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목사.
이재철 목사.

이재철 목사가 12일 한국기독교선교 100주년기념교회(이하 100주년기념교회)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에 대해 언급했다.

이 목사는 이날 100주년기념교회 창립 10주년 기념주일 설교 '태반이나 알지 못하더라(행 19:23-32)' 말미에 "어느 나라보다 여론에 민감한 미국에서, 여론에 따라 세속 법정 대법관 5명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것은 이성적으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교회가 그 판결과 여론을 하나님 말씀보다 더 절대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밝혔다.

그는 "1989년 덴마크를 필두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그 판결을 교회가 수용한 16개국의 공통점은, 그 나라의 신학교와 교회들이 이미 무너져 형태만 남았거나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라며 "하나님 말씀 가운데 한 말씀이라도 인간의 입맛대로 요리하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집, 교회라는 집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사랑하며 더불어 살아야 할 이웃 속에는 우리와 종교, 이념, 문화, 삶의 방식이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고, 이는 동성애자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말"이라며 "종교가 다르다 해서 불교 신자나 불신자인 이웃을 사랑하지 못해선 안 되듯, 우리는 사회 변화 속에서 동성 커플들과도 차별 없이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재철 목사는 "우리는 동성 커플들의 결혼을 합법화한 열여섯 나라의 대법관들, 그리고 동성애에 우호적인 분들의 이성과 지성도 존중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이성과 지성이 하나님 말씀으로 받아들인 성경 말씀을, 주님께서 먼저 우리를 찾아오셔서 우리의 이성과 지성 속에 새겨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더 존중하는 그리스도인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당신의 형상을 따라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결혼에 대한 첫 번째 명령은 창세기 2장 24절,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에 명시돼 있다"며 "결혼에 관한 한 하나님의 이 첫 번째 명령에서, '남자'와 '아내'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각각 남자와 여자를 뜻할 뿐, 어떤 경우에도 '남자와 남자' 혹은 '여자와 여자'로 해석될 수 없다"고 했다.

이재철 목사는 마지막으로 "창립 10주년을 맞아 부족한 우리를 믿으시고 거룩한 소명을 맡겨 주신 주님께서, 이미 영으로 우리 안에 임해 계시고 벌써부터 당신의 말씀으로 우리를 품고 계심을 감사하자"며 "그 주님의 은혜 속에서 양화진에 묻혀 있는 선교사들의 신앙을 이어받아, 어떤 경우에도 바울처럼 말씀의 순전한 증인으로 살아가기를 새롭게 결단하자"고 권면했다.

또 "그래야만 우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향한 길, 예수님께서 당신의 삶으로 우리에게 친히 보여 주신 말씀과 십자가의 도를 닦아갈 수 있다"며 "바로 그것이 우리 개개인의 믿음이라는 집, 교회라는 집, 우리 국민과 사회라는 집, 온 세계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집을 견고하게 세우는 길"이라고 했다.

한국교회에 대해서는 "온갖 프로그램과 구호가 넘치지만, 본문 속 에베소의 미련한 군중들처럼 정작 한국교회가 어디로 가는지, 또 가야 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은, 주님의 말씀을 풍족한 생활과 부와 번영을 위한 수단으로 삼느라 말씀이 실종됐기 때문"이라며 "그리스도인 스스로 말씀을 허물어뜨리는 것은 자신과 교회의 미래를 동시에 허물어 뜨리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말씀에 기인하는 삶이요, 교회는 곧 말씀의 집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지난 2010년 6월 양화진문화원이 주최한 대담에서도 "동성애자들의 인권이나 권익을 지켜야 한다는 대원칙은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동성애라는 것이 '비정상성'을 가짐은 분명히 지적할 필요가 있다"며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남자와 여자가 합일체를 이루는 것을 결혼이라고 하셨지, 동성적 합일체를 말씀하시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