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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교회에 변화를 추구하라고 요구한다

 

코로나19는 세상의 교회에 대한 인식이 거의 바닥 수준임을 드러낸 것 같아 씁쓸하다. 현재는 코로나19의 상태가 조금 나아졌다. 그 결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라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 중이다.

이럴 때 교회는 더욱 제재를 받고 있다. 아니, 유독 교회 한 군데만 제재를 가해졌다. 한때 교회에서는 정규 예배가 아닌 기도회, 성경 공부 모임, 성가대 연습 등과 같은 소규모 모임이나 행사를 못한다는 방역 지침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교회 내에서 음식을 제공하거나 여러 사람이 모여 단체로 식사하는 것도 금지된다. 만약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교회 책임자 및 이용자에게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겠다고 했다. 위반 정도가 심한 경우 집합금지 명령 등을 통해 교회 운영 자체를 제한하겠다고 한다.

세상의 교회에 대한 인식이 나쁜 결과. 가장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젊은이들이다. 이들의 교회에 대한 인식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젊은이들은 나라의 미래다. 또한 교회의 미래다. 이런 젊은이들이 교회에 대해 반감의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교회가 교회다운 역할보다, 세상의 여느 단체와 별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교회에서 젊은이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필자가 어릴 적 30%에 가까웠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크다. 지금은 교회마다 젊은이들은 2-3% 내외밖에 안 된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교인들의 교회를 대하는 시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본심을 알 정도가 됐다. 교인들이 교회를 지키겠다는 예전 마음은 고사하더라도, 교회를 가까이 하는 것조차 주저하고 있다.

그 결과 작은 교회들의 타격이 심각하다. 최근에는 작은 교회에서 교인들이 10분의 1밖에 출석하지 않자, 더 작은 공간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많은 작은 교회 성도들의 10분의 2-3밖에 예배에 나오지 않는다. 그 결과 교회 운영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연말까지만 지속되면 남아날 작은 교회가 얼마나 될까 고민이다. 어떤 목사님이 젊은 교인에게 교회 출석을 권했더니, "목사님께서 자신의 가정을 책임질 것이냐"고 항변했다고 한다.

교회는 영혼의 안식처다. 마음의 안식처였다. 영혼을 구원하는 구원의 방주다. 지금 교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하나님보다 코로나19를 더 무서워한다. 이젠 교회를 가지 않을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교인들이 교회를 대하는 자세가 코로나19 이전과 확연하게 달라졌다. 거기다 예배도 온라인 예배도 합법화(?)되니, 직장보다 훨씬 못한 곳이 되었다.

교회는 온라인이 상설화되었다. 아니, 온라인 외에는 대안이 없게 됐다. 신앙생활도 교회 중심이 아니라 개인 중심이 됐다. 그 결과 교회 중심으로 삶을 영위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교회는 이에 대한 타개책을 속히 찾아야 한다.

전에 친구가 한국교회의 문제가 세상의 대안이 되지 않음을 파악한 뒤 한 말이 있다. 한국교회가 1천만 성도라고 말하는데,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몇 백만 밖에 남지 않아야, 정신을 차리고 한국 사회의 대안이 되고자 한다는 것이다. 아니 1백만 미만으로 가야 교회다움을 회복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는 이 말이 듣기가 아주 거북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이 말은 교회를 정확하게 파악한 말이다.

교회는 변화를 꾀해야 한다. 접촉 중심인 콘텍트(contact) 시대가 아니라 비접촉이 일상인 언텍트(Untact)에 맞게 온텍트(on-tect), 즉 온라인 연결로 답을 찾아야 한다. 나아가 교회의 바른 길 찾기를 위한 회개와 성찰 기회로 삼아야 한다.

변화를 추구하려면 공부해야 한다

교회는 변화해야 한다. 교회가 변화하려면 우리 모두 공부해야 한다. 변화는 그저 변화하겠다는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 지금 시대를 분석한 뒤 시대에 맞게, 사람들의 니즈를 알기 위해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변화하려면 가장 먼저 할 것이 지식을 채우는 일이다. 지식이 있어야 어떻게 변화를 추구해야 할지 답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 전문가이자 유럽에서 비즈니스 코치로 일하는 벤 티글러(Ben Tiggelaar)는 《래더(THE LADDER)》 중 세부적 변화 방법 1단계에서, '실행 목표가 아닌 학습목표를 세우라'고 한다. 그는 변화의 방법은 행동 변화가 아니라 학습으로 변화할 수 있는 동력을 가지라고 말한다.

성경도 마찬가지다. 행동이 아니라 마음의 변화를 말한다. 성경은 "마음을 새롭게 하라(롬 12:2)" 하신다. 또한 먼저 할 것을 제시하는데,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롬 12:2)"고 하신다.

교회는 시대와 함께 가야 한다. 그렇지만 시대를 따라가서는 안 된다. 시대를 앞서갈 수 있어야 한다. 물질적인 부분이 아니라 의식적인 부분에서 말이다.

교회가 시대를 따라하는 것은 교회가 교회만의 것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에 교회는 세상 방식을 그대로 따라했다.

대형 교회는 대기업을 모델로 삼았다. 작은 교회는 대형 교회를 모델로 삼았다. 그 결과 세상의 기업 경영 방식이 교회 운영 방식이 되었다. 결국 세상의 방식이 교회 운영 방식이 되었다.

