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어떤 나라였습니까. 전 국민이 기독교인이나 다름없던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기독교인이 겨우 2%만 남고 말았습니다. 반면 무슬림은 8% 정도라고 합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반기독교 정서, 영국의 교회는 바로 그 정서를 읽지 못했던 겁니다. 전도도 기도도 나름 열심히 했지만, 반기독교적 문화와 제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도 곧 영국처럼 될지 모릅니다."

아직도 그 열기가 생생했다. 예장 합동 제53회 전국목사장로회기도회 첫날(9일) 저녁집회 강단에서 입추의 여지가 없이 가득 찬 참석자들에게 "교회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통렬히 외치던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하루가 지난 10일 의정부 광명교회에서 마주한 그의 눈에는 한국교회를 향한 열심이 다시 차올랐다.

2007년 아프간 피랍 사건 이후 교회에 벌어진 일

새에덴교회는 예장 합동, 아니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대형교회 중 하나다. 그런 그가 교단의 2천여 목사·장로들을 앞에 두고 "아무리 개교회가 부흥하고 한 교회가 예배당을 크게 지어도 교회의 생태계가 깨져 버리면 소용없다. 아무리 다음 세대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전략을 짜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외쳤다. 대형교회 목사로서 스스로 깨달은 현실을 그는 온몸으로 웅변했고, 좌중은 숨을 죽이며 귀를 기울였다.

소 목사는 "안티 기독교의 의도적인 공격으로 한국교회는 난타를 당해 왔다. 그 기점은 2007년이었다. 그 유명한 아프간 피랍 사건이 터졌던 때"라며 "사실 교회는 할 일을 하러 갔던 것뿐이다. 문제는 사건이 있고 난 다음 한국교회의 대처였다. 안티들은 '이 때다'하고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 여기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했다.

"영화 '관상'에서 조선 최고의 천재 관상가 김내경은 바닷가에서 한명회를 만나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파도를 일으키는 것은 바람이거늘, 나는 평생 파도만 보았지 바람은 보지 못했구려.' 그렇습니다. 한국교회는 파도만 보고 바람을 보지 못했어요. 파도처럼 밀려드는 반기독교적 공격..., 그것을 일으키는 바람을 보지 못했단 말입니다."

소 목사는 "대부분 무관심했다. 개교회 목회와 개교단 위주의 사역에만 머물러 있었다. 오히려 다툼과 분열에 빠졌다"며 "그러니 방송을 비롯한 온갖 미디어가 공격에 나섰다. 특히 인터넷이 그 핵심 공간이었다. 교회를 향한 악의적 공격이 한국교회 성장의 순기능을 막고 교회 생태계를 무너뜨려 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일단 교회 생태계가 깨지면 교회들은 죽고 만다. 영국과 유럽의 교회들이 이 사실을 보여 주지 않았느냐"며 "우리가 깨어나야 한다. 근신하고 깨어서,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 마귀를 대적해야 한다. 그렇게 시대의 흐름을 읽고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 그래야 교회의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네오마르크스주의, 그리고 동성애

소 목사는 교회를 향한 현대의 반기독교 정서와 안티들의 공격 이면에는 이른바 눈에 보이지 않는 '네오마르크스주의'가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마르크스주의와 프로이드의 심리학을 접목해 만든 것으로, 무신론적 사회주의와 휴머니즘이 절묘하게 결합된 사상이다.

"그런데 이들이 대형교회를 공격합니다. 평등·인권·박애·나눔·섬김·정의·소수자 권익 보호....... 바로 그들이 내세우는 것들인데,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나 여기에는 무신론적 사상이 배어 있어요. 그래서 성(性)에 있어서도 창조질서를 부인하고 성적 평등을 부르짖으면서 동성애를 주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아니, 동성애를 통한 성정치를 펼치기 시작한 거죠."

주제는 자연스레 동성애로 이어졌다. 소 목사는 "네오마르크스주의의 가장 큰 공격 목표는 기존 제도권의 가정과 학교, 또한 교회"라며 "남자와 여자만이 아니라 동성 간에도 얼마든지 가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학교의 전통적 성교육을 바꾸려 한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동성애를 반대해야만 하는 이유"라며 "동성애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 다수의 인권이 역차별을 받는다. 목사가 교회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설교를 하지 못한다. 그럼 영국처럼 교회 생태계가 파괴되고 교회가 무너진다. 안티들은 이것을 노리고 있다"고 했다. 

"백만 성도만 모여 반대 집회를 했더라면..."

소 목사는 "동성애와 이슬람, 이단 등의 세력들이 안티들과 연합해 한국교회를 향해 전략적이고 주도면밀한 공격을 펼치고 있다"면서 "우리가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깨어서 사상전과 영적 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래서 무너져 가는 교회의 생태계를 지키고 원래의 상태로 복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모두가 연합해 이런 공격을 막아내야 해요. 신학적·교리적 연합은 불가능하지만 반기독교적 공격에 대항하기 위한 '정책적 연합'은 할 수 있고, 또 반드시 해야만 합니다. 다른 교회가 넘어지면 우리 교회도 넘어지고, 다른 교단이 무너지면 언젠가 우리 교단 역시 무너지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소 목사는 미국에서의 일화를 예로 들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법을 통과시키던 그 때, 소 목사는 뉴욕의 한 대성회에 참석 중이었다. 거기에는 7천만의 성도를 이끄는 한 교단의 총회장도 있었는데, 그가 인사말 도중 동성결혼법 통과를 언급하며 이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화가 나서, 강단에 올라 예정에 없던 동성애 관련 설교를 해 버렸습니다. 반기독교 정서와 공격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에 대한 것이었어요. 그러면서 그 총회장에게 말했습니다. '성도가 7천만이면 뭐합니까. 연합해 동성결혼법 통과를 막았어야죠. 백만 명만 모여 반대 집회를 열었더라면 그 법은 통과되지 못했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총회장은 이후 내게 다가와 '우리들이 잘못해 지금 미국교회의 목회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캐슬빌더'아닌 '킹덤빌더'로!

소 목사는 "그러므로 이제는 우리 교단(예장 합동)이 앞장서 한국교회의 목회 생태계를 지키는 일을 해야 할 때"라며 "만약 차별금지법과 샤리아(이슬람 율법)가 통과되면 한국교회는 20~30년 내로 영국교회처럼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우리 성만 쌓는 '캐슬빌더'가 아니라 하나님의 왕국을 세워가는 '킹덤빌더'가 되어, 한국교회의 생태계를 복원하고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우리 모두 일어나 목회 생태계를 지키자. 반기독교 정서와 공격을 막아내자. 주님의 군사, 십자가의 군사가 되어 한국교회를 지켜내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