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성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Photo : ) ▲하재성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국복음주의상담학회(회장 전요섭 교수) 제29차 학술대회가 '기독교상담과 성'이라는 주제로 2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 사랑아트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하재성 교수(고신대)는 '기독교 상담과 건강한 성의 회복: 성경과 종교개혁자들의 관점에서'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하재성 교수는 "성과 관련된 중독 혹은 반복적 죄를 일으키는 '상처와 연약함과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기독교상담이다. 그럼에도 그 연약함으로 생긴 성에 관한 하나님의 의도와 인간 상호간의 관계를 벗어난 행위 자체는 '죄'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며 "그러므로 기독교상담자는 치료 목표를 세움에 있어 성에 대한 불안제거, 관계와 친밀감의 기술 향상 이상으로 가정과 성을 창조하신 하나님과의 영적 관계 회복을 본질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배우자 외의 사람들과 성관계를 맺는 사람들은 '자신의 유혹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지배력을 얻으려 한다'. 비록 그것이 외형상 성인 당사자 간의 상호동의에 의한 것이라도, 복잡한 관계의 역동과 때로는 자신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상대방을 이용하고 약탈하는 내면적 불균형의 역동이 존재한다"며 "그 대표적인 예가 사무엘하 11장에 등장하는 다윗 왕과 밧세바 사건"이라고 했다.

이후에는 마르틴 루터와 존 칼빈 등 종교개혁자들의 성에 대한 관점을 살폈다. 그는 "마르틴 루터가 이끌었던 종교개혁은 이신칭의를 통한 교리 개혁이었지만, 동시에 인간에게 허락하신 자연적 본성의 회복이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루터의 종교개혁은 '목양활동'이었다. 그는 결혼 3년 전 이미 성경에 기초해 '결혼에 관하여'를 저술했다. 그에 따르면 그리스도인에게 결혼은 강요행위가 아니라 기쁨과 보존의 매개체였다"고 소개했다.

또 "루터에게 있어 결혼과 가정은 하나님이 직접 사역하시는 최고의 영역이고, 성이란 단순히 두 사람 사이의 쾌락 경험이 아니라 결혼 안에서 자녀 양육의 책임을 함께 지는 전체적 맥락이었다"며 "성은 강력한 위력을 갖고 있고 마치 불과 짚을 함께 두면 불붙을 수밖에 없듯 어느 누구도 욕망을 억제하기는 어렵지만, 남녀의 성적 결합을 통해 자녀를 허락하시고, 간음하지 말라는 명령을 지킴으로써 하나님의 기쁘신 통치가 이뤄진다"고 했다.

존 칼빈에 대해선 "그는 인간의 성적 행위를 신에 의해 제정된 것으로 봤고, 그 본성을 배척한 결과 가톨릭 성직자들이 야만적·동물적 행동들을 해 왔다고 지적했다"며 "칼빈은 성이 통제되지 않는 욕망의 형태로 현실화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음에도, 육체에 대한 거부감은커녕 암시적으로 '성적 쾌락에 대한 감사'를 주저하지 않았다"고 정리했다.

하 교수는 "칼빈은 합법적 성관계가 이뤄지기 전 두 남녀가 서로의 외모나 몸매 때문에 이끌리는 과정 자체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며 "즐거움을 누리는 것에 관한 한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격려하는 방편으로서 즐거움을 피하지 말 것을 격려하고, 같은 맥락에서 부부 안에서 누리는 성적 즐거움도 마땅한 것이고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하나님의 선물을 미워하는 신성모독이 된다"고 했다.

