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총회 총회교회성장운동지원본부(본부장 정영택 목사)가 28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제100회기 가나안교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강연자로 나선 양희송 대표(청어람아카데미)는 '가나안 성도'가 '교회에 나가지 않는 그리스도인'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안 나가'를 거꾸로해서 '가나안'이란 이름이 생겼는데, 신학교 언저리에서 농담처럼 쓰던 표현이 어느새 한국사회 '개신교 이탈현상'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고 했다.
양 대표는 '한국 기독교 분석 리포트'(한목협, 2013)를 인용했는데, 리포트를 따르면 자신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대답한 사람들 가운데 대략 10%정도가 현재 교회 출석을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를 근거로 그는 "가나안 성도의 규모를 100만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고 말하고, "좀 더 많을 수도, 혹은 적을 수도 있겠지만, 이 숫자는 상징적 가치를 지닌다"고 했다.
더불어 그는 "가나안 성도들이 사회적 교회적 신학적 개인적 맥락을 정돈하지 못한 채 단지 교회를 떠나는 것을 '사적인 결정'으로만 여기고 있다"고 말하고, "아직 분화·객관화되지 않은 '가나안 성도'의 자기정체성이 좀 더 명료해지면 상호대화도 가능하고, 대안 모색도 좀 더 실효성을 띌 것"이라며 "교회를 떠난 당사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가나안 성도 현상이) 한국뿐 아니라 서구에서도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하고, "사람들은 점점 의미 있는 삶(meaningful life)을 교회나 목회자가 아닌 외부에서 구하고 있다"면서 "한국사회에 '멘토'와 '힐링'이 넘쳐나는 현상과 더불어, 그들이 수행하는 역할이 '종교적 뉘앙스'를 강하게 띠는 것은 이 문제에 있어 드러난 '교회 실패'와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예장통합 제100회기 가나안 교인 세미나에서 총회교회성장운동지원본부 본부장 정영택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양 대표는 "세간 생각과는 달리 가나안 성도가 된다고 신학적으로 엄청난 전향을 한 것은 아니"라며 "가나안 성도 현상에서 설교, 성찬 등 교회의 성례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이견이 존재할 수 있지만, 이는 결정적 결함이라기보다는, 역사적 교회정치의 실험을 통해 일정 정도 공존 가능한 것이거나 혹은 기존의 교회정치 체제도 해결하지 못한 채 안고 있는 사안들일 경우가 많다"고 했다.
때문에 그는 "가나안 성도의 8할 정도는 기존 교회가 자기갱신을 거치고 새로운 공동체로 변해가는 과정에 기꺼이 동참할 의사가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경청'과 이들을 위한 '대안'을 만들 것을 한국교회에 요구했다. 또 이것에도 만족 못하는 다른 2할 정도의 가나안 성도들 역시 그들의 영적 순례를 존중해야 하며, 이들의 노력이 오히려 제도 교회에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 했다.
특히 양 대표가 지적한 것은 목회자 자신의 '목회론'이 마치 교회에서 '교회론'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이었다. 그는 "많은 경우 '목회에 대한 열망'이 '하나님의 에클레시아'가 되려는 열망을 잡아 먹는다"고 표현하고, "그런 목회, 그런 교회에 대한 집착 때문에 '하나님 나라'가 드러나는 것이 제한된다고 느낀다면, 제대로 된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교회 너머'를 꿈꿀 것"이라 했다.
가나안 성도 현상과 관련, 그 해결책으로 양 대표는 '종교개혁 정신'으로 되돌아갈 것을 요청했다. 또 네덜란드의 평신도 지성·영성 운동이었던 '디보티오 모데르나' 운동과 김교신 선생의 무교회운동 등이 이 문제의 해답에 도움이 될 것임을 설명하고, "한국 개신교 현재 상황이 제도교회의 수습과정을 통해 봉합 될지 알 수 없다"면서 과감하고 혁신적인 새로운 운동의 등장을 기대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양희송 대표의 강연 외에도 이만식 교수(장신대)가 "2030, 울림세대에게 희망을"이란 주제로 주제 강의를 전했으며, 이후 산성교회와 예수랑교회, 바로세움정립교회 등의 사례발표가 이어지기도 했다. 행사 전 예배에서는 정영택 목사(예장통합 증경총회장)가 설교했으며, 행사는 장년세대분과와 청년세대분과 등이 공동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