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뉴스는 최근 본국 낙도 오지에서 예수사랑의 정신으로 사랑의 집짓기를 이끌고 있는 신바람 낙도선교회(대표 반봉혁 장로)의 선교 현장을 생생하게 보도했다. 이하는 기사 전문.
"낙도를 다니다 보니 주민들이 사는 집이 형편없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당장 내려앉을 것 같은 지붕하며 검게 변한 벽지 등은 주민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었습니다. 낙도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한 선교의 하나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게 '낙도 해비타트'였습니다. 사랑의 집짓기 운동으로 잘 알려진 해비타트 운동을 보면서 낙도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새로 집을 짓지는 못하지만 수리라도 해서 깨끗하고 튼튼한 주거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낙도를 찾아다니며 홀로 사는 노인들의 집수리를 12년째 이어오고 있는 '신바람낙도선교회'의 사랑의 집짓기 운동이 화제다. 지난 5월 22~25일, 세상 사람들은 황금연휴를 맞이해 국내외 여행지로 떠나는 가운데 신바람낙도선교회(반봉혁 장로)는 용인생명샘교회(박승호 목사) 봉사팀, 필로스 찬양팀, 김남용 집사를 필두로 한 기술봉사자들이 전라남도 여수시 상화도를 방문해 홀로 사는 박부인 권사(85)의 낡은 집을 수리해주었다.
"평균 연령 80세, 노인들만 거주하는 전남 동부지역의 18개 섬"
바다 위의 쓸쓸한 오지, 쓸모없이 버려진 땅 낙도는 지금 황폐화된 죽음의 섬으로 전락하고 있다. 모든 이가 외면하는 이곳 낙도에 12년 전부터 신바람 낙도선교회는 생명을 담보로 예수님의 사랑과 향기를 전하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노인 분들은 문명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식수와 전기마저
공급받지 못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더욱이 전남 동부지역 섬들 중의 18개 섬은 의료혜택을 제때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그들의 영혼을 구원할 교회마저 철수되어 사회로부터 소외받는 참으로 안타까운 실정에 놓여있다.
또 기상이변이 많은 해상에서 비 바람과 성난 파도, 추위와 싸우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역에 동참하는 신바람낙도선교회 봉사자들은 7차례의 죽을 고비까지 넘겨가며 주님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전남 동부지역의 섬 중 멀리는 광도를 비롯해 상화도, 수항도, 조발도 등 18개 섬을 다니며 2주마다 복음을 들고 낙도의 어르신들과 외로이 목회하시는 목회자들을 섬기고 있다.
"비바람 안 새는 집에 살고 싶어요"
박부인 권사(상화도교회)의 집은 언제 지어졌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박 권사가 거주한지 올해로 50여 년째 접어들었으니, 훨씬 이전인 6.25전쟁 전후 지어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흙으로 지어진 건물 외벽 여기저기에는 깊은 금이 가 물이 새고, 그 틈새로 구멍이 뚫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거동이 불편한 박 권사가 집 밖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하기에는 너무 불편해보였다. 욕실도 없고 따뜻한 물도 나오지 않아 박 권사는 매년 겨울, 찬물로 씻는다고 했다. 특히 아궁이가막힌 지 오래되어 겨울철이면 온기마저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박 권사에게는 소박한 꿈이 하나있다. 따뜻한 물이 나오고 비가 새지않는 집에서 사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공사를 위해 짐을 옮기기 시작하자 6·25전쟁 이후 한 번도 짐 정리를 하지 않은 듯 별별 물건들이 빼곡했다. 이불도 몇 채가 되는지 헤아리기 힘들 정도였고 심지어 이불 사이에서는 죽은 쥐와 쥐똥까지 발견되기도 했다.
"어르신,집 수리 걱정마세요"
신바람낙도선교회는 지난 5월 22일 이름 아침 상화도에 들어왔다. 3박 4일간 진행되는 공사는 말이 리모델링이지 기둥만 빼고 모두 바꾸는재건축에 가까웠다. 자재비만 해도1,500만원이 들고 인건비까지 따지면 수 천만 원은 족히 드는 공사지만 모두 무료로 진행했다. 선교회는 200개의 공구와 철근, 시멘트, 합판, 단열재, 석고보드, 페인트, 카펫, 창틀, 전선 등 5t의 자재를 싣고 들어왔다.
