서 번성하며 땅을 정복하라는 하나님 최초의 근로명령을 수행하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노동의 사명에 충실하지 않는 것은 죄가 된다고까지 여겼으며, 고통과 인고를 마다하지 않는 노동에 충실하지 않는 사람은 ‘신의 쾌락인 창조의 쾌락’을 누리지 못한다고 봤다. 또 “일을 해야 자기가 살고 남은 것은 이웃에 나눠줄 수 있기 때문에” 노동의 윤리는 사랑의 윤리도 가능하게 해 준다고 생각했으며, 이런 점에서 김용기 장로의 기독교 윤리는 공동체성을 배려하는 사랑의 윤리였다.
장기려 박사-가난한 자들을 위한 사랑의 의료 봉사
▲장기려 박사 |
오성현 교수는 “장기려가 의사로서 평생 가난한 이웃을 위해 봉사한 원동력은 기독교 신앙이었다”며 “그는 최고 실력의 의사로서 언제나 성실하게 치료에 임했지만, 실제적인 치유는 하나님이 운영하시는 자연 치유의 기적, 곧 하나님의 창조적 자연법칙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믿었다”고 했다. 장기려 박사는 특히 환자들을 의료적으로 치료하기 전에 복음 전도를 더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 교수는 “그는 의사로서 환자의 육적 생명을 돌보고, 복음 전도자로서 영적 생명을 돌봐야 한다고 여겼다”며 “이런 점에서 그의 복음주의적 신앙 이해는 확연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장기려 박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실천된 하나님의 사랑은 모든 사람을 그 인격 자체 때문에 사랑하는 절대성과 적극성을 갖고, 자기의 것을 다 바치는 무한한 희생적 성격을 띠며, 국적을 초월하는 보편적인 인류애, 곧 순수한 사랑을 구현할 수 있다고 봤다. 그리고 그의 이런 희생적 사랑의 윤리관에 비춰볼 때 한국교회 현실은 복음으로부터 너무 떨어져 있다고 여겼고, 한국교회가 이런 물질주의·현실주의적 세태와 결별하고 복음으로 돌아가서 예수의 긍휼을 입은 대로 남에게 긍휼을 베푸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장기려는 교회개혁과 관련된 비판을 진지하고 날카롭게 던지면서도, 단지 구조적인 문제와 타인의 문제로만 돌리지 않고 언제나 자신의 삶과 신앙에 대한 회개 문제로 되돌려 놓기를 잊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복음주의 윤리운동, 조국 근대화에 큰 기여
오성현 교수는 “1990년대 이후 민주화와 더불어 복음주의 안에서도 다양한 기독교 윤리적 관심사와 입장이 특히 사회윤리적 관점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지만, 이들 세 사람이 취했던 기독교 윤리적 실천과 입장은 현대 한국 복음주의적 교회의 윤리적 이해에 토대를 제공했으며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현대 한국 복음주의는 기독교 윤리적 실천에서도 복음 전도의 우선성을 강조했던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한경직 목사가 복음화가 한국 사회의 여러 현실 문제에 대한 실제적 해결책이라고 봤던 점, 김용기 장로가 농촌 빈곤이라는 사회적 현실 문제 해결을 위해 기독교 신앙 교육을 첫번째 해결책으로 제시한 점, 장기려 박사가 가난한 환자들의 육체적 치료에 매진하면서도 육적 생명에 대한 영적 생명의 우위를 주장하면서 복음 전도에 최종적 가치를 부여한 점 등에서 이는 확인된다.
오 교수는 “이 세 사람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1960-70년대 한국사회의 주도적 관심사는 무엇보다도 경제 개발이라는 의미에서의 근대화였는데, 이들의 윤리적 관심사도 바로 이 시기 한국 사회의 근대화라는 시대적 상황과 상응하는 조화의 관계를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보완 내지 비판적 관계를 이루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석규 교수(서울신대 조직신학)는 오 교수의 발표에 대해 “이번 연구는 진보와 보수를 아울러 목회적·신학적·사회적 측면에서 추앙받는 세 인물들이 복음주의 신학계에서 그 입장과 관심을 통해 연구되고 전망된다는 데 의미가 있고, 이를 바탕으로 복음주의 뿐 아니라 에큐메니칼 진영에서도 목회와 선교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성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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