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님 자기 방어 안 하신다더니 자기 변호는 엄청 하시네요

지난 번 김동호 목사님에 대한 글을 올렸습니다. 동성애 합법화를 막고자 발버둥치는 이들을 향해 "죄없는 자가 돌로 치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는 식으로 말씀하신 것 때문에 이건 아니다 싶은 마음에 글을 올렸습니다. "김동호 목사님. 정신 차리십시오. 애써 일하는 사람들의 힘을 왜 빼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그 글을 올리고 나서 여러 생각이 있었습니다. 저는 가급적 목회자들을 향해 비판적 글을 쓰지 않는 것을 제 삶의 원칙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자중지란이며 원수 마귀만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쓴 것은 지금 대한민국이 동성애 합법화를 막는 것이 매우 중대사한 일이며 이런 일에 힘을 빼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습니다. 

김 목사님을 향해 직접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끄집어 낸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목사님께 분명하게 의사 표현을 했다고 제게 전달해주신 분들이 꽤 여러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 분들 외에도 김 목사님의 관점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요. 그런데 이번에 다시 김 목사님께서 동성애와 관련해서 김 목사님께서 글을 올리셨네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기독교 싱크탱크 그룹에 주요셉 목사님께서 올려놓으신 김 목사님의 글을 읽고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여전히 회색지대에 머물러 계시면서 교묘한 언어 구사로 자신을 변호하는 내용의 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잘 안 하던 짓을 해보려고 합니다. 김 목사님의 글을 인용하고 그 글에 대해 반박하려는 것입니다. 아래는 김 목사님의 글입니다. 

"1. 시카고 휘튼 대학 출신 중에 짐 엘리엇이라고 하는 선교사가 있었다.

2. 에콰도르 선교를 하다가 젊은 나이에 순교하였다. 그는 '영원한 것을 위하여 영원하지 않는 것을 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아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우리에게 남겼다.

3. 에콰도르 원주민들이 창으로 살해하였는데 엘리엇은 당시 총도 가지고 있었지만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저들의 창에 찔려 순교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4. 나는 그가 왜 그렇게 했었는지를 알 것 같다. 총을 쏘고 자신을 지키면 선교의 문이 닫힐 것이기 때문이었다." 

짐 엘리엇은 저도 무척 존경하는 선교사님이십니다. 설교할 때도 여러 차례 인용했던 분이시고요. 그런데 김 목사님이 동성애 이야기를 하시면서 짐 엘리엇을 언급하시는 것은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 외에 아무 것도 아닙니다. 짐 엘리엇 선교사님이 총을 쏘는 것과 동성애 합법화를 반대하는 것은 나란히 놓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김 목사님의 글은 동성애 합법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본뜻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동성애 합법화를 반대하는 이들이 동성애자들에게 총을 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시 김 목사님의 글입니다. 

"5.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선교적인 측면에서 볼 때 우리 기독교의 역사상 가장 반 선교적 행위 중에 하나는 십자군 전쟁이 아니었나 싶다. 십자군 전쟁을 하면서부터 교회에는 적이 많아지고 선교의 문은 좁아지기 시작하였다고 생각한다.

6. 교회를 지키기 위하여 세상을 공격할 때 세상은 교회의 적이 되는데, 그 순간 교회가 세상의 적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교회는 종종 잊는다.

7. 그렇게 되면 선교의 문은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선교의 문이 좁아지면 교회의 입지도 좁아진다." 

십자군 전쟁은 기독교 역사의 수치죠. 성지 탈환이라는 명분 하에 약탈, 방화, 강간, 살인 등의 끔찍한 죄악들을 저질렀으니까요. 십자군은 정말 많은 사람들을 흉악하게 박해했습니다. 그런데 그 십자군 이야기를 왜 꺼내시는지요? 꽤 논리적이시던 김 목사님께서 이제 연세가 많아지신 모양입니다. 동성애 합법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동성애자들을 약탈하거나 핍박하거나 살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동성애자들을 돕고자 합니다. 동성애자들의 진정한 인권은 그들이 동성애자로 비참하게 살다가 인생을 마감하는 것이 아니라 동성애에서 벗어나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그 부분에 있어서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8. 예수님도 자기를 죽이려고 덤벼드는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지 않으셨다. 짐 엘리엇이 자기를 방어하지 않고 순순히 저들의 창에 찔려 죽은 이유와 같은 것이 아닐까? 선교와 구원의 대상을 함부로 적으로 삼지 않으심이다." 

김 목사님. 갈수록 태산입니다. 아니 대체 누가 선교와 구원의 대상을 적으로 삼았다는 것입니까? 앞에서도 말했듯이 동성애자들을 적으로 삼지 않습니다. 그들이나 우리나 모두 하나님 앞에 죄인임과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입니다. 동성애 제도나 퀴어 퍼레이드를 반대하는 것과 동성애자들을 적으로 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시는 모양입니다. 예수님도 죄인은 사랑하시되 죄 자체는 미워하셨다는 것을 김 목사님은 정녕 모르시는 겁니까? 아니면 스스로를 정당화하시기 위해 말장난을 하시는 겁니까? 

"9. 미국에서 동성애 법이 통과 되면서 동성애자들의 결혼주례를 거부한 목사가 벌금을 물고 감옥에도 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0. 만에 하나 동성애 결혼주례를 하지 않아 감옥에 가야하는 일이 한국에서도 일어나게 된다면 나는 아마 벌금을 물고 감옥엘 갈 것이다. 전 재산을 다 잃고 그것도 부족하여 감옥 생활을 한다고 하여도 내 신앙 양심상 동의 할 수 없는 동성애자들의 결혼주례를 하지는 못할 것이다." 