30여명의 선교회원과 자원봉사자들은 겨울철이면 추운 외벽에 단열재를 넣어 이중벽을 설치했다. 전기배선을 다시 깔고 전등과 콘센트, 스위치는 새것으로 달았다. 벽면은 친환경 소재 나무를 붙이고 창문도 직접 짜서 벽에 끼웠다. 내려앉은 기둥은 철제빔을 넣어 재시공하고 카펫을 깔았다. 지붕과 외벽도 방수 페인트로 도장했으며 현관 입구도 증설했다. 특히 오래된 아궁이를 없애고 넓은 방으로 개보수 해 공간 활용을 했다.
선교회는 12년째 사랑의 집짓기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반봉혁 장로의 집회를 통해 낙도의 어려움을 접한 성도들이 한국과 미국 등에서 헌금을 보내와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 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봉사팀에는 건축전문가인 김남용 집사를 비롯해 전기, 목공, 설비 전문가 등이모여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실천을 위해 뛰어든 선교일꾼이 있다. 현재까지 22개 집을 고쳤는데 총 인원만 1000여명이 동참했다. 공사 규모로 따진다면 7억여원 정도 된다.
이들은 성전 재건에 힘을 쏟은 느헤미야와 스가랴의 심정으로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신성한 '막노동'에 동참한다. 30년간 건설업을 해온소가야성결교회 김남용 집사는 "솔직히 한창 일할 때라 하루 수십만 원은 너끈히 받을 수 있기에 마음에 동요가 일 때도 있다"면서 "하지만 리모델링 완공된 집을 본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는 것이 기뻐 톱과 망치를 잡는다"고 말했다.
"주님 주신 사명으로 사랑의 집짓기 봉사"
봉사자들은 현장에 도착하자 짐을 옮기느라 분주하다. 부두에서 200미터 떨어진 언덕에 위치한 곳까지 공사물품을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한두 차례 다녀온 이들은 깊은 심호흡을 몰아쉬며 숨을 고를 정도로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봉사자들은 남녀 어른 구분 없이 다들 짐을 나르며 공사를 돕기 위해 분주하다. 다들 시간이 촉박한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주어진 3박 4일 안에 공사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이번 공사 총책임자인 김남용 집사는 "말이 리모델링 공사이지 집이 성한 곳이 단 한군데도 없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할지 걱정이 크다"며 "낮에는 외부 공사에 집중하고 해가 지면 실내 인테리어 공사에 집중해 어떻게든 일정 안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집사는 "봉사자들도 이렇게 낙후된 곳에 와서 봉사를 하는 것에 큰 감동을 받고 자기 집 고치듯 열정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쿵쾅 쿵쾅, 뚝딱 뚝딱, 망치소리와 봉사자들의 구호소리가 조용한 마을에 울려 퍼졌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고 너나 할 것 없이 각자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다. 여자들은 꼼꼼하게 도배하고 남자들은 건물 외관공사에 전력했다. 봉사자들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식사 팀은 주방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봉사자들은 집의 지붕을 새로 씌우고, 창틀교체 및 도배는 물론 낡은 장판을 걷어내고 페인트칠의 수리 봉사를 마쳤다. 이번 봉사를 위해 헌신한 김남용 집사는 "30여년을 공사를 해왔지만 이렇게 오지에 와서 이렇게 공사를 해보기는 처음"이라며 "앞으로도 열악한 환경에 있는 어르신들의 집 수리에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박부인 권사는 "오래된 집을 이렇게 산뜻하게 단장해 주셔서 뭐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누가 이런 섬에 찾아와 할망구 집을 고쳐주겠느냐"며 "이번 집 리모델링을 계기로 하나님께서 정말 살아계심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낙도 사랑의 집짓기' 봉사를 진행해온 신바람낙도선교회는 이번이 22번째 교회와 집 수리 봉사였다. 신바람낙도선교회는 2007년 1월 창립한 뒤 여수를 중심으로 곳곳에 흩어져 있는 지역 18개 낙도의 혼자 사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각종 생필품과 의약품을 전달하고, 이발과 목욕 등 봉사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던 중 태풍과 비바람으로 폐허가 돼가고 있는 주택을 대상으로 낙도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집이 새롭게 리모델링 되어 완공 예배를 드리자 박부인 권사는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정말 감사하고 기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멘. 할렐루야."를 연신 외쳤다. 이어인대가 끊어진 부상의 아픔 몸으로도 봉사를 계속한 최상철 목사(안의제일교회)의 다리를 붙잡고 "목사님 아프시면서 왜 그렇게 무리 하세요. 이 할망구가 일찍 죽으면 되는걸, 하나님 일 하셔야 하는 목사님께서 힘드시면 어떻게 해요"라고 말해 모두눈시울을 붉혔다.
