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성 목사(선한목자교회, 위지엠 대표)가 '이스라엘 성지순례' 중 단상을 24일 현지에서 SNS를 통해 전했다.
유 목사는 "성지순례는 영감이 넘치는 여행"이라며 "눈앞에 성경의 각종 사건들이 펼쳐지는 걸 보는 듯한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나사렛에서 이스르엘 골짜기를 내려다보며 기드온 300용사와 드보라·바락의 군대, 사울 왕 최후의 격전지와 아합이 탐냈던 나봇의 포도원 등을 떠올렸고, 눈 덮인 헐몬산에 올라 시리아 땅을 바라보며 아픈 마음에 내전 중인 영혼들을 위해 기도했으며, 풍랑이 이는 갈릴리 바다에서 '평생 잊을 수 없을 성찬식'을 했다.
유기성 목사는 "다볼산 정상에 있는 변화산 수도원에 올랐을 때는, 변화된 예수님의 모습을 본 베드로가 영원히 그곳에 있기를 원했지만 주님께서 '다시 산 아래로 내려가자고 하신 말씀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다'"며 "주님을 바라보되, 특별한 체험만 바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평범한 가운데 마음에 말씀을 주시고 인도하시는 주님을 바라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순례 중 여러 나라에서 온 순례객들을 만난다. 그들도 무엇인가 계속 말을 하고 지나가지만, 그들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오직 가이드 목사님의 말만 들린다"며 "제 안에서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도 그렇게 들리는 것을 깨달았다. 많은 말들이 귀에 들리지만, 마음에 깨달아지는 것은 주님의 말씀 뿐이다. '염려하지 말라', '조급하지 말라',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 '계속 나를 주목하라' 등"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갈릴리 호수가에서 하루를 묵으며 주님을 더욱 가까이 느낀 밤중에 잠깐 잠에서 깨어난 순간, 성지순례 일정을 이끌어가는 것과 주님과의 친밀한 삶을 추구하는 사역에 대한 부담감에 마음이 눌렸다고 한다. 그는 "그러자 주님은 즉시 '두려워말고 계속 나아가라, 나만 의지하여라, 나만 기대하여라' 하시는 마음을 주셨다. 비몽사몽간이었지만 '예, 주님'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다시 깊은 잠에 들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유 목사는 "주님이 밟으셨다고 하는 바위를 봤을 때, 제 마음에 한 생각이 일어났다. '주님이 밟으신 바위를 주목하지 말고, 바위를 밟으셨던 주님이 어디 계신가를 바라보라'. 그러고 보니 바위는 언제나 그곳에 있지만, 주님은 이미 제 마음에 계시는 것"이라며 "주님과 함께 하는 사랑의 순례여행은 계속될텐데, 내일은 또 어떤 일이 있을지,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앞서 성지순례 첫날인 22일에는 "욥바 항구를 떠나 가이사랴를 거쳐 갈멜산 수도원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고, 나사렛에 있는 수태고지 기념교회에 들렀다 나사렛에서 하루밤을 묵었다"며 "이제 성지순례 일정 중 하루가 지났지만 너무 큰 은혜가 있었는데, 특별한 느낌이 계속 제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것은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목사는 "은혜는 크지만, 매일 짐을 싸고 풀어야 한다. 여행은 흥미롭지만, 언어도 음식도 풍습도 다른 곳을 다녀야 한다"며 "이것이 '세상을 사는 하나님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사도 바울은 디모데를 '너 하나님의 사람아(딤전 6:11)'라고 불렀다. 세상을 살지만 하나님의 사람이 있다"며 "여러분 주위에 이처럼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한 번 진지하게 '내 주위에 있는 하나님의 사람은 누구인지' 찾아보라. 히브리서 11장을 보면, 우리에게는 허다한 증인들이 있다"고 권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돌아가서도 성지순례를 하는 마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이기에 편안해서는 안 된다"며 "하나님의 사람임을 잊어버렸기에 편안하게 느껴진다면 큰 일이다. 우리의 진정한 소속은 하나님의 나라이다. 이 감각을 잃지 말아야 하고, 하나님의 사람의 대열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마 7:13-14)"고 당부했다.
유 목사는 "이스라엘에 와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산다는 것을 다시 생각한다"며 "하나님 나라 시민으로 한국에서 살고 싶다. 그러면서 동시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