김 목사님. 거친 표현을 쓰겠습니다. 정말 한심하십니다. "동성애 결혼주례를 하지 않아 감옥에 가야 하는 일이 한국에서도 일어나게 된다면 나는 아마 벌금을 물고 감옥엘 갈 것이라"고 말씀하시지 말고 그런 일이 대한민국에 일어나지 않도록 막으셔야 하지 않습니까? 지금 그런 최악의 상황을 막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김 목사님 선교 이야기를 하셨는데 동성애가 합법화되고 난 후 학교에서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으면 학교가 폐쇄되는 일까지 발생할 상황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기독 학교를 통해 많은 청소년들이 예수님을 만납니다. 기독 학교는 선교에 있어 너무나도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학교들이 문을 닫고 나면 수많은 청소년들이 복음을 들을 기회를 놓칠 텐데 그런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11.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동성애자들을 적으로 삼고 싸우지는 않을 것이다.

12. 벌금을 물고 감옥엘 갈 수는 있어도 저들과 싸울 순 없다.

13. 정신 차리고 저들과 싸워 교회를 지키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교회를 지키기 위하여 저들과 전쟁을 벌일 순 없다. 그러는 순간 우리는 저들과 교회를 둘다 다 잃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14. 저들은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내 선교와 목회의 대상이다."  

이런 식의 태도가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는 것입니다. 자신은 의롭고 다른 사람들은 틀렸다는 태도 말입니다. 이번 뿐이 아니지요. 김 목사님의 논리에는 많은 부분에서 이런 자기 의가 교묘하게 숨겨져 있습니다. 스스로는 올바른 목회자는 다른 목회자들이나 교회는 개혁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교만이 김 목사님의 글에서 묻어 나오고 있습니다. 동성애 합법화를 막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은 교회 입지를 좁아지게 하는 사람들이요 선교를 좁아지게 하는 사람들인 반면 김 목사님은 동성애자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참 목자이신 거네요. 착각하지 마십시오. 그들을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선교와 목회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김 목사님만이 아닙니다. 왜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시죠? 평생 그렇게 나누시다보니 자연스럽게 또 그런 모습을 보이시는 것 같습니다. 

"15. 교회는 지키는게 아니다. 교회를 지키려고 하는 순간 교회는 무너진다. 세상이 우리를 공격하고 찌르고 때려도 세상을 향하여 팔을 벌리고 그 모든 매를 맞는 것이다.

16. 교회는 그와 방식으로 지금까지 살아 남아왔다.

17. 살아 남은게 아니라 부흥하고 발전하여 왔다. 무엇보다 생명력을 이어 왔다." 

세상 돌아가는 것조차 보지 못하시는 김 목사님께 연민의 감정이 생기려는 중입니다. 뉴질랜드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현지 목사님을 통해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나라는 인구의 80% 정도가 기독교인이었다고 합니다. 미국 다음으로 선교사를 많이 보낸 나라이고요. 그러던 나라인데 동성애가 합법화되었습니다. 어떤 도시에서 럭비 올림픽(?) 같은 큰 행사가 열렸는데 8살부터 12살까지의 소녀들과 성관계 맺는 것을 패키지로 묶어 호텔 예약을 하게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긴 수간까지 하는 나라가 있으니 정말 말세란 생각도 듭니다.  

김 목사님 지금 뉴질랜드의 기독교 상황이 어떤지 아십니까? 예배 출석률이 5% 정도라고 합니다. 동성애를 합법화했으니 즉 김 목사님의 말씀대로 교회가 세상과 싸우지 않았으니 선교의 문이 활짝 열려야 할 것 아닙니까? 제가 장담 하나 할까요? 우리나라에서 동성애가 합법화되고 온갖 음란한 문화가 버젓이 자리 잡으면 선교의 문이 열리기는 커녕 교회들이 맥을 못 추기 시작할 것입니다. 

"18. 나는 동성애가 성경적이지 않다고 믿는다.

19. 창조질서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20. 그런데 세상은 동성애를 합법화하고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과 교회를 공격해오고 있다.

21. 그 교회와 사람 속에 나도 있다.

22.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와 교회를 방어하려고 하지 않는다. 방어 하다가 공격하게 되고 그러는 순간 저들은 나의 적이 되기 때문이다.

23. 짐 엘리엇처럼 그냥 그 창을 맞고 죽어야 나도 살고 교회도 사는 것이 아닐까?

24. 나는 목회자이고 선교사이고 싶지 십자군이 되고 싶지 않다.

25. 이게 양쪽에서 돌 맞을 내 생각이고 내 입장이다." 

동성애가 성경적이지 않다고 믿는다면 그냥 그렇게 말하고 가르치십시오. 사족을 달지 마십시오. 간사한 언어로 사람들을 헛갈리게 하지 마십시오. 김 목사님이 아무리 그럴듯한 말로 사람들을 현혹하려 해도 김 목사님은 짐 엘리엇 선교사님과 다릅니다. 방어하지 않는 김 목사님 때문에 교회가 사는 게 아니라 김 목사님의 그런 어정쩡한 태도 때문에 교회가 무너집니다. 정 동성애 합법화를 막는 일에 앞장 설 수 없다면 차라리 침묵하십시오. 그러면 저 같은 사람이 이렇게 쓸데 없는 글을 쓰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동성애가 합법화 된 후 유치원생들이 의무적으로 항문성교를 배워야 한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런 것에 항의한 학부모가 오히려 쇠고랑을 찬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냥 쇠고랑 차겠다고요? 그런 세상과 그런 나라를 만들지 않기 위해 힘써 일하는 사람들의 힘을 빼시는 김 목사님. 제발 정신 좀 차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