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교단장회의(교단장회의)가 12일 오전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세계복음연맹(WEA) 세계지도자대회(ILF)와 한국사교과서 종교 편향 서술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먼저 WEA 세계지도자대회에 대해서는 WEA의 회원으로서 이번 ILF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이영훈 대표회장(기하성여의도 총회장)이 발표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WEA는 현재 129개국과 100개 이상의 국제단체, 그리고 글로벌 파트너가 참여해 거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한, 전 세계 6억 2천만여 명의 기독교인을 대변하는 명실상부 세계 기독교 최대·최고의 연합체다. WEA는 매년 1회 세계 지도자들이 모인 가운데 ILF를 개최하는데, 올해는 2월 29일(월)부터 3월 5일(토) 6일간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복음 안에서의 동역"(빌 1:4-6)이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이영훈 목사는 "WEA는 19세기 말 자유주의와 공산주의 및 진화론이 기독교를 위협할 때 복음을 강력히 수호하기 위해 설립됐고, UN과도 협력해 난민·인신매매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별히 이번 한국에서의 ILF를 통해 남북대치·북핵·개성공단 문제 등 한국적 상황들을 공유하고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본래 판문점 방문 일정도 있었으나,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돼 현재로서는 불분명한 상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목사는 "세계적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데 한국교회가 하나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해 안타깝다"며 "많은 분들이 기도하고 협력해 주셔서 한마음으로 잘 치르고 한국교회의 상황과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후 한국사교과서에 대해 발표한 기독교역사교과서대책위원회 박명수 전문위원장(서울신대 교수)도 한국교회가 WEA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그는 "한국교회 대부분은 보수·복음주의를 지향하는데, 문제는 세계교회와 연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동성애·이슬람·인신매매 등은 세계교회 공동의 문제인 만큼, WEA ILF를 통해 이를 복음적 가치를 바탕으로 함께 논의하고 서로 배우며 연대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박 교수는 "한국교회가 대한민국 근대사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대부분의 교과서는 불교·유교 뿐 아니라 천주교·천도교도 상당한 분량으로 서술한 것에 비해 기독교는 단 몇 줄로 설명하고 있다"며 "기독교의 수용과 발전을 다른 주요 종교와 같은 비중으로 서술해야 하고, 이 같은 내용이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에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를 외세로 분류하는 배타적 역사 이해가 사학계를 뒤덮고 있는데, 이 같은 이해를 가진 이들은 대한민국의 정통성 자체를 문제 삼는다"며 "최근에서야 정부가 이 문제를 인식하면서 기독교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를 바로잡으면서 교과서 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만연된 기독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고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설명회에 앞서 드린 예배에서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최부옥 총회장이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라"(마 5:13~16)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예배와 설명회 후 교단장들은 비공개로 올해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준비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