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투레트(K. S. Latourette)와 아시아기독교사"를 주제로 지난 11일 서울기독대학교에서는 '2015년 봄 제7회 아시아기독교사학회 정기학술대회'가 열렸다. 케네스 스코트 라투레트(Kenneth Scott Latourette, 1884-1968)는 기독교의 전 역사를 '확장'(expansion)이라는 맥락에서 본 유명한 예일대 역사가로, 64세이던 1948년에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크고, 가장 권위 있는 역사가들의 모임인 미국역사협회(American Historical Association, AHA)의 회장으로 선출됐던 인물이다.
이재근 박사(웨신대)는 자신의 발표를 통해 "1884년에 설립된 미국역사협회는 기본적으로 전문적인 역사가들의 모임이었지만, 역사문헌관리자(archivists), 역사전문가, 지역 및 전국 역사학회 회원, 역사 교사 등 역사 연구의 발전에 관심 있는 이들도 적절한 절차를 거쳐 회원으로 받아들이는 전국 모임으로, 특정 종교나 교파색을 강조하지 않는 세속적이고 포괄적인 전국 규모 학회"였다고 설명하고 "그런데, 1948년 12월 29일에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례모임에서 학회 회장 자격으로 '기독교적 역사이해'(The Christian Understanding of History)라는 제목으로 연설한 라투레트는 자신의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솔직하고 과감하게 드러내는 주장으로 참석한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면서 "그는 역사는 어떤 선택의 기반이 없이는 기록될 수 없기 때문에, 이해의 기본틀이 모든 과거 연구의 이면에 존재할 수 밖에 없는데, 바로 이 점에서 자신은 역사를 기독교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이 역사의 실재와 가장 가까운 방식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했다.
더불어 라투레트는 역사가가 기독교적인 논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도 제대로 설명할 수도 없지만, 기독교적인 이해가 참되다는 강력한 가능성에 대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데, 그 증거가 역사 발전 과정에서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라투레트의 따르면, 지난 200년간의 지구 역사에서 나사렛 예수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없었다. 그는 예수가 창시한 기독교의 영향력이 전진(advance), 후퇴(recession), 다시 전진(advance again)하는 맥박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 흘러가면서, 결국 개인과 집단과 사회 전체의 성격을 변화시킬 것이라 보았다. 즉, '예수의 영향력의 확장'이라는 표현으로 압축될 수 있는 이런 발전은 역사 과정 속에 자신을 드러내시는 하나님의 신호이자 성령의 역사이므로,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유를 허락하시지만, 그럼에도 그분의 사랑과 주권에 따라 그가 원하시는 방향으로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재근 박사는 "60대 중반의 원숙한 대학자 라투레트는 학문의 세계에서는 철저히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며 비종교적인 태도를 유지해야만 실력 있는 학자로 인정받을 수 있던 미국 세속 학계의 생리를 잘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예수의 영향력 확장'이라는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그의 지극히 기독교 편향적인 역사관을 일평생 부끄러워하지 않고 유지했다"고 말하고, "선교사와 선교활동의 공헌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보고, 결국에는 기독교의 확장으로 역사가 진보할 것이고 윤리가 개선될 것이라 믿는 이상적이고 순진하고 낙관주의적인 승리주의 역사관이라고 라투레트의 후기 저작을 비판하는 목소리 또한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이재근 박사의 발표 외에도 "일본에서의 라투레트(K. S. Latourette) 수용과정과 그 의미"(홍이표) "라투렛과 중국 그리고 중국기독교"(설충수) "라토렛과 백낙준의 교회사관: 그 상관성 연구 서설"(최재건) "마페트(S. H. Moffett)와 라투레트(K. S. Latourette)의 기독교 역사관에 대한 비교연구: 마페트의 박사학위논문을 중심으로"(이용민) "라투렛과 스톡스의 역사서술 방법론 비교연구"(김칠성) "Lessons from the Church's Mission among the Chinese in New zealand, 1860-1945"(스튜어트 보겔)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