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2월 15일은 '세계 천산갑의 날'이다. (희귀동물 보호를 위해 정해진 날이다. -편집자 주) 이 천산갑(穿山甲)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누명(?)을 쓰게 생겼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천산갑을 거쳐 인간으로 전파됐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화난(華南)농업대학 연구진은 최근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다양한 야생동물의 시료를 검사한 결과 천산갑에서 나온 바이러스 유전체 염기 서열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서열과 99% 일치한다"고 밝혔다.

천산갑 시료가 직접 우한 화난시장에서 나온 것은 아니지만, 천산갑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중간 숙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표다. 억울하지만 이제 박쥐로부터 시작하여, 천산갑도 코로나 바이러스 중간 숙주의 공범(?)으로 자리잡았다. 모두 중국의 유별난 섭식 문화가 빚어낸 참사다.

천산갑이 왜 문제가 된 것일까? 천산갑은 한반도에서는 자연에서 볼 수 없고, 주로 대만과 중국 남부, 그리고 동남아와 아프리카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천산갑은 단단한 비늘로 뒤덮인 일종의 개미핥기이다. 긴 혀로 주로 개미나 흰개미를 잡아먹는다. 그런데 일반적 개미핥기와 달리, 천산갑은 특이하게 머리·몸·다리·꼬리 윗면이 마치 솔방울처럼 비늘로 켜켜이 덮여 있어 아주 특이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 특이한 외모 덕분일까? 천산갑 비늘은 갈아 먹으면 종기를 가라앉히고 혈액 순환에 좋다 하여 한약재로 쓰이고 있다. 멸종 위기종임에도 불구하고, 이 천산갑이 유통되고 밀무역되는 이유다. 도대체 왜 사람들은 이런 접촉조차 쉽지 않은 동물들을 그렇게도 집착하고 섭식하는 것일까?

◈보양식 섭취에 관한 우리 민족의 집착성(바른 먹거리의 필요성)

보양식에 관한 한, 우리 한민족도 타민족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다. 국내외 동물보호론자들의 줄기찬 비판에도 불구하고, 단순 사철탕을 넘어 지렁이, 불개미, 동면개구리, 뿔 종류, 피 종류, 쓸개 종류, 동물 생식기 종류, 독사 등 어느 것 하나 마다하는 것이 없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과거 별 관심을 두지 않던 박쥐와 천산갑에까지 호기심을 보일 판이다.

과거 우리 국민들에게 디스토마 기생충이 많았던 이유는 바로 무분별한 민물고기의 생식 때문이었다. 우리 국민들이 보양식으로 여기는 뱀 쓸개나 잉어 쓸개의 독성이 급성신부전증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가물치회나 열대의 뱀 등을 생식할 때, 몸에 들어오는 열대 기생충인 나토스토마는 아직도 특효약이 없다. 고래 같은 일부 해양 물고기 등을 생식할 때도 아니사키스 흡충 같은 희귀 기생충이 우리 몸에 침투할 수 있다. 뱀에는 혈관을 타고 돌아다닐 만큼 기생충이 많다.

심지어 우리 국민이 유난히 즐기는(?) 웅담에도 박테리아나 학창 시절 위생학과 식품위생학을 배운 필자도 이름을 기억하기 쉽지 않은 트리스티세르코치스와 트리치넬라 속선 모충이라는 유해한 기생충이 존재한다.

태국 최대 두싯 동물원(Dosit Zoo) 원장이며 수의사인 알롱콘 마하놉 박사에 의하면, 이것이 인체에 들어갈 경우 간과 비장에 치명적인 손상이 올 수 있다. 또 곰에게서 호흡기를 통해 유입될 수 있는 탄저병 병원체는 폐렴이나 균혈증(菌血症)을 유발하여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피는 어떠한가? 온갖 잡균과 독소와 노폐물과 기생충의 통로이다. 동물이 도살될 때 받는 동물의 스트레스는 동물체 내(피)의 독소 내지는 노폐물 분비와 관련된다. 포화지방으로 되어 있고 노폐물들이 쌓여 있는 동물의 기름도 마찬가지이다.

◈식약처의 경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며 생녹용, 사슴피, 사슴고기 등을 날 것 그대로 섭취하는 사례가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현재 생녹용은 위생적으로 처리하여 추출가공식품에만 사용하도록 관리하고 있는 만큼, 제품 표시사항 중에 식품유형이 '추출가공식품'으로 표시돼 있는지 확인한 후 구입하여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출가공식품이란 식용 동물성 소재를 주원료로 하여 물로 추출한 것이거나 여기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넣어 가공한 것으로, 세균수·대장균군·대장균 규격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생녹용은 건조공정을 거치지 않은 뿔로서, 털을 제거하거나 90℃ 이상의 열수 등을 이용하여 3회 이상 세척 후, 냉동 상태로 포장 및 보관·유통된 것이어야만 하며, 추출가공식품류에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부득이하게 생녹용을 가정에서 섭취할 경우에는, 깨끗이 세척한 후 반드시 물에 끓여 드시는 것이 좋다. 생녹용을 자르면서 채취되는 사슴 피를 그대로 받아 섭취하게 될 경우, 결핵, 기생충, E형 간염 등에 감염될 우려가 높다.

