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종교단체인 조선가톨릭교협회 중앙위원회는 9일 대변인 담화에서, 북한에서 억류 중인 김국기·최춘길 씨에 대해 "간첩 혐의가 입증됐음에도 남한 당국과 보수 언론,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중앙 등이 이들을 두둔하며 파렴치하게 놀아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지난 3월 27일 김·최 씨에 대해 "국정원에 매수된 남한 간첩 2인"이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방영하자, 예장 합동중앙(주교동) 측은 이에 반박하며 "김국기 목사는 지난 2003년 수도노회에서 중국 단둥에 파송한 선교사로, '탈북민 쉼터'를 운영하며 주민들을 돌보던 이에게 간첩 혐의라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밝혔었다.

이렇게 간첩 혐의의 부당성을 주장하자, 조선가톨릭협회가 앞장서 남한 당국과 종교계에 대해 "반민족적·반인륜적"이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조선가톨릭협회는 "특대형 간첩행위를 조작한 미국과 남조선 정보원의 죄행과 그를 극구 비호두둔해 나서고 있는 남조선 예수교장로회(합동중앙)의 망동을 반민족적이고 반인륜적인 범죄로 낙인하면서 이를 준열히 단죄규탄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족대결에 매달릴수록, 세계의 양심과 신앙 앞에서 정의의 징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신앙심을 가진 신자들이라면 종교를 정탐모략 행위에 이용하려는 국정원과 같은 모략의 소굴을 송두리째 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앙인의 탈을 쓰고 동족을 해치는 반공화국 정탐모략행위에 가담하는 자들은 천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전날에도 조선그리스도연맹(조그련)을 통해 남한 당국과 종교인들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