교회는 교회답게 변화해야 한다. 교회가 교회답게 변화하려면 공부해야 한다. 목회자와 그리스도인이 공부해야 한다. 벤 티글러는 자기계발서로 성공에 관한 책 《래더》에서 말한다. 이 책에서 교회가 변화하는 데 대한 일련의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변화하려면 성과 중심이 아니라, 개인적인 발전을 중심에 두라고 한다. 개인적인 발전을 중심에 둘 때 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이든, 조직이든 변화를 추구하려면 먼저 공부를 한다. 사람이나 조직이나 목표한 성과를 이루면 더 이상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개인적인 발전을 이루고자 하면, 이룬 뒤에도 변화를 추구한다. 그 이유는 개인적 발전을 통해 주어지는 삶의 행복이 생각 이상으로 크기 때문이다.

그는 "나는 연말 인사고과에서 80%이상 점수를 받고 싶다"는 실행 목표 대신 "나는 내 년에 팀원들에게 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리더가 될 것이다"는 학습 목표를 세우라고 한다.

교회가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부정적 인식들을 긍정적인 인식이 많도록 바꾸는 것이다. 즉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함이다. 한국교회가 세상의 부정적인 영향에서 탈피하는 것을 물론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기존 삶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살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지금까지 유용하던 틀이 소용없다고 이야기한다. 그 말은 새로운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전의 콘텍트 방식으로 삶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온텍트의 방식에 의한 공부를 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 왔던 공부를 제로로 생각하고,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공부를 해야 한다.

코로나19는 모든 것을 제로 상태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제 다가올 시대에 맞게 공부해야 한다. 그럴 때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긍정적인 인식으로 바꿀 수 있다.

전에는 몇 년 전에 배운 지식도 쓸모가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몇 년 전의 지식이 그다지 쓸모가 없음을 보여줬다. 이젠 교회는 다가올 시대에 맞는 공부를 해야 한다. 세상에 쓸모가 있는 교회가 되려면 앞으로 쓸모 있는 공부를 해야 한다.

회원들을 대상으로 '논증 세미나'를 했다. 이 때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설교 글쓰기가 세상 작가의 수준에 못 미쳐도 한참 미친다는 것이다.

논증 세미나에서 세상 작가와 설교가의 글을 분석했다. 분석한 뒤 모두가 공감한 것은 세상 작가와 설교가의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세상 작가는 글쓰기의 기본이 탄탄했다.

하지만 설교가는 글쓰기의 기본기가 탄탄하지 못했다. 아니 세상 작가와 설교가는 실력 차이는 비교하는 자체가 말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교회는 지금 이 시대에 맞는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교회 건물을 짓는다거나, 숫자 몇 명을 채운다는 성과 중심에서 탈피해야 한다. 교회의 각 지도자와 교인들이 학습력 증진으로 영향력을 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교회만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을 벗어버려야 한다. 세상이 인정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학습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그 다음 세상을 선도할 수 있는 교회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목회의 패러다임을 시프트해야 한다. 성과 중심의 목회 패러다임이 아니라, 목회자와 교인들이 학습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시프트해야 한다.

'그르게'가 아니라 '바르게'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바르게 보다는 빠르게 성정을 추구했다. 즉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가 압축 성장처럼 '압축 부흥'을 이뤄냈다.

압축 성장을 하고자 하면 뒤따르는 것이 '바르게'가 아니라 '빠르게'다. 코로나19 이후로는 '빠르게'가 아니라 '바르게' 교회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교회가 '바르게'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이 답이기 때문이다.

21세기는 성공지향적 시대가 아니다. 성장지향적 시대다. 즉 '빠르게'가 아니라 '바르게'를 추구해야 한다. '바르게' 하려면 세상 풍조를 버릴 용기가 있어야 한다.

무조건 버리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 말씀에 비추어, 버릴 것을 버려야 한다. 버리는 목적은 시대 흐름을 읽어내기 위함이다. 뒤떨어진 것은 버리고 시대에 맞는 흐름을 읽어 세상보다 앞서갈 수 있는 교회로 만들어야 한다.

단, 편법이 아닌 '바르게' 라는 자세로 만들어야 한다. 바르게 교회를 할 때 세상은 교회의 진심을 알아줄 때가 반드시 오기 때문이다.

전에는 자기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으면, 세상 사람들이 옆에 있는 교회로 찾아가라고 했다. 지금은 반대로 말해준다. 절대로 교회를 가지 말라고 한다. 이는 교회가 '빠르고 그르게'했기 때문이다.

교회는 모든 것이 '제로 상태'로 세팅된 지금, '빠르고 그르게'를 버려야 한다. 버리되, 빨리 버리려 해야 한다. 그리고 '바르게' 교회가 갈 길을 찾아 걸어가야 한다.

교회 패러다임을 시프트해야 한다. '빠르게'에서 '바르게'로 시프트해야 한다. 그럼 세상도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긍정적 인식으로 시프트하려 할 것이다.

▲김도인 목사.
▲김도인 목사.

김도인 목사/아트설교연구원 대표(https://cafe.naver.com/judam11)

저서로는 《독서'꽝'에서 독서'광'으로/목양》, 《설교는 인문학이다/두란노》, 《설교는 글쓰기다(개정 증보)/CLC》, 《설교를 통해 배운다/CLC》, 《아침에 열기 저녁에 닫기/좋은땅》, 《아침의 숙제가 저녁에는 축제로/좋은땅》, 《출근길, 그 말씀(공저)/CLC》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