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한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북한 선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등 제3국에서의 사역은 물론, 북한 당국의 통제 강화로 북한 내 사역 환경도 더욱 악화됐다고 한국오픈도어선교회가 24일 밝혔다.
한국오픈도어는 24일 서울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월 6일 북한의 핵실험이 특별히 북한 사역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조중 국경에 대한 경계가 핵실험 이후 심각하게 강화됐으며, 이로 인해 월경하는 주민이 현격히 줄어들면서 이들 대상의 사역이 어려움에 처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국제오픈도어선교회가 매년 발표하는 전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 '월드 워치 리스트'(WWL)에서 14년 연속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이날 북한의 상황에 대해 소개한 한국오픈도어 북한선교연구소 연구원 이다니엘 간사는 "북한 내부적으로는 외부 정보 유입을 차단하고, 처벌하는 기준도 날이 갈수록 강화하는 것이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달리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를 시청할 경우 그 드라마의 성격과 특징에 따라 정치범수용소에까지 끌려가는 일도 발생한다고 했다. 또 2000년대 후반 이후 대량 탈북 등으로 인해 당국이 탈북자 가족에게까지 해를 끼치는 일이 드물었다면, 지금은 탈북 방조자들까지도 처벌하겠다고 나서는 등 경고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강제송환 시에도 전보다 형량이 증가한 것 같다는 정보도 입수됐으며, 이와 관련해 정치범수용소의 시설 확충이 위성사진을 통해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8.25 합의 이후 풀리는가 싶던 남북관계가 악화돼 또 다른 파장도 우려된다"며 "임현수·김동철 목사님의 억류 등이 보도되는 것을 통해, 북한에서 활동해 오던 미국·캐나다·유럽 기반의 단체들과 한인·현지인들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이전 같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북 NGO 등의 활동을 순수한 것으로 보기보다 의혹을 품고 제한도 많이 두면서, 당분간 북한 내 활동이 위축되고 위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의 대남 테러 공작 기도가 있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이다니엘 간사는 "한국교회의 기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사역 환경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소식을 들으며, 교회는 북한을 향해 두 가지 마음이 들 수 있을 것"이라며 "하나는 북한이 어려운 만큼 더 기도하고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그동안 북한선교를 위해 많이 기도하고 지원했는데 지지부진하고 보람이 없다고 생각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합심하여 북한을 위해 기도하고 섬기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박해 상황 전반적으로 상승
북한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 박해 상황은 더욱 심해지고, 사역 환경은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 개발사무실 정규일 목사는 "IS를 비롯한 이슬람 극단주의가 전 세계 박해 강화의 주요 원인"이라며 "오픈도어 박해순위 50개 국가 중 40여 국가의 박해 원인이 바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15년 한 해만 7,100여 명이 기독교 신앙으로 죽임당했는데, 이는 2014년보다 3천 명 이상 증가한 숫자이며, 특히 나이지리아에서는 보코하람의 확장으로 4,028명이 죽임당했다"며 "2014년보다 2015년에 난민이 4배나 증가하고, 지난달에만 터키와 그리스 사이 바다를 건너간 난민이 272만 명, 최근 5개월간 익사한 난민 어린이는 330명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슬람 극단주의의 위협에 대한 공포 등으로 나타난 방어적 자세인 '종교적 국수주의'는 또 다른 주요 박해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정규일 목사는 "인도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정치적으로 힌두이즘을 표방하며 타종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고, 미얀마는 개종금지법이 통과돼 법적으로 개종을 막고, 중국도 이슬람 세력 확장 등으로 국수주의와 정부의 규제 강화가 나타나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