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황효진 | 유유 | 176쪽

언택트 시대, 미디어의 중요성 더욱 커져
중요한 것은 콘텐츠... 인류 마지막 사업
섬광처럼 번뜩 떠오르는 게 다가 아니야

코로나19 이후 언택트(un-contact)시대를 맞이했다. 언택트 시대에 미디어의 중요성은 더 부각되고 있다. 미디어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미디어를 만드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콘텐츠(contents)다.

최재봉 교수는 《포노 사피엔스》에서 이렇게 말한다. "성공한 유튜버의 조건에 돈 많은 부모, 엄청난 학벌, 뛰어난 외모는 없습니다. 오직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콘텐츠가 있느냐의 경쟁뿐입니다. 거기에는 삶에 대한 진실성도 담겨 있어야 합니다. 잘 포장된 콘텐츠로 방송하며 인기를 누리던 유튜버들 중 실제 생활에서의 이중적인 모습이 드러나 순식간에 사라진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최재봉 교수는 유튜버의 경쟁력이 진실성 있고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콘텐츠라고 말하고 있다.

카피라이터 박웅현은 《여덟 단어》에서 콘텐츠가 본질이라고 하면서, "콘텐츠는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메커니즘"이라고 말했다.

성열홍 교수도 《딥씽킹》에서 이렇게 말했다.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는 인류가 태동한 이래 시작된 가장 오래되고 가치 있는 산업이다. 이제 농업, 제조업, IT 등 어떤 분야의 산업이든지 그 속에 이야기, 즉 콘텐츠가 없으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콘텐츠 사업을 인류의 마지막 산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콘텐츠 사업은 인류의 마지막 산업이라고 부를 정도로 중요한 것이 되었다. 문제는 콘텐츠의 중요성은 알겠는데, '나만의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 내는가'이다. 황효진 작가는 이 문제를 나름 고민하면서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을 세상에 내놓았다.

저자는 책부터 팟캐스트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고 때때로 실패하며 배우는 기획자이다. 엔터테인먼트 중심의 온라인 잡지 《텐아시아》와 《아이즈》에서 기자로 일했다. 지금은 일하는 밀레니얼 여성을 위한 커뮤니티 '빌라 선샤인'의 콘텐츠 디렉터이자, 프로젝트팀 '헤이 메이트'의 팀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자는 콘텐츠를 이렇게 정의한다. "가공되지 않은 상태의 내용물이 아니라, 누군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정제된 형태로 만들어낸 것".

이 책은 어떤 방식으로든 내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 사람, 무언가를 기획하는 데 제대로 주도권을 발휘하고 싶은 사람,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 하나만 고르기 어려운 사람, 뭔가를 만들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아직 감이 잡히지 않은 사람, 콘텐츠를 만드는데 필요한 과정만큼이나 태도에 관해서도 고민해 보고 싶은 사람 등에게 알맞은 책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이고 있다. "콘텐츠는 어느 날 갑자기 섬광처럼 번뜩 떠오른 아이디어로 기획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번뜩 떠오른 것처럼 느껴진다 해도, 잘 들여다보면 그 아래에는 지금껏 쌓아온 맥락이 있기 마련입니다. 콘텐츠 기획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어려운 일도 아니고, 연습을 통해 더 잘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어떤 콘텐츠? 아닌, 목적부터 찾으라
나만의 콘텐츠를 찾았다면, 기획하라
콘텐츠 이용자, 구체적으로 상상하라
콘텐츠 기획 참고자료를 많이 찾으라

이제 저자가 말하는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저자는 "어떤 콘텐츠를 만드느냐"가 먼저가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왜 이 콘텐츠를 만들까요? 다시 말해, 이 콘텐츠를 만드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모든 콘텐츠 기획은 여기서 출발해야 합니다. '왜'를 찾지 못한 채 '그냥 만드니까 만드는 거지' 하고 시작했다가는, 엉뚱한 길로 빠져서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만 실컷 하다가 끝내게 될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목적이라는 튼튼한 줄기가 있으면, 필요한 내용물을 거기에 맞춰 기획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목적을 정하는 일은 콘텐츠 기획의 방향을 잡는 일과도 같은 셈입니다."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는 목적이 정해졌다면, 자신의 안에 있는 콘텐츠의 씨앗을 찾으라고 말한다.

"대체로 우리의 머릿속에는 너무나 엄격한 관리자가 한 명씩 살고 있어서, 어떤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가도 '아니야, 이건 아닌 것 같아' 하고 너무 쉽게 폐기해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콘텐츠가 될 만한 씨앗을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길러 내는 작업은 나중에 해도 되니, 우선은 전부 써 보세요."

콘텐츠에 사용할 수 있는 씨앗은 단번에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씨앗들을 꺼내놓다 보면, 그 중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좋은 씨앗을 찾을 수 있다.

나만의 콘텐츠를 찾았다면, 기획하라고 말한다.