사슴 피 섭취에 따른 Q열 감염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Coxiella burnetii라는 세균에 의한 질병으로 열, 두통, 근육통 발한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만성 감염의 경우 심내막염, 간염, 골수염 유발하기도 한다.

사슴고기는 날 것으로 섭취할 경우 결핵, E형 간염뿐 아니라 기생충 감염으로 인한 척수염 발병 등의 우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가열하여 섭취해야 한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국민들이 식품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생활 밀착형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한편, 생녹용 등이 안전하게 생산·유통·소비될 수 있도록 한국사슴협회와 함께 적극 홍보할 계획이라고 했다.

혐오식품을 즐기는 사람들은 이런 식품위생학적 상식이나 의학적 상식이 너무 무지한 편이다. 그에 비해 육식할 경우 날로 먹지말고 구워 먹으라는 말씀이나 피, 기름 등을 먹지 말라(신 12:23, 24, 레 3:17)는 성경 말씀은, 오늘날 위생학적 관점에서 보아도 참으로 놀랍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검증되지 않은 낯선 동물의 피나 기름이나 고기를 절대 생식하면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하라.

영양학적으로도 매일 상식하는 식품이 아닌 특수 음식이나 특수 보약 등을 섭취하면, 우리 몸에 상당한 부담이 따르게 된다. 중금속이나 특수한 배당체, 알카로이드, 특수 단백질, 특수 기생충, 톡신(Toxin) 등에 노출될 수 있다.

이것들은 위장과 간, 콩팥 등에 부담을 주게 될 수 있다. 우리 몸이 늘 감당하던 물질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이런 특수 물질들이 약리적 작용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건강한 정상인들에게는 굳이 그런 것이 필요치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천산갑이 보양음식?

천산갑도 마찬가지다. 그 범상치 않은 외형 때문에 무슨 특별한 약리적 작용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리 국민의 여전한 비과학적 상식이 문제다.

비늘의 화학 성분은 머리털·손톱·발톱·피부 등 상피 구조의 기본을 형성하는 각질 단백질(keratin)에 불과하다. 손톱과 발톱과 머리카락을 값비싼 돈을 주고 사 먹는 바보가 있을까?

영양학적으로 이런 단백질들은 분해도 쉽지 않을 뿐더러, 우리 몸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콜라겐 단백질 붐이 이는 것도 유사하다.

우리 몸은 어떤 단백질이 체내로 들어오면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분해하여 아미노산으로 만든 다음 유전자(DNA)의 명령에 따라 생체컴퓨터라 할 수 있는 생화학 시스템을 통해, 수만 종류에 달하는 단백질을 적절히 재생성하여 사용할 뿐이다.

특히 효소(단백질)들은 기질특이성이 있어, 오직 자신의 한 가지 역할만을 감당하기 위해 체내에서 준비된다. 이렇게 우리 몸은 일반컴퓨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보로 가득 차있고 정교한 것이다.

오히려 일반인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박쥐, 천산갑, 독사 등 희귀 생명체들은 인간에게는 낯선 온갖 종류의 바이러스들의 소굴이라고 보면 된다.

그 희귀 동물들 속에서 이들 바이러스들은 서로 공존하면서 산다. 바이러스들은 반드시 생명체를 여관처럼 숙주(宿主)로 삼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숙주가 없으면 자연히 소멸된다.

그런데 이 바이러스가 왜 인간에게 전달되면 소동이 벌어지는 것일까?

당연하다. 박쥐든 천산갑이든, 독사 속에서 공존하며 평안히 살던 이들 바이러스가 인간이라는 아주 낯선 생명체를 만나 어떻게 공존공생해야 하는 것인지 혼란이 생겨 대소동을 벌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 이들 바이러스들이 사람 몸에서 조용해지는 이유다. 에이즈조차 이제 의료진 도움을 받으면 사람 몸 속에서 관리 가능할 정도로 많이 조용해지지 않았는가.

보양식 먹겠다고 낯선 동물들 속 수천, 수만 종의 바이러스들을 사람 몸속에 침입하게 만들어 깨우지 말아야 되는 이유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소아마비, 천연두, 뇌염, 인플루엔자, 메르스, 사스, 우한 폐렴이 모두 바이러스에서 왔음을 명심하자.

◈성경적 관점

성경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씀할까? 하나님은 인간과 관련해, 유별난 음식에 별 관심이 없으셨다.