 

복음주의상담학회
▲학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후에는 성에 대한 기독교상담적 내용을 살폈다. 그는 "영생의 관점에서 볼 때, 순간적이고 반복적인 부부의 성적 쾌락은 영원한 영생에서 경험될 관계적 연합에서 오는 쾌락을 가리키는 은유적 연결"이라며 "그것은 아가서에 기록된 남녀의 성적 느낌과 즐거움과 사랑을 시적으로 묘사한 데서 명시될 뿐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과 교제의 깊이를 가리키는 앎의 수단이며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의 쾌락을 받아들이는 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성의 본질을 받아들이는 것이므로, 기독교 상담가가 스스로 성에 대한 거부감이나 불편함이 있다면 그것을 우선 다루어야 한다"며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성경적이고 유연한 관점을 견지할 수 있도록 자신을 훈련시켜야 한다. 스스로 지나치게 개방적인 상담자가 됨으로써 성적 역전이의 성찰을 지나쳐 버리거나, 과도하게 도덕주의적 태도를 취함으로써 성에 관한 성경과 신학의 풍성한 의미들을 화석화시켜선 안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하재성 교수는 "상호 배려와 공유된 쾌락이 상실된 부부의 성은 건강하지 못한 양상을 보여준다. 부부의 성적 경험에서 서로의 쾌락을 배려하는 것은 윤리적 책임"이라며 "기독교 상담가는 부부의 성적 친밀감과 상호성을 해치는 다양한 관계적 장애물들을 탐색해 제거하도록 도와야 한다"고도 했다.

하 교수는 "성의 쾌락 경험에 있어 빠지지 않는 것, 때로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성적 쾌락에 대한 규칙과 규제들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인간의 성적 표현을 두 사람의 평생 헌신인 결혼 제도 안에 허락해 두신 것"이라며 "외도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목회자와 기독교 상담가를 포함한 다수의 남성들은 부부의 배타적 관계 안에서 친밀감과 서로에 대한 깊은 헌신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성애적 성향에 대해선 "불임의 경우는 예외로 하더라도, 자녀양육의 가능성 자체가 배제된 성의 양식으로서의 동성애는 그 자체가 비윤리적이다. 이는 자신의 성적 성향에 대한 만족만 계산되고, 자녀에 대한 돌봄이나 파트너에 대한 신실성은 배제되며, 무엇보다 성경에 기록된 자녀양육의 사명을 벗어나는 존재양식"이라며 "그뿐 아니라 동성애자들은 자신들의 성적 성향과 욕망을 유지하기 위해 매우 과격한 형태의 저항을 불사한다. 단순히 이성애적 가정을 비하하는 정도가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성적 양식을 '억압'하는 제도라 여기고 그것을 해체하려고 도전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에 따른 결혼과 가정 구성의 창조명령에 대한 근본적인 위협이다. 하나님의 의도는 두 사랑하는 사람의 가장 안전하고 사랑하는 환경에서 한 생명이 태어나기를 기뻐하시기 때문"이라며 "다만 동성애로 갈등하는 이들에 대한 기독교 상담가의 태도는 수용과 공감이어야 한다. 물론 한 번의 수용이나 공감, 한 번의 결심이 동성애적 성 정체성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이 같은 '고투자'들이 성적 열망보다 더 큰 대안적 열망 즉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해지기까지 기독교 상담자들과 교회는 인내의 수고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하재성 교수는 "기독교 상담가의 역할은 성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목적에 대해 신학적 이해를 갖고, 결혼 안에서의 성이 암시하는 거룩성을 관계적 본질 혹은 회복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창조의 초기 역사부터 인간의 반역은 성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성은 부부관계를 벗어나 오직 쾌락과 지배력을 과시하려는 동성애나 권력수단으로 변질됐다. 성의 변질에 관한 한, 하나님은 순종 혹은 잘못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신다"고 정리했다.

하 교수는 "성에 대한 죄책감으로 오랫동안 부정적으로 인식되던 기독교 역사에서의 성이 자기 자리를 찾게 된 것은 500년 전 믿음과 성경의 본질을 회복하려던 종교개혁자들에 의해서였다"며 "따라서 기독교 상담가들은 성에 대해 유연하고 건강한 성경적 관점을 가져야 한다. 아울러 이 시대와 문화가 허용하는 성적 타락으로부터 그리스도인들이 구별됨으로써 부부가 성을 통해 풍성한 은혜를 누리도록 도우며, 동성애로 갈등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오직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대안임을 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학회에서는 이 외에 김형근 소장(서울중독심리연구소)이 '기독교상담과 성', 정순례 소장(서로사랑상담센터)이 '아름다운 성 지도하기', 박은주 박사(연세대)가 '아동상담에서의 놀이치료' 등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