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 130주년을 기념하고 우리나라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 아펜젤러와 언더우드의 선교 정신을 돌아보는 국제 심포지엄이, 두 선교사가 세운 서울 정동제일교회(담임 송기성 목사, 30일)와 새문안교회(담임 이수영 목사, 31일)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두 선교사, 하나의 꿈, 그리고 우리'를 주제로, 이틀간 연합예배와 강연 등으로 진행됐다. 첫날 연합예배에선 이수영 목사가 설교했고, 송기성 목사가 성찬을 집례했다. 이후 강연에선 강사로 존 코클리·김진홍(이상 뉴브런스윅신학교)·이후정(감신대) 교수가 첫날 나섰고, 레너드 스위트 박사(드류대 신학대학원 석좌교수)가 둘째 날 나설 예정이다.
이수영 목사는 "미국 감리교회의 선교사 아펜젤러와 미국 장로교회의 선교사 언더우드가 함께 최초로 복음을 들고 이 땅을 밟은 지 130년이 지났다"며 "이번에 그들의 내한 130주년을 맞아 아펜젤러가 졸업한 드류대학교, 그리고 언더우드가 졸업한 뉴브런스윅신학교와 합동으로 기념행사를 연 것은 참으로 역사적이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했다.
송기성 목사는 "하나의 꿈을 가지고 아름다운 우정과 협력을 이루었던 두 선교사가 오늘 한국교회에 간절히 전하는 말씀은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선교적 교회로서의 사명과 성육신적 교회로서의 사역에 충실을 기하며 우리의 소명을 '다시 불 일 듯하게 하는'(딤후 1:6)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비에어 A. 비에라 박사(드류대학교 신학대학원장)는 "130년이 지난 후에도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그 복음을 열정적으로 끌어안고, 세계 어느 곳에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훌륭한 선교사들이 됐다"며 "아펜젤러와 언더우드가 느꼈을 자부심을 상상할 수 있고, 그분들이 우리와 함께 이 순간을 나눌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그렉 A. 매스트 박사(뉴브런스윅신학교 총장)는 "한국 기독교의 선구자인 두 선교사의 사역이 오늘날에도 우리의 연구와 간증을 통해 계속되고 있기에, 우리는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과거에 대한 감사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함께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두 선교사, 신학교 시절 복음 전도에 열정적"
"원초적 신앙인 '영적인 복음'으로 돌아가야"
첫 강사로 나선 존 코클리 교수는 '호러스 언더우드와 헨리 아펜젤러의 신학생 시절 모습'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미국 선교사인 아펜젤러와 언더우드는 각각 드류신학교와 뉴브런스윅신학교에서 선교사로서의 소명을 준비했다"며 "두 선교사는 신학생 시절은 물론 그 이전에도 복음 전도와 교회 개척에 대단한 열정을 보였다"고 했다.
코클리 교수는 "이 두 젊은 선교사는 또한 당시에 탄력을 얻고 있던 초교파적 선교운동의 선두에 있었던 '신학교 간 선교사연맹'의 연례대회에 1883년과 1884년에 모두 참여했다. 그리하여 바로 이 시기에 두 젊은 선교사가 한국 선교에 대한 소명을 품게 되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두 선교사가 신학교 시절과 그 이전에 보여주었던 뚜렷한 특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복음 전도에 대한 열정적인 헌신"이라며 "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것은 설교하고 증거하는 적극적인 삶이었다. 즉, 세상 속에서 기독교의 대의를 위해 가시적인 업적을 이루려는 열성적인 삶을 사는 것이었다"고 증거했다.