"공사를 위해 모든 분들이 자신의 집을 수리하듯 정성스럽게 섬겨주시는 모습을 보며 큰 은혜를 받았다"는 박 권사는 "아픈 몸으로 진통제까지 먹어가며 일해주신 모든 이들을 평생 못 잊을 것 같다"고 소감을전했다. "평소 무너질 듯 위태 했던 사택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웠다"는 반봉혁 장로는 "지난해부터 수리를 위해 기도했다"며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도 늘 긍정적으로 신앙 생활을하시는 박부인 권사님을 보며 신바람낙도선교회가 해야 할 사명을 다시금 깨닫고 전국의 교회를 돌아다니며 후원금을 모금했다"고 말했다. "특히 용인 생명샘교회 박승호 목사님과 성도님의 선교헌금으로 사랑의 집짓기 22호가 완성될 수 있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반봉혁 장로가 건넨 한마디가 박 권사의 마음을 울렸다. "빨리찾아오지 못해서 미안해요. 우리 어머님이었다면 벌써 왔을 텐데... 아무 걱정하지 말고, 신바람 낙도 봉사팀들이 집을 꼼꼼하게 리모델링 했어요. 아마 올 겨울부터는 따뜻하게보낼 수 있을거에요" 다가오는 여름과 겨울, 하나님의 은혜와 성도들의 따뜻한 손길로 완공된 박 권사의 집은 비와 추위를 이겨 낼 것이다.
"신바람 나는 낙도 선교회"
이처럼 사랑의 집수리를 마친 신바람낙도선교회는 전남 동부권의 18개 섬을 격주로 방문하며 복음과 생필품, 의약품을 12년 전부터 공급해왔다. 사역의 결과는 아주 뛰어났다. 복음을 전한 섬마을 주민들 85%가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주로 영접했고 샤머니즘이 바탕에 깔려 있는 섬 지역 문화가 기독교 문화로 변화됐다. 또한 신바람낙도선교회는 낙도를 비롯해 홀로 외로이 목회하고 있는 16명의 목회자들에게 매월 일정의 선교비를 지원하며 자립화를 돕고 있으며 특히 자녀들의 대학등록금을 낼 정도로 여력이 없는 목회자 가정에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낙도지역 교회에 찬양반주기 70여대, 4륜 차와 농사용 관리기, 컴퓨터, 성경책, 제습기와 CTS 위성안테나 등 영육의 필요를 채워줄 귀한 사역물품 전달 사역을 펼쳐왔다. 또한 6년 전부터 전국의 남편 목회자를 여의고 홀로된 사모와 자녀들을 초청해 매년 여름과 겨울, 위로의시간을 갖고 있다.
신바람낙도선교회를 이끌고 있는 반봉혁 장로는 국민일보에서 미션란에 우리나라 모시고 싶어하는 평신도 강사 13 중 5번째로 선정된 강사로, 매년 미국과 캐나다, 중국과 국내외 수 많은 교회에서 집회를 진행해 왔다. 가는 곳곳마다 놀라운 성령의 역사를 통해 병든 자가 나음을 받고 교회가 회복되고 부흥되는 현장을 보게 된다. 하지만 반봉혁 장로는 성령의 은사보다 성령의 열매를 항상 강조하고 있다.
국내외는 물론 전 세계의 수많은 교회 집회 참여 요청에도 불구하고 반봉혁 장로는 낙도와 오지에 복음이 전파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집회는 인도하지 않더라도 복음은 전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낙도와 오지 전도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박 권사의 집 리모델링 공사로 땀 흘리며 힘들고 수고했지만 광부처럼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시커먼 얼굴에 빛나는 눈동자와 하얀 이를 드러낸 채 서로 마주보며 행복해 하는 모습이 천사들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신바람낙도선교회 홈페이지, 집회 및 후원문의 www.nakdo.or.kr 061-652-7087, 010-3968-0691)
감리교 뉴스 강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