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총회장 전광훈 목사)과 백석(총회장 장종현 목사)이 14일 수원과학대학 신텍스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통합 총회’를 열고, 통합총회장에 장종현 목사를 추대했다. ‘믿음으로 하나되어 사랑하는 총회’(창 2:24~25)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총회에는 양측 합쳐 1,330명의 총대가 등록·참석했으며, 통합된 교단의 규모는 8천 교회 이상이라고 주최측은 밝혔다.
통합된 교단의 명칭은 대한예수교장로회(대신)로 하고, 제1부총회장 이종승 목사(백석), 제2부총회장 유충국 목사(대신), 제3부총회장 이주훈 목사(백석), 제4부총회장 박근상 목사(대신), 장로부총회장 이정환 장로(대신), 사무총장 이경욱(백석)·홍호수(대신) 목사를 각각 추대했다. 다음 회기부터는 백석-대신 측에서 차례로 1년씩 총회장을 맡기로 했다.
장종현 총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 기독교, 특히 올해 제100회 총회를 맞는 장로교는 엄청난 부흥과 성장을 이뤘지만 그 이면에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분열의 부끄러움이 있다”며 “오늘 이 두 교단의 통합은 한국교회사에 큰 획을 긋고 하나님께 영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장 총회장은 통합에 대한 비판적 여론에 대해 “사람의 눈으로는 불가능·불합리해 보일 수도 있고, 왜 굳이 통합하면서 교세를 키우려 하느냐 질문하는 분들도 있다”며 “대신과 백석을 십자가 사랑의 정신으로 하나되게 함으로써, 그 힘으로 한국 기독교를 이끌고 싶은 심정이 제 가슴에 있다”고 했다.
장 총회장은 “영혼 구원과 복음 전파에만 목적을 두면 하나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의 통합을 통해 분열에 대한 회개와 연합에 대한 열망이 한국교회에 높아지길 바라며, 통합된 총회의 기초를 놓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장종현 총회장 추대 전까지 ‘통합 총회’ 사회를 맡은 전광훈 목사는 “과거 장로교 총회가 신사참배를 결의한 뒤 대한민국과 한국교회가 분단과 분열의 아픔을 겪어왔는데, 오늘 이 사건은 그 모든 것이 회복되는 터닝포인트”라며 “아직 대신에서 이번 통합에 합류하지 못한 분들이 있는데, 그분들까지 모두 하나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총회에서는 헌법 및 규칙과 예산안 처리를 통과시켰고, 전문위원회 구성과 다음 총회 장소 결정은 임원회에 위임했다. 특히 전문위원회는 통합 이후 교단의 주요 현안들을 처리하게 된다.
대신과 백석 양측은 대신측에서 통합에 90% 이상 합류해야만 교단명을 ‘대신’으로 하기로 했었는데, 이번에 약 87%가 합류해 그 기준엔 미치지 못했지만 백석측의 양해로 교단명을 ‘대신’으로 하기로 했다고 전 총회장은 설명했다.
앞서 개회예배에서 ‘성령이 하나되게 하신 것’(엡 4:1~6)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최복규 목사(대신 증경총회장)는 “한국교회는 성령으로 하나되어 위기를 극복해야 하고, 반드시 다 하나될 것”이라며 “아직 다 하나되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자”고 했다.
축사한 양병희 목사(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는 “개혁주의 전통에 빛나는 두 형제 교단이 통합의 과정에서 양보와 배려의 지혜를 발휘함으로써 미래지향적 본을 보여 주신 것을 축하한다”고, 치하한 김요셉 목사(증경총회장)는 “하나님께서 분열된 것을 하나되게 하기 위해 희생하셨듯, 이번 통합을 위해 희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개회예배 이후에는 성찬예식이 진행되기도 했다. 총회는 오후 7시경 파회했으며, 15일 오전 10시 폐회예배를 드리고 해산했다.
한편 통합에 반대해 온 대신개혁협의회는 오후 6시 경기도 광명시 함께하는교회로 자리를 옮겨 속회를 선언했다. 이들은 총회장에 박종근 목사(모자이크교회)를 선출했다. 주최측은 이 총회에 550명의 총대가 참석했다고 밝혔다.
임원 선거에서는 이 밖에 목사부총회장에 양치호 목사, 서기에 김동성 목사, 부서기에 김용원 장로, 회의록서기에 박용순 목사, 부회의록서기에 천준호 목사, 회계에 최승호 장로, 부회계에 김봉운 장로가 선출됐다. 장로부총회장은 보류됐다. 또 총회회관 매각, 특별재판국 설치 등을 결의하고, 새 총무에 조광신 목사를 박수로 추대했다.
앞서 열린 예배에서 ‘예수님의 마음을 품는 총회’(빌 2:5~7)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우원근 목사는 “얼마나 긴박하게 변화가 있는지 모른다. 저희 교단은 1951년 탄생한 이후 여러 가지 힘든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오늘이 54년 역사 가운데 가장 슬프고 아픈 날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 목사는 그러나 “올해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서 하나님께서 이번 기회에 금권·불법·물량주의 등의 모든 것등을 자연스럽게 정리하실 것이기에 감사한 마음이 있다”며 “총회와 총회장의 막강한 힘과 권한을 노회에 돌려 주자. 총회는 개교회를 섬기고, 대의원들은 총회를 섬기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한 “대신의 역사를 받들고 정체성을 회복하자. 적지만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교단으로 가꾸고 다음어 가자. 정의가 희망이다. 진리가 희망이다. 법과 원칙이 희망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