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최부옥 목사, 이하 기장) 제101회 총회 선거 후보자 '서울·강원·제주권' 공청회가 18일 서울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열렸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끌었던 건 단연 8년 만에 교체를 앞두고 있는 총무였다. 무려 6명의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재천(인천노회·목회와신학연구소, 기호 1번)·정병길(전북동노회·기독교농촌개발원, 기호 2번)·이길수(서울동노회·무임, 기호 3번)·박진규(경기노회·예심교회, 기호 4번)·윤교희(경기중부노회·안양중앙교회, 기호 5번)·김창주(서울북노회·마다가스카르 선교동역자, 기호 6번) 목사다.

이날 공청회는 후보들에게 모두 같은 질문을 하고 그 답을 듣는 일반적인 방식과 함께 각각의 후보가 2~3명의 상대 후보를 지정하고 상호 토론하는 형식으로도 진행됐다. 이런 과정을 통해 후보들은 저마다 교단의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이를 위한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후보자 사이의 상호 토론 순서에서 정병길 후보가 이재천·이길수 후보에게 "국내 타 교단보다 기장의 교세가 더 급감한 이유"를 물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이길수 후보는 "한국교회의 전반적 위기 속에서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교회는 대형교회 혹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가진 교회가 될 것"이라며 "기장 교세의 급감 원인도 여기에서 찾고 싶다. 우선 태생적으로 대형교회가 적다. 그리고 기장의 정체성을 가진 콘텐츠를 제대로 개발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이재천 후보는 "그 이유를 개교회 차원에서 찾자면, 교회 내 빈번할 갈등 등 다양한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목회자가 이미 자각하고 있는 것"이라며 "총회는 그런 차원보다 전체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부 교회만 생존한다는 것은 교회 전체적 관점에서 희망적이지 않다. 기장은 대안적 삶을 추구하는 공동체다. 그렇다면 총회는 교회 쇠퇴를 논하기에 앞서 과연 전체 교회를 제대로 지원하고 섬겨왔는지 돌아봐야 한다. '함께 살자'고 작정하면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또 '신학교육 정상화 방안'에 대해 "이는 기장 공동체의 공통된 염원"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 공동체가 어떤 신학교육을 원하는가에 대한 합의 도출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이런 과정이 생략돼 왔기에 오늘과 같은 결과를 목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윤교희 후보는 '교회를 살릴 수 있는 핵심적 요소'에 대해 "교회가 교회답게 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교회는 사회 속에서 여러 일들을 감당해 왔다. 그러나 가장 교회다운 일은 다름 아닌 복음증거와 생명구원이다. 이를 통해 하나님나라를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병길 후보는 소견서를 통해 "우리 교단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에 맞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하지 못했다"며 "70~80년대의 아름다운 전통만 들먹일 수 없다. 미래를 향한 과감한 전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밖에 이날 총회장 단독 후보인 권오륜 목사(서울남노회·발음교회)와 목사부총회장 단독 후보인 윤세관 목사(광주노회·풍암계림교회), 장로부총회장 단독 후보인 황일령 장로(광주남노회·완도제일교회)가 참석해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기장은 앞으로 지방에서 몇 차례 더 공청회를 개최한 뒤 오는 9월 27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리조트 신텍스 컨벤션센터에서 제101회 총회를 개회해 같은 날 저녁 7시 선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