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영적 전쟁』은 '악한 영'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악마, 사탄은 옛날 이야기의 소재가 아니라, 실제 인간의 삶 속에에서 어두운 영향을 미치는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저자 클린턴 E. 아놀드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신약학 교수. 미 탈봇신학교 교수이며, 존더반(Zondervan) 신약주석 편집자를 지냈다.
그는 '악한 영'에 대한 얘기가 과학적 사고에 익숙한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이상하게 여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또 신학에서조차 계몽주의 이후 신학 및 주석은 '악한 영'에 대한 신약성경의 진술을 "시대에 뒤떨어진 고대 신화" 쯤으로 여겨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한 영'이라는 주제는 모든 그리스도에게 중요"하다. 성경이 이 주제를 중요하게 다루기 때문이다. 성경은 "악한 영이 존재할 뿐 아니라, 그들의 사악한 부추김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고 분명하게 가르치고 있다고.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의 사역도 "어둠의 세력과의 투쟁"이라는 관점에서 묘사되었다. 성경은 예수님이 "지상사역 동안에 마귀의 세력에 대항"하셨고, 십자가에서 "악의 왕국에 치명타를 가하셨"으며, 그 후에도 "교회를 통해서 사탄의 세력과 계속 싸우셨다"고 기술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볼 때, '악한 영'은 구시대적인 관점이 아니라 성경적인 관점일 따름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번 책에서 그는 바울의 서신들을 가지고 '악한 영'의 실체를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바울은 자신의 서신 전체에서" '통치자들', 능력들' 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하나님께 적대적인 영적 존재에 관해 언급"한다. 고린도후서 4장 4절에서는 사탄의 정체에 대해 '믿지 않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하게 하는 세상의 신'이라고 밝힌다. 이에 대해 저자는 "사탄은 자기 휘하의 수많은 어둠의 세력들의 활동을 통해 끈질기게 하나님과 그분의 나라를 대적한다. 또 인간 삶의 모든 측면에 침투하려 한다"고 설명한다.
이 사탄은 인간을 끊임없이 속이고 유혹하여 죄를 짓게 만든다. 또 개인의 차원을 넘어,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을 겨냥해 공동체 전체를 무너뜨리는 수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사탄은 순진하지 않으며, "잘 짜인 전략"을 가지고 활동한다고 말한다.
또 사탄의 활동은 귀신이 사람 목소리를 이용하는 것과 같은 직접적이고 극적인 형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저자는 "바울이 서신에서 강조한 것은 사탄이 ... 더 폭넓게 활동한다는 점"이라며, "사탄은 육체의 욕망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지배력을 간접적으로 행사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도덕적 타락, 비윤리적 행위, 성도들 간의 반목 등이 그 예이다. 이런 것들은 사탄의 개입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더라도, 사탄의 궤계에 속해 있는 일들이다.
저자는 인간의 삶을 둘러싼 마귀의 영향력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그리스도인도 예외가 아니라며,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 자동적으로 마귀의 세계에 대한 면역력을 얻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침체와 위기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을 불쾌하게 만들려는 적대적인 영들의 강한 압력을 받게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악한 영들의 공격 한편으로 하나님이 그리스도인들을 보호하시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사탄의 공격을 방어해낼 수 있다. 바울이 사탄의 사주를 받는 '불법한 자'(데살로니가후서 2장 8~9절)가 나타날 것에 대해 경고하는 서신에서 하나님의 보호에 대한 확신으로 신자들을 위로했듯, 하나님은 풍성한 능력과 사랑으로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하신다고 말한다. 이에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 연합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전한다.
이 책을 추천한 김정훈 교수(백석대 신학대학원, 신약학)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신약성경의 수많은 곳에서 사탄, 마귀, 귀신 등의 용어를 사용해서 악한 영들의 존재와 궤계를 심각하게 알리고 있음을 감지할 필요가 있다"며 이 책이 제시하는 관점에 공감을 표했다.
영적 전쟁 ㅣ 클린턴 E. 아놀드 ㅣ 이레서원 ㅣ 3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