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20일 취임했다. 그는 이날 제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이 쓰던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We will make america great again)는 그에게,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많은 기독교인들 역시 기대를 걸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how good and pleasant it is when God's people live together in unity)라는 성경 시편 133편 1절을 인용하며 "우리는 마음을 열어 우리가 어떤 점에서 서로 다른지 솔직하게 토론해야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언제나 연합을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연합할 때, 아무도 그런 미국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는 보호받고 있고, 또 보호받을 것이다. 우리의 군대와 법의 집행자들이 미국을 보호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키실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렇다.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모든 미국인들과 미국에 하나님의 복이 임하길 바라는 것으로 취임연설을 끝냈다.

지난 미국 대선 당시, 많은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그 역시 보수적 장로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다수의 미국 내 기독교인들은 그가 미국이 전통적으로 이어온 기독교적 가치를 지켜줄 것을 바라고 있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법화 하는 등, 동성애가 미국에서 점차 그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이에 제동을 거는 정책을 시행할 수 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출간한 책 'Great Again'에서 "사람들이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 것 같다. 그들 대부분은 내가 부자라는 것에만 관심을 둘 뿐, 내게 신앙이 있다는 것은 보지 못한다"며 "그러나 그것은 나를 정확히 아는 것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었다.

그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한 기독교 사상가는 "신앙은 그 사람의 삶을 통해 드러나기 마련"이라면서 트럼프의 말보다 그의 실제 삶을 통해 그가 진정한 기독교인인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NN은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가 그의 나이 41살 때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 책에서 그의 신앙과 하나님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었다.

또 트럼프가 비록 선거 운동 기간 중 자신의 신앙을 공개적으로 표현하긴 했으나, 이는 기독교인들의 표를 의식한, 그야말로 '표퓰리즘'이었을 뿐, 그가 대통령 취임 후에도 그와 같은 입장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선 장담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한편, 미국의 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3분의 2가 미국의 대통령이 강한 종교적 신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