하나님이 주신 만나도 교활한 사람의 입맛에는 별 효과가 없었던지,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 앞에서 먹던 생선과 외와 수박과 부추, 파, 마늘 등 온갖 향신료 등을 그리워하며 노예 시절을 그리워했다(민 11:5).

엘리야가 얻은 음식이나 예수님이 베푸신 오병이어의 기적도,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늘상 접했던 떡과 고기일 뿐이었다.

필자는 과거 팔당호수변에 살았던 관계로, 여름만 되면 개 도살 장면을 심심찮게 목격하곤 했다. 더욱이 교회 모임이나 행사의 일환인 경우도 일반인들 모임 못지않게 빈번한 편이었다. 개울가의 잔인한 도살 장면은 지금도 보기에 민망한 잔상으로 남아있다.

보양식품의 경우 대부분 일반 음식보다 값이 나가고 도축에 관한 규제가 없으므로, 위생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없다. 일부는 비합법적이기까지 하다.

더욱이 영양이 부족한 시대도 아닌데, 굳이 즐겨가면서까지 찾을 필요가 있을까? 혹시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는 안타까운 북한 사회 서민들이라면, 하나님이 용납하실지도 모른다.

보신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있다면 죄송한 일이지만,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서는 모양이 좋게 여겨지지 않는다.

보양식품을 별로 손대지 않는 평범한 서구인들이지만, 우리보다 평균적으로 건강하게 장수하고 있다. 우리와 체질이 유사한 일본만 해도 보양식품에 우리처럼 유별나지는 않다. 그럼에도 우리보다 훨씬 장수하는 편이다.

모든 것을 그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니까, 무조건 아무 것이든 거리낌 없이 먹고 마시면서 할렐루야 외치고 감사함으로 먹으면 된다고 성경을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크게 잘못된 일이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무엇을 하든지 살펴서 해야 된다는 의미심장한 말씀이다. 심지어 먹고 마시는 일까지 그렇게 하라는 것이다. 먹고 마시되, "유대인이나 헬라인에게나 하나님의 교회에나 거치는 자가 되지 않도록(고전 10:32)" 하라고 했다.

식물이 우리를 하나님 앞에 세우는 것이 아닌 바에야, 왜 굳이 그런 것들을 몸에 좋다고 먹으려고 하느냐는 의미인 것이다. 유익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육체에 대한 식물의 유익은 지극히 작다.

"그러므로 만일 식물이 내 형제를 실족케 하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치 않게 하리라(고전 8:13)"고, 우상에 바쳤던 고기를 먹는 문제에 대해 바울이 했던 고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신은 거리끼지 않을지 모르나, 약한 양심을 상하게 하는 것, 그것이 그리스도에게 죄를 짓는 것(고전 8:12)이라고 하였다.

은혜 가운데 모든 것이 괜찮다는 식의, 의식 없는 일부 그리스도인들의 생각이 문제이다. 사람들은 모든 일에 되도록 참기보다 즐기고 싶어한다. 술, 담배를 하는 것, 기독교인들이 기호식품이나, 보양식품 등에 대해 갖는 유별난 관심은, 절제하지 못한다는 의미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다.

오늘날 보양식품에 관한 한, 기독교인이나 비기독교인 사이 별다른 입장 차이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술, 담배 등 기호식품에 통제를 받는 그리스도인들이 더 유별난 경우도 많은 듯하다.

이제 음식에 대한 성경적인 관점을 몇 가지 정리해 보자.

먼저 하나님께서는 모든 식물은 거룩하다 하였고(막 7:19), 예수님도 이 문제에 관한 한 관대하신 듯하다. 하나님이 지은 것이 모두 선하다고 하였다(딤전 4:4). 하지만 우상에 바친 제물이나 목메어 죽인 것과 피는 금하라고 하였다(행 15:20). 목 매어 죽인 것이나 피도 우상 제물과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그렇다고 나머지 모든 음식에 대해 성경이 무절제하게 권하지는 않는다. 음식이 우리를 하나님 앞에 세우는 것은 비록 아니지만(고전 8:8), 우리의 자유함이 혹시라도 약한 자에게 거치는 것이 된다면 형제를 실족치 않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하였다(고전 8:9-13).

결론적으로 기호식품 정도라면 섭생에 있어 죄책감까지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보양식품이나 혐오식품에 있어, 그리스도인들은 지나치게 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가능하면 절제가 요구된다.

예수님도 지금 이 땅에 오신다면 값비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아마 그런 보양음식들은 가까이 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예수님의 관심은 주로 세상의 연약한 자들에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부분 보양식품들은 서민의 손길을 떠난 고급식품들이 되었다. 하나님께서 성령의 9가지 열매 중 마지막에 절제를 두신 이유를 한 번쯤 생각해 보자.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평택대 <과학과 신학> 교수, 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