기획을 한다는 것은 경로를 먼저 설정한다는 의미다. 잘 가고 있는 지 중간 중간 점검할 수 있는 '기댈 구석' 같은 것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저자는 콘텐츠 기획을 이렇게 정의한다. "콘텐츠 기획이란 무언가를 만들고 싶지만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현재의 나와, 내가 만들고 싶은 이상적인 콘텐츠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기술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떤 것을 갖고 있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 지 파악하고, 완성하고자 하는 콘텐츠의 꼴을 정확하게 설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자는 콘텐츠에는 콘셉트와 캐릭터가 필요하다면서, 그것의 차이를 이렇게 말한다. "콘셉트란 콘텐츠의 전체 성격을 말합니다. 캐릭터는 그 콘셉트를 어떤 얼굴이나 태도 또는 어떤 관점으로 다룰지에 관한 것입니다.

콘텐츠를 기획하기 위해 마인드맵을 열심히 그리다 보면 저절로 캐릭터와 콘셉트가 잡히는 경우도 있고, 캐릭터와 콘셉트가 이미 명확하게 잡혀 있어 그에 맞는 세부 내용을 기획하기만 하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개 콘셉트와 캐릭터를 설정하는 일이 선행되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으니 뭐가 먼저라고 딱 잘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건 콘셉트와 캐릭터와 세부 내용이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야 좋은 기획이라는 사실입니다."

시어스 타워(현 윌리스 타워)
▲시카고의 야경. ⓒDimitry Anikin on Unsplash

캐릭터와 콘셉트를 설정했다면, 내 콘텐츠를 읽거나 보거나 들을 사람의 얼굴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라고 말한다.

일본의 출판 편집자 미노아 고스케는 《미치지 않고서야》에서 이렇게 말한다. "대중이 열광하는 콘텐츠란, 골똘히 생각해 보면 특정한 어느 한 명에게 강력히 가닿는 콘텐츠다. 극단적일 정도로 어느 한 개인을 위해 만드는 것이 결과적으로 대중에게 퍼져 나간다."

물론 이 말이 정말로 한 명만 만족하는 콘텐츠를 만들면 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만큼 대상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콘텐츠를 만드는 개인이 소비자에 대해 상세하게 분석하고 상상할 필요가 없을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자세히 상상하면 할수록, 앞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기가 훨씬 더 편할 겁니다.

그리고 해 보면 깨닫게 됩니다. 내 콘텐츠를 주로 접할 사람의 얼굴과 삶을 상상해 보는 일이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드는 데 가장 큰 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말이죠."

저자는 콘텐츠를 만들고 기획하는데 참고자료를 많이 찾으라고 말한다. "기획은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것, 파격적인 것을 발명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럴 수 있다면 당연히 좋겠지만, 그보다는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이미 존재하는 것 중) 적절한 방식과 형식을 찾아 딱 맞는 퍼즐을 만드는 일에 가까울 거예요.

참고자료가 쌓이고 쌓이면, 내가 떠올리는 주제와 그것을 풀어내는 방법이 '딸깍' 소리를 내며 맞아 들어가는 순간이 옵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자료를 찾아보고 거기서 배우지 않으면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도 금방이겠지만요."

저자는 이 책에서 참고할 자료를 부록에 첨부해 놓았고, 실제로 자신의 콘텐츠를 가지고 책, 잡지, 팟캐스트, 뉴스레터 만드는 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

코로나 이후, 콘텐츠 더 중요해져
우리 교회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경험 과신 말고 시대 변화 맞춰야

코로나19 이후 콘텐츠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비대면 예배가 지속되면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재정도 교인 수도 점점 줄고 있다. 교회에 대한 세상의 인식마저 코로나 재확산 이후 더 안 좋아졌다. 한국교회는 이런 어려움을 헤쳐 나갈 대안이 없다는 말까지도 한다.

아트설교연구원 대표 김도인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10년 전부터 '몸으로 하는 목회'에서 '머리로 하는 목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목회 중심'에서 '설교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외쳤다. '목회 프로그램 중심'에서 '교회만의 차별화된 콘텐츠 생산'으로의 전환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교회는 이 10년 간 변화를 추구하지 않았다.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의 목회를 했다. 사람 중심이어야 하는데, 사람 관리 중심의 목회를 했다."

이제는 교회도 생존을 위해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교회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 길만이 살 길이다. 교회는 과거의 경험을 이제 내려놓아야 한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에 세상은 전혀 다른 세상이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을 그대로 붙잡고 있으면 안 된다.

'휴브리스(hubris)'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아널드 토인비가 한 말로, 지나친 자기 과신을 나타내는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내가 직접 몸으로 부딪혀 보고 얻은 것이니 당연하다.

문제는 그 경험이 자기 과신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내 경험이 모든 경우에 다 맞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다고 믿는다. 자기 과신은 결국 자신을 무너뜨리게 만든다.

"영웅은 결국 자신을 영웅으로 만들어준 경험에 발목이 잡힌다"는 말도 이런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영웅은 얼마나 대단한가? 그런 영웅을 만든 경험이니 자신만만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 그 경험도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된 지금은 과거의 경험보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경험만으로 자기 과신에 빠지면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도 이제 자기 과신을 내려놓아야 한다.

세상에서 제일 변화가 느린 곳이 교회라고 말한다. 교회의 본질은 바꾸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콘텐츠는 바꾸어야 한다. 그 길만이 교회가 살아날 수 있는 길이다.

이재영 목사
대구 아름다운교회 담임 저서 '말씀이 새로운 시작을 만듭니다' '동행의 행복' '희망도 습관이다'

출처: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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