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알샤바브 조직원들이 2일(이하 현지시각) 새벽 케냐의 북동부에 위치한 가리사대학교에서 테러를 일으켜, 147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당했다.

복면을 한 알샤바브 조직원들은 이날 오전 5시 30분쯤 가리사대학 정문에서 폭발을 일으키고 총격을 가했다. 이후 여학생 기숙사에 도착할 때까지 캠퍼스를 가로지르며 계속 총기를 난사했다.

한 경찰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14구의 시체가 적십자 구급차에 실려 학교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목격했다. 2명의 동료 경찰도 목숨을 잃었다. 우리가 진입하려고 할 때마다 건물 옥상에 있던 테러범들이 총격을 가해서 현장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무장단체로,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수십 명의 인질을 사로잡았다고 밝혔다.

알샤바브의 군사작전 대변인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람들을 가려낸 후 무슬림들은 석방했다. 건물 안에는 기독교인들의 시체가 많다. 우리는 또한 많은 기독교인들을 인질로 붙잡고 있다. 학교 안에서는 총격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이 대학교를 통제하기까지는 8시간이 걸렸으며, 그 와중에 알샤바브 대원 1명이 체포됐으나 전체 테러범의 수는 아직 파악 중이다. 이와 관련, 로버트 알라이 온양고라는 이름의 블로거는 CNN 제휴사인 NTV와의 인터뷰에서 “최소한 10명 이상의 대원들이 있었을 것이다. 분명히 이들이 위장복을 입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모스크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으나, 그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 대학의 강사인 조엘 아요라는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알샤바브 조직원들이 어느 순간 기독교 학생들이 모인 방을 급습하더니 그들을 인질로 붙잡았다. 또한 ‘마주치는 모든 이들’에게 총을 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알샤바브 조직원들이 기숙사 방문을 열고 안에 숨어 있는 사람들에게 기독교인인지 무슬림인지 물었다면서 “만약 당신이 기독교인이었으면, 현장에서 총에 맞았을 것이다. 총소리가 들릴 때마다 내가 죽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학생인 야벳 음왈라는 “폭발과 총격 소리를 듣자마자 모든 사람들이 달리기 시작했다”면서 “다른 학생들과 담을 넘어 도망쳐서 운 좋게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재난관리센터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모든 학생의 생사가 확인됐으며, 생존 학생들을 학교 밖으로 전원 대피시키고 부상자 79명을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는 1998년 알카에다의 나이로비의 미국대사관에서 차량폭탄테러를 일으켜 213명의 희생자를 낸 이후, 케냐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테러로 기록될 예정이다.