이어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교차로에 선 한국 개신교 미래의 해답'을 제목으로 발표한 김진홍 교수는 "아펜젤러·언더우드가 보여준 초교파적 선교 사례를 통해 우리는 구체적인 교훈을 얻는다"며 그 예로 △언어 습득에 대한 노력 △선교사들 사이의 연합 △선교에 가족들을 참여시키되 2·3·4대를 계승해 갈 계획을 세우는 것 △초교파적 이해와 협조에 대한 훈련 △타문화·타종교에 대한 사전 교육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궁극에는 이러한 교훈들을 통해 온 세계로 파송받아 그곳에서 다인종·다문화·다교파를 경험한 한인 선교사들이, 그리고 그 자녀들이, 마치 19세기 후반 세계로 퍼져나갔던 북미주의 선교사들과 그 자녀들이 미국사회를 바꾸었듯 미래의 한국을 바꿀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또 "언더우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선교를 계획했다. 그래서 그는 같은 교단 내의 동료 선교사들조차 반대했지만, YMCA나 일반대학의 설립을 고집했다"며 "실로 그의 선교사로서의 비전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바람직한 토착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기독교 한국'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비전은 초교파적인 협조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는 불가능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첫날 마지막 강사로 나선 이후정 교수는 '한국교회의 영적 갱신과 역사적 사명'을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나는 한국교회가 십자가의 도, 십자가의 리얼리티를 잃었다고 본다"며 "십자가 복음의 본질인 참된 회개, 죄에 대한 철저한 통회와 사죄의 경험이 오늘 교회에서 리얼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형식적이고 외면적인 회개가 언급되고 실행되지만 초기 부흥운동에서처럼 마음 깊은 곳에까지 미치는 통렬하고 눈물로 가득한 회개와 자복이 사라졌다"면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만 오로지 의지하고 신뢰하는 영성, 자신의 뜻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뜻에 모든 것을 위탁하고 자신을 봉헌하는 신앙과 영성이 회복되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교회의 원초적인 신앙인 '영적인 복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열쇠요 답이라고 믿는다. 어떤 육적·혼적(soulish, 인간적) 기독교가 아니라, 영적(신령한) 기독교로 갱신되는 것만이 희망이라는 뜻"이라며 "참된 십자가 앞에서의 회개와 더불어 성령 안에서 열렬하게 하나님 중심적으로 드리는 기도, 자기 십가가를 지고 감당하며 고난에 동참하면서 주님만을 따르는 순수한 제자도의 회복에서 우리는 이 갱신의 소망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그것이 초대교회, '성경적 기독교'의 복음이며, 우리 교회가 오늘 소생하기 위해 되찾아야 할 우선적인 사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둘째 날 마지막 강사로 나설 레너드 스위트 교수는 '21세기 복음 전도, 그 변화의 흐름'을 제목으로 발표한다. 그는 미리 배포된 발표문에서 오늘날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복음 전도의 혁신적인 발전에 대한 다섯 가지 특징을 꼽았다.
그것은 △예수님의 선재적 은총, 또는 일반적인 은총 안에서 예수님을 재발견한 것 △복음 전도는 다가가는 것이지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복음 전도는 또한 제자도와 동일한 의미로서, 정기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삶으로 사는 것이라는 것 △문화 속에서 현지의 언어로 말하기 시작하고 기독교의 모국어를 재발견했는데, 그것은 이야기·노래·글이 아니라 바로 간증과 찬송이라는 것 △식민주의적인 과거를 회개했으며, 이제는 복음을 화분에 심은 화초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씨앗으로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스위트 교수는 "복음 전도는 예수님을 높이 받들고 예수님에 대해서 자랑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복음 전도의 새 면모이다. 즉, 간증과 찬송을 통해 '예수님에 대한 자랑'을 해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을 찾는 것이다. 주님께 물어가며 갈 길을 가라"고 전했다.
'공동기도문' 채택
한편 주최측은 둘째 날 폐회기도회에서 '공동기도문'을 채택한다. 공동기도문은 "130년 전 아펜젤러 선교사와 언더우드 선교사를 통해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리시고, 수많은 성도가 일어나게 하시며, 풍성한 복음의 열매를 맺게 하여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날 저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이루신 복음의 역사 때문임을 확신하며 마음을 다해 감사를 드립니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저희가 한국 선교 130주년을 맞아 아펜젤러 선교사와 언더우드 선교사의 아름답고 위대한 선교 정신을 되돌아보며 겸손히 배우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 그들을 보내신 뜻을 깊이 되새기며 그 뜻을 잘 받들기를 원합니다. 두 선교사를 파송한 교단들은 서로 달랐지만 한 형제같이 하나되어 협력했던 것처럼, 저희에게도 진정한 연합 정신을 갖게 하여 주옵소서"라고 기도하고 있다.
또한 "속히 북녘 땅에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날을 허락하여 주시고 남과 북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하나되어 다 같이 행복하게 살게 하여 주옵소서. 그곳에 복음이 자유롭게 선포되게 하시고 무너진 교회들이 다시 세워지게 하시며 통일된 저희 민족이 온 세상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복음 사역에 더 크고 더 귀하게 사용되는 영광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그 모든 일을 위해 이 땅의 어머니교회들인 정동제일교회와 새문안교회가 하나님의 뜻대로 쓰임받기를 소망하며 다짐하게 하여 주옵소서"